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독서MBA 뉴스레터 220] 파스칼 평전...시대를 뛰어넘은 한 천재의 성찰과 삶

권영구 2021. 2. 10. 10:37

블레즈 파스칼은 불세출의 신동이다. 좀처럼 세상에 나기 힘든 인물이다. 한 분야의 천재도 드문데 여러 영역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아리스토텔레스,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 비길만한 인물이다. 파스칼은 손을 댄 모든 영역에서 최고의 수준에 도달했다. 특히 수학, 물리학, 철학, 신학, 문학 등 상호 연관성이 크지 않은 다양한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업적을 남겼다. 그런데 능력이 탁월하면 인격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인격 또한 훌륭했다. 단 하나 못 가진 게 있다면 건강이다. 역시 모든 것을 가질수는 없는 듯 하다.

 

파스칼은 1623년 6월 19일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그 당시 이웃 이탈리아에서 꽃피운 르네상스의 기운이 온 유럽으로 뻗어가고 있었다. 근대의 문을 연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는 그때 27세였다. 바다 건너서는 영문학을 우뚝 세운 셰익스피어가 몇 해 전에 세상을 떠났고, 뉴턴은 태어나기 19년 전이었다. 이탈리아의 과학자 갈릴레이는 원숙미 넘치는 59세였고, 신성로마제국의 천문학자 케플러는 51세였다. 당시 프랑스 왕은 루이 13세였는데 프랑스를 천주교 국가로 든든히 세우게 된다. 인도는 이슬람 무굴제국이 다스리고 있었고, 중국은 명나라 말기였다. 우리나라에서는 광해군을 몰아낸 인조반정이 파스칼이 나던 그 해에 있었다. 유럽인들의 아메리카 이주가 본격 시작되어 하버드 대학이 파스칼 탄생 13년 뒤에 문을 열었다.

 

파스칼이 열두 살 때의 일이다. 기하학을 가르쳐 달라 조르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그리스 로마의 고전을 먼저 배우라고 했다. 고전을 먼저 익히면 기하학을 가르쳐 주겠다고 했다. 어느 날 라틴 수업이 끝난 뒤 파스칼은 방에 혼자 남아 목탄으로 동그라미나 세모 등의 도형을 벽에 그려 놓고 도형의 면적, 비율 등을 따져보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책을 다 치워버려 도형 이름조차 제대로 몰랐다. 저 나름대로 둥근 것, 세모, 막대기 등으로 이름을 붙여 놓고는 정의를 하나씩 만들고 공리까지 만든 다음 하나씩 증명해 나갔다. 드디어 "삼각형의 한 각의 외각은 그 각을 제외한 나머지 두 각의 합과 같다. 삼각형의 세 내각을 합치면 두 직각과 같다." 이 정리를 만든 순간 아버지가 방에 들어섰다. 아들은 놀라 입을 벌렸다. 아버지가 금지한 것을 하다가 들켰다. 아버지는 벽에 적어놓은 글과 그림을 보고는 눈물을 왈칵 쏟았다. 아버지는 그 길로 동료들에게 달려가서 이 사실을 알렸다. 수학 교육을 더 이상 늦추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모두의 뜻이었다.

 

천재 파스칼에 대한 책 내용을 일부 소개했습니다. 재밌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