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인생은 마침표

권영구 2005. 11. 1. 09:41

*♣*인생은 마침표*♣*



마침표가 아직 없었을 때의 얘기다. 한 문장을 쓰고 나서

다음 문장을 쓰려고 하면 어딘가 어색하여 글의 뜻이 분명

하지가 않았다. 사람들은 글이 끝났다는 의미로 빗금을 긋거나


자기만 아는 특수한 표시를 하여 마침표를 대신했지만 헷갈리기는

마찬가지였다.

대대로 인쇄업자의 집안에서 태어난 마누티우스는 이러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문장이 끝나고 나면 반드시 마침표(.)를 찍자고 친구

들과 동업자들에게 주장하였다. 그러나 자신들만의 방법들을 갖고 있

었던 그의 친구와 동료들은 그의 주장을 선뜻 따라 주지 않았다.

마침표에 대한 그의 정열은 그 이후로도 계속되어 몇몇 친구들은 그의

의견을 따르기 시작했다.

복잡한 표시나 통일되지 않은 기호보다는 자신이 창안한 가장 간단한

점인 마침표를 모든 사람들이 다 함께 쓴다면 참으로 편리하고 글의 의미가

분명해질 텐데 그에게 인쇄를 의뢰하는 책에는 아직도 그의 주장대로 마침표

를 확실하게 사용하지 않은 것이 많이 있었다. 사람들은 먹고 사는 문제와 별로

관계가 없는 그의 마침표 사용 주장에 대해 크게 동조하는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마침표에 대한 그의 정열은 식을 줄 몰랐다.

마누티우스가 마침표를 사용하고자 주장한 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친한 친구들

중에도 아직도 마침표를 사용하지 않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는 마지막 방법으로

친구들을 설득하기로 결심했다.

그때는 이미 자신이 병을 얻어 죽을 때가 다 된 때였다.

마누티우스는 자신의 유언장에다 유언을 쓰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길 말을 모두 적고 나서 그가 평생 주장해 왔던

마침표를 글의 말미에 예쁘게 찍었다. 마침표를 찍고 나니 자신의 모든 인생이

깨끗하게 정리가 되는 느낌이었다. 기분이 산뜻해지고 날아오를 것 같았다.

며칠 후, 마누티우스가 죽자 그의 친구들이 장례식장으로 찾아왔다.

그 자리에서 그의 유언이 친구들에게 낭독되었다. 모든 유언을 다 적은

그의 유언장에 그가 항상 주장했던 마침표가 예쁘게 찍혀 있는 것을 거기

모인 모든 친구들은 볼 수가 있었다.



***선구자에게 필요한 것은 정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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