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2.0으로 워싱턴포스트를 가뿐히 넘긴 허핑턴포스트 |
허핑턴포스트(Huffington Post)라고 들어 보았는가? 지난 2007년 사상 최초로 미국 대선주자들의 온라인 토론회를 주관한 미디어라고 한다면 설명이 되겠는가? 최근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참모진들에게 워싱턴포스트와 더불어 읽어보라며 직접 언급했던 인터넷 미디어라고 한다면? 미 여류 작가였던 애리아나 허핑턴이 2005년 설립한 허핑턴포스트의 성장세가 놀랍다. 일일 방문자 수만 해도 미국의 대표 언론으로 자부하는 워싱턴포스트를 2009년 9월에 가볍게 넘어선 허핑턴포스트. 설립한 지 5년만에 대통령이 언급할 정도로 성공한 이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은 ‘참여’, ‘공유’, ‘개방’의 웹 2.0 정신을 철저히 활용한 이들의 사업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먼저 이들은 ‘1인 미디어’라고 불리는 파워 블로거 집단을 기자로 활용했다. 소셜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새롭고 수준 높은 글을 올리는 파워 블로거들은 자체적으로 팬을 거느리고 있을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한다. 허핑턴포스트는 이들 집단과 손잡았다. 상근 직원은 불과 50여 명이지만 3000여명 이상의 블로거 기자가 비즈니스, 스포츠, 엔터테인먼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의 글을 올리고 있다. 사실 인터넷 미디어가 발달한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업모델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허핑턴포스트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바로 소셜네트워크의 특성을 적극 활용했다는 점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웃셀(Outsell)의 2010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종이신문 이용자들이 인터넷 뉴스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가 쏟아지는 뉴스를 걸러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허핑턴포스트는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주목하였고 2009년 8월 ‘허핑턴포스트 소셜뉴스’라는 페이스북 커넥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언론사와 SNS가 만나 탄생한 서비스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페이스북 커넥트 서비스는 소비자가 허핑턴포스트에서 보았던 뉴스를 손쉽게 페이스북으로 옮겨올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렇게 옮겨진 기사링크는 해당 페이스북을 방문한 지인들에게 노출되었고 친구가 추천한 기사나 글을 신뢰하는 페이스북 유저들은 이를 보기 위해 허핑턴포스트를 다시 방문하게 되는 선순환을 이루게 되었다. 이후 페이스북 방문자가 구글 이용자를 넘어설 정도로 규모가 커지면서 허핑턴포스트 방문자도 덩달아 50% 가까이 증가했는데, 늘어난 방문자의 대부분이 페이스북을 통한 것임은 물론이다. 더군다나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특성상 단순 클릭이 아닌 해당기사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남기는 경우도 많아 홍보효과는 더욱 배가되었다. 허핑턴포스트의 CEO인 에릭 히퓨(Eric Hippeau)는 “우리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그들이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뉴스를 친구들과 서로 공유하는 장으로서 허핑턴 소셜뉴스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허핑턴포스트는 또한 소비자들로 하여금 가벼운 게임방식을 통한 경쟁을 유도하여 익명성을 이용한 부적절한 댓글을 줄이고 양질의 정보가 공유되도록 유도하였다. 즉, 댓글을 다는 독자의 추종자(Fan) 수를 표시함으로써 댓글의 신뢰성 정도를 독자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한 것. 즉 소비자들은 댓글이 마음에 들면 해당 댓글 작성자의 아이디를 클릭해서 그 사람의 팬으로 등록할 수 있다. 이밖에도 허핑턴포스트에서는 기사를 공유하거나 추천을 많이 한 유저에게는 슈퍼유저(Superuser), 많은 팬을 가진 사람에게는 네트워커(Networker), 부적절한 글을 조정하는 중재자에게는 중재자(Moderator) 배지를 부여하여 소비자들로 하여금 자연스런 자정을 이끌어내었다. 이는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인터넷 미디어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한 것으로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다른 미디어업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이처럼 허핑턴포스트는 온라인 미디어업체의 장점인 빠른 기사 전달 뿐만 아니라 관계를 중요시 하는 ‘디지털 신인류’ 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성공했다. 소비자들은 정보를 접하는 통로가 늘어나면서 점차 특정 미디어에 대한 신뢰보다는 누가 추천하거나,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는 기사에 더욱 중점을 두고 있다. 블로그의 장점을 미디어와 결합해 개방과 공유를 가치로 내세우는 허핑턴포스트의 사업모델은 기존 미디어 업체들을 뒤로 한 채 현재도 승승장구 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 소비자와 함께 호흡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소셜 미디어에 주목하라.
<조미나 IGM교수, 안성빈 IGM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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