창업·취업정보

"나를 고용하라"..1인 창조기업이 뜬다

권영구 2011. 12. 5. 10:18

 

"나를 고용하라"..1인 창조기업이 뜬다
이데일리|
김유성|
입력 2011.12.05 08:29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20, 30대 취업난과 50, 60대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맞물리면서 창업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특히 1인 창조기업은 최근 몇 년새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분야다. 정부는 내년에 1000억원 이상의 금융지원을 통해 1인 창조기업 활성화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1인 창조기업 설립 방법과 실제 창업 경험담, 정부 지원책을 소개한다.[편집자]

증권사 생활 13년차 이제 마흔에 접어드는 나창조 씨. 평소 나만의 사업을 꿈꿔왔지만 막상 창업을 하려니 걱정이 컸다. 잘 나간다는 커피전문점이나 편의점 같은 아이템은 동네마다 하나씩 있을 정도여서 선뜻 내키지 않았다.

나 씨는 일단 예비창업자들을 지원하는 창업진흥원을 찾았다. 창업진흥원은 40대 이상의 시니어를 위한 시니어 창업스쿨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등록하면 총 교육비의 80%를 정부에서 지원하는 창업교육과 함께 커뮤니티 활동, 경영 기법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정부에서 위탁 운영하는 민간 창업스쿨도 15곳이나 돼 골라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나 씨는 퇴직자의 직무경험과 연관지어 교육을 진행하는 '업종전문 컨설턴트 양성과정'에 등록했다. 그리곤 자신이 일해온 증권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1인 창조기업을 차리기로 마음 먹었다.

나 씨와는 달리 아예 새로운 업종에 도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정부는 참살이 사업을 통해 네일아티스트, 플로리스트, 커피바리스타 이수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창업한 지 3년이 안됐다면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이용해 볼 만하다.
 
◇ 창업전 "최소비용으로 사무공간 마련"
 
나창조 씨는 증권정보 앱에 도전하기로 했다. 주식투자자들은 언제나 신선한 투자기법과 정보를 원하기 때문에 각종 증권정보를 맞춤형으로 요리해 주면 승산이 있겠다 싶었다. 나 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프로그래머와 함께 증권정보 앱 을 기획했다.

그런데 창업 공간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았다. 소형 오피스텔을 얻는 비용도 적지 않았기 때문. 수소문 끝에 무료로 쓸 수 있는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를 찾아냈다.

비즈니스센터는 1인 창조기업 사업자를 위한 창업 공간 외에도 법률·세무 컨설팅을 제공한다. 센터는 민간위탁센터와 공공센터 등을 합쳐 전국 34곳에 있다. 입주 신청은 기술정보진흥원의 아이디어비즈뱅크에 하면 된다. 아이디어비즈뱅크는 센터 이용권인 비즈니스카드를 발급하는데, 이 카드를 받으면 1인 창조기업으로 공인되는 셈이다.

법상 4인까지 창조기업으로 인정되는데 나 씨의 창조기업은 자신과 프로그래머 2명이고, 정부가 법으로 정한 372개 업종에 포함된 앱 분야여서 무리 없이 비즈니스카드를 발급 받았다. 비즈니스카드를 발급 받으면 전국 어느 센터든 이용할 수 있다.
 
◇ 창업후 "매출처 확보가 생존 관건"
 
창업 후 급선무는 매출을 일으키는 것. 나 씨 역시 거래처 확보부터 벽에 부딪혔다. 나 씨는 아이디어비즈뱅크내 프로젝트 거래몰을 이용하기로 했다. 프로젝트 몰은 1인 창조기업이 중소기업이나 공공기관으로부터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도록 돕는 곳이다. 마침 나 씨는 중소기업 IR을 대행하는 업체가 발주한 주가정보 관리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따내 첫 매출을 올렸다.

나 씨는 이후 스마트폰용 주식거래 앱에 본격 도전했다. 자체적으로 앱을 만드는 대형 증권사 대신 소형 증권사에 제안서를 냈고 계약서를 담보로 1인 창조기업용 정책자금 1억원을 받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여러 소형 증권사에서 수주를 따냈고 이 때마다 정책자금을 이용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 업데이트는 1인 창조기업에게 주어지는 최대 1억5000만원 한도의 R&D 지원 프로그램으로 해결했다.

나 씨는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서 퇴직한 동료 직원을 영업직으로 채용하고 개발자를 추가로 고용해 4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마침 1인 창조기업 펀드의 투자대상업체로 선정돼 3억원 가까운 지원도 받았다. 나 씨는 계속 인력을 늘려가야 할 상황이지만 향후 3년까지는 1인 창조기업에 주어지는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당장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

사무공간 역시 센터를 나와 일반 사무실보다 저렴한 대학내 창업보육센터로 옮기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나 씨는 좀 더 규모가 커지면 벤처기업인증에 도전할 생각이다.

■1인 창조기업 창업관련 기관 

 
  
*창업진흥원
2000년 3월 설립된 중소기업청 산하 공공기관으로 창업교육, 보육센터관리 등을 수행한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1~2년 과정의 연수 프로그램으로 기술창업자 위주로 선발해 사업계획에서 제품화까지 지원한다.
*아이디어비즈뱅크
한국기술정보진흥원에서 운영하는 1인 창조기업 온라인 종합정보시스템. 1인 창조기업 등록, 비즈니스센터 입주 신청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프로젝트거래몰
아이디어비즈뱅크의 서비스 중 하나로 1인 창조기업의 지식서비스 판매를 지원한다. 중소기업(비영리단체포함)이 1인 창조기업과 디자인, 번역 등 지식서비스 구매 계약을 체결하면 총 비용의 일부를 바우처 구매 방식으로 지원한다.
 
■1인 창조기업 현황 (2010년말)
전체 23만5000개
 업종별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37.8%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 23.1%
 공예·식품 분야 제조업 18.6%
 예술·스포츠 여가서비스업 18.0%
 기타 2.5%
 
 연령별
 20대 4.7%,
 30대 25.4%
 40대 37.3%
 50대 이상 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