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0년하고 20일을 살았던 집을 떠났습니다. 우선 떠나자는 것이 남편과 나의
바람이었기에 살 집을 구하기도 전에 팔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그 곳에 살 때가
우리 식구들의 황금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이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을
그 집에서 보냈으니...
그런데 갑자기 그 집이 슬픔이 되어버렸습니다.
올 7월 24일 우리 큰딸이 병으로 이 세상을 떠난 것이지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호기심도 많아서 좀 괴짜기질이 있는, 그래서 좀 특별한
아이였습니다. 올해 대학졸업을 하고 취업준비를 하는 중에 받은 시한부 판정에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환하게 웃으며 무엇부터 할까 고민하던 아이였습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일찍 떠난 뒤 남은 우리식구, 남편과 나 그리고 아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살지만 집에 들어오면 눈물부터 짓게 되더군요. 아이의 물건, 책 등 웬만한 것은
전부 정리해서 주고 없애고 했는데도 딸 방에 들어가면 가슴부터
먹먹해집니다.
그래서 이사를 했습니다. 아이가 쓰던 큰 물건
중 유일한 피아노도 이번엔 정리했습니다. 그러나 사진만은...
이사하면서 우리 식구는 딸애를 보냈습니다. 아주 잊기로 했습니다.
"..................."
- 임 예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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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음
압니다. 어머니의 마음 압니다. 당신의 아픔이 우리의 아픔입니다. 행복한 가정을 위해 격려를
보냅니다.
- 뜨거운 격려에 희망이 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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