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박지성의 골은 ‘세 가지’가 달랐다
[] 2010년 06월 14일(월) 오전 09:19
중앙 엔터테인먼트&스포츠(JES)
[JES 최원창]
[JES 최원창]
캡틴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그리스전에서 넣은 골은 세 가지가 달랐다.
30m를 내달리며 판단이 빨랐고,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았으며,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한국 축구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역대 월드컵에서 골지역 외곽에서 중거리슛과 프리킥에 의존하던 한국축구의 공격패턴의 변화를 의미한다.
박지성의 스승인 거스 히딩크 터키 대표팀 감독은 네덜란드 공영방송 NOS와 인터뷰에서 “박지성은 그리스를 잘 압박해 공을 가로챈 뒤 그대로 달려가 잘 마무리했다. 그가 만든 골은 아름다웠다"고 칭찬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그의 골을 '오늘의 골'로 선정했다.
①순간 판단력
박지성은 루카스 빈트라가 자기 진영에서 트래핑이 길었던 1초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고 볼을 가로챘다. 만일 박지성이 볼을 잡은 후 멈춰서서 패스할 곳을 찾았다면 평범한 기회에 그쳤을 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골문으로 내달려갔다.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스스로 공간을 만들어 골로 연결한 것은 박지성의 순간 판단이 좋았기 때문이다.
②태클을 이겨낸 밸런스
파파도풀로스가 육중한 오른발 태클을 감행했지만 박지성은 영리하게 피했다. 박지성에게 볼을 뺏긴 빈트라가 있는 힘껏 쫓아와 오른발을 내밀었지만 박지성은 밸런스를 잃지 않았다. 맨유 입단 초창기 몸싸움에 약해 부딪히면 쓰러진다는 비판을 받던 박지성은 어느새 그리스 전사 2명의 협공에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③냉정한 마지막 패스
그리스 Gk 알렉산드로스 조르바스가 빠르게 각도를 좁히면서 박지성을 덮쳤다. 대부분 이순간 흥분하고 망설이다 찬스를 무위로 돌리고 만다. 박지성은 눈은 전방을 향하고 있었지만 왼발목은 이미 그리스 골문 오른쪽 모서리를 향하고 있었다.
그는 왼발로 조르바스가 덮치는 반대 방향으로 볼을 꺾어놓았다. 역모션에 걸린 조르바스는 자신의 왼쪽 옆구리를 지나는 볼을 막아낼 수 없었다. 펠레는 "골은 결국 마지막 패스"라고 말했다. 박지성의 마지막 패스는 냉정할 만큼 차분했다.
프리토리아=최원창 기자 [gerrard1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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