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지식

2012년 IT업계 5대 관전포인트는?

권영구 2012. 1. 12. 09:30

2012년 IT업계 5대 관전포인트는?


눈부신 기술발전을 바탕으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IT업계의 각 분야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중 올해에도 끊임없는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낼 대표적인 다섯가지 이슈를 바탕으로 관전 포인트를 점검해본다.

# 1. 스티브 잡스 이후 애플의 행보
 
세상을 한번만 바꾸어도 평생 위인 취급을 받으며 공적을 인정받기 마련인데 이러한 일을 무려 일곱 번이나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스티브 잡스다. 1976년 아버지의 집 차고에서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는 애플II로 개인용 컴퓨터를 대중화시켰고 1980년대 중반에는 매킨토시로 그래픽 기반의 운영체제 시대를 열었다. 또 그는 매킨토시와 레이저 라이터를 결합시켜서 데스크톱 기반의 전자 출판혁명을 일으켰으며 애플에서 쫓겨난 후에는 픽사를 창업해서 토이스토리 열풍을 일으키며 컴퓨터 에니메이션 시대를 창조하더니 아이팟으로 음악 시장을 뿌리부터 바꾸어놓았다. 그의 열정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아이폰으로 휴대폰 시장을 재창조하고 아이패드를 통해서 새로운 포스트 PC시대를 만들어낸 것이다.

도산직전에 있던 기업을 세계 1위의 IT 기업으로 변모시킬 정도로 뛰어난 경영능력을 보여주었던 스티브 잡스. 그가 많은 사람들의 안타까움 속에 명을 달리한 이후 애플을 이끌고 있는 팀 쿡이 얼마나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능력을 보여줄지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2. 특허 전쟁의 행방
2011년만큼 특허가 주목받았던 시기가 과연 있었을까 싶다. 소송의 한 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뜨거웠던 특허 분쟁의 중심에는 애플이 있다. 애플은 세계적인 휴대폰 기업인 노키아, 모토로라, HTC, 삼성 등의 기업과 소송관계로 얽혀있었다. 노키아와는 크로스 라이선스 관계를 맺으며 분쟁관계를 종식하기도 했지만 모토로라가 독일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상대로 특허침해를 이유로 제소하였고 판매금지를 신청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 상태이다. HTC와 애플 역시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는데 지난해 12월 21일에는 HTC의 일부 제품이 미국수입이 금지되기도 하였다. HTC는 자사의 그래픽 기술로 소송을 걸었으나 애플에 패한 적도 있다.

애플의 특허 분쟁 중 하이라이트는 역시 삼성과의 소송이다. 현재 애플과 삼성은 전세계 9개국에서 30건 정도의 소송이 진행 중이며 하루가 멀다하고 소송관련 소식이 쏟아지고 있는데 대부분 판매금지에 대한 가처분 신청이다. 올해에는 이러한 소송들에 대해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 만큼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런데 애플뿐만 아니라 글로벌 IT기업 중 소송에 휘말려있는 기업이 또 있다. 구글은 오라클과 자바와 관련된 소송을 진행 중인데 구글의 CEO인 래리페이지와 오라클의 CEO인 래리 앨리슨이 직접 법정에 나서야 할 정도로 두 회사는 치열한 법리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소송의 결과에 따라서 최악의 경우에는 안드로이드 진영 전체가 치명타를 입을 수 있는 만큼 이번 소송의 결과에 업계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의 관심이 쏠려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구글은 최근 골칫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영국의 이동통신사인 BT가 미국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구글을 특허침해 혐의로 제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BT가 제소한 사항들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구글맵스, 구글 광고, G메일, 구글 검색과 관련되어있는 특허에 관한 것인데 이러한 서비스들은 구글의 핵심영역이기 때문에 구글로서는 긴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재밌는 점은 글로벌 소송전쟁이 펼쳐지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상황을 여유롭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라이벌인 애플, 구글과는 다르게 마이크로소프트는 소송을 당하지 않고 소송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와 특허분쟁을 피하기 위해서 많은 업체들이 거액의 로열티를 물고 있으며 다른 여러업체들과도 이와 관련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렇듯 치열한 특허 공방은 올해가 중요한 분수령이 될듯하다. 법정에서 대부분의 소송에 대해 실제적인 판결이 내려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물론 판결이전 극적인 화해가 이루어질 소지또한 다분하다.
 
# 3. 페이스북의 주식 시장 상장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의하면 내년 2분기 중에 페이스북이 정식으로 주식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8월에는 1억명의 회원을 넘어선 이후 2010년 2월에 4억명, 2010년 7월에 5억명을 넘어설 정도로 폭발적인 증가율을 보였으며 2011년 7월에는 8억명을 넘어서고 있다. 페이스북은 어느덧 전세계 9분의 1이 한 달에 한번 이상 사용하는 서비스가 되었으며 매출도 2009년 7억 7500만달러에서 2011년 42억 7천만달러가 예상될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페이스북은 무려 1천억달러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회사 지분의 24%를 가지고 있는 마크 주커버그는 240억달러에 달하는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상장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주식 시장에 상장된 소셜 관련 기업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 커머스 업체인 그루폰은 작년 11월 3일에 상장한 후 주식이 42%나 떨어졌고 인맥관리 서비스인 링크드인도 상장 이후 36%나 떨어졌다. 12월 16일에는 소셜 게임 업체인 징가가 주식을 공개했는데 하루 만에 주식이 5%나 하락했다. 이들 업체들은 많은 기대를 받고 있었지만 정작 상장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래서 페이스북의 상장은 매우 중요하다. 페이스북은 소셜 붐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페이스북은 소셜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식시장에서 페이스북의 활약 유무에 따라서 소셜 기업들에 대한 그동안의 평가가 정확했는지 혹은 거품이었는지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 4. 스마트 TV의 본격적인 경쟁돌입
올해에는 애플이 스마트 TV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브 잡스는 사후 발간된 자신의 전기에서 애플이 스마트 TV 시장을 개발 중이고 오랫동안 마지막 장애물을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이를 해결했다면서 사실상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최근 애플의 스마트 TV에 대한 소식들이 자주 전해지고 있는데 월스트리트저널을 포함한 외신 소식을 종합해보면 애플 TV는 32인치와 55인치크기를 포함한 3가지 모델로 출시될 것이며 아이폰4S에 적용되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음성 인식 명령 서비스인 시리 뿐만 아니라 동작인식기술이 탑재되고 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애플이 구축한 양질의 컨텐츠들을 아이폰과 아이패드 같은 제품들과 연동이 되도록 함으로써 스마트 TV의 가치를 더욱 높일 예정이라는 것이다.

애플과 라이벌 기업이기도 한 구글 역시 스마트 TV 사업에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구글은 이미 2010년 5월에 구글 TV를 발표하였고 비록 현재는 생산이 중단되었지만 소니와 로지텍을 통해 제품을 출시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구글은 다시 전통의 TV 강자인 삼성과 LG와 협력을 강화하면서 스마트 TV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글의 회장인 에릭슈미트 회장은 매장에서 팔리는 TV제품 대부분이 구글 TV가 될 것이라고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

올해 달라진 구글 TV의 모습은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열리는 세계최대 규모의 전자제품 박람회인 CES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구글과 찰떡궁합 관계를 맺으며 애플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하는 삼성이 스마트 TV분야에서 다시 한번 최전선에 나서게 된다. 삼성이 구글 TV 진영에 합류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삼성은 1위업체이고 이미 독자적인 기술이 들어간 스마트 TV를 판매 중이었다. 그런데 구글 OS를 넣은 TV를 판매하는 것은 그만큼 구글 TV가 경쟁력을 갖추었음을 뜻한다. 실제로 구글이 최근 발표한 구글 TV 2.0은 과거보다 달라진 모습으로 호평을 얻고 있다.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컨텐츠면에 있어서도 자사의 서비스인 유튜브와 구글 뮤직을 통해서 이 같은 약점을 극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 TV 전쟁은 IT 업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당장 스마트 TV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결국 책상 위의 컴퓨터인 PC와 손 안의 컴퓨터인 스마트폰 덕분에 IT 업계는 큰 활기를 얻었듯이 스마트 TV 역시 그러한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기 때문이다. 스마트 TV 시대는 반드시 온다. 다만 시기의 문제이다.
 
# 5. 계속 되는 태블릿 PC 전쟁
애플이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태블릿 PC 업계에 최근 아마존의 킨들파이어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11년 11월 15일부터 발매된 킨들파이어는 300만대가 넘게 판매되었다. 이 때문인지 시장 전문 조사기관인 IDC는 안드로이드의 시장점유율이 40.3%로 증가하였고 아이패드는 61.5%에서 59%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전쟁은 올해에도 격전이 예상된다. 우선 애플이 스티브 잡스의 생일인 2월 24일에 맞춰서 아이패드3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아이패드3는 기존 아이패드보다 고해상도인 2048X1536으로 타사를 압도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또한 7인치 킨들 파이어에 대항해서 7.85인치의 미니 아이패드를 내놓고 기존의 아이패드2의 가격도 인하한 다양한 라인업으로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마존 역시 새로운 킨들파이어를 통해 인기를 이어갈 것이다. 사실 현재 발매되고 있는 킨들파이어는 199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덕분에 많은 단점들이 묻히고 있지만 소비자 불만도 큰 제품이다. 언론 보도를 종합해보면 킨들 파이어는 원래 아마존이 목표로 한 제품은 아니다. 겨울의 홀리데이시즌에 맞추어서 내놓은 게 지금의 킨들파이어고 아마존이 진정으로 출시를 원한 제품은 올해 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리고 이 시장에 마이크로소프트도 올해 다크호스로 진입할 예정이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소외되며 과거의 위용을 많이 잃긴 했지만 한때 적수가 없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경쟁하지 말라는 격언이 떠돌기까지 했을 정도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여전히 PC 시장의 강력한 시장 지배자이다. 이 점이 바로 PC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스마트폰으로 확대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태블릿 PC분야에서는 다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이다. 스마트폰에는 PC 운영체제를 이식하는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지만 태블릿 PC는 다르다. 태블릿 PC라면 PC와의 운영체제를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데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 소프트가 PC분야에서 쌓은 노하우와 지배력이 태블릿 PC분야에서 큰 힘을 발휘할 가능 성이 높다. 60%대의 시장을 차지하는 전통의 가장인 아이패드와 떠오르는 샛별 아마존의 킨들 파이어, 그리고 권토중래를 노리고 올해 출시 예정인,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우 8을 기반으로 한 마이크로소프트의 태블릿 PC, 이들 셋의 치열한 경쟁을 흥미롭게 지켜보자.

김정남은…

IT 전문 칼럼니스트로 세계 최고의 디지털 리더 9인의 이야기’, ‘게임의 운영을 결정하는 상상력과 기획’, ‘What’s Next 애플 & 닌텐도를 저술했다. 블로그 유쾌한 멀티라이더를 운영하고 있다. 다음에서 시행하는 2008IT-과학부문에서 블로거 기자상을 수상한 파워 블로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