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 이야기

사랑법

권영구 2008. 12. 19. 08:39

 □  사랑법

 

장애를 가진 몸으로 성남에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사는 목회를 하셨던 서덕석 목사님이 지은 詩중에 '사랑법' 이라는 시는 제 마음속에 오랫동안 메아리처럼 남아있는 시입니다. 이 시는 노래로도 만들어져 잠깐이나마 불려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대 진실로 나를 사랑하려거든
높고 고상한 이름뿐인 나를 사랑하지 말 것.
다만 낮고 낮은 곳에서 머리 풀고
속으로 흐느끼는 나의 슬픔을 껴안을 것.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땅의 사람들을 위하여 울 것.
외로운 자와 함께 외로워하고,
분노하는 자와 함께 분노할 것.
목말라하는 자의 목마름과
배고픈 자의 배고픔을 나누어 가질 것.
그대 진실로 나를 사랑하려거든
거짓과 속임수와 위선으로 가득 찬
그대 병든 가슴을 죽도록 미워할 것  -서덕석 <사랑법> 전문

온통 경쟁과 이기주의로 가득 찬 세상에서 다른 사람의 아픔과 함께 하자는 주장은 참으로 허공으로 흩어지는 공허한 빈소리 같습니다. 도무지 다른 사람이 내 안으로 들어올 빈틈이 없는 가슴을 시인은 '병든 가슴'이라고 말합니다.
세상은 점점 더 살기 좋아지고 있다는데, 왜 사람들의 마음은 바늘하나 찔러도 들어가지 않을 만큼 점점 더 빈틈이 없어지는 것일까요?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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