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작가 데이비드 베일즈와 테드 올랜드가 함께 쓴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어느 도예 교실에서 학생을 두 그룹으로 나눠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한쪽 그룹에는 학기말에 가장 잘된 작품을 하나씩 제출하면 그것을 성적에 반영하겠다고 했고, 다른 한쪽에는 학기말까지 만든 작품의 양으로 성적을 내겠다고 했다.
질 높은 작품을 내겠다는 생각에 골몰하거나 마음속으로만 그리는 게 아니라, 처음에는 작품을 망치더라도 실제로 손을 움직여 실패를 거듭한 결과, 성장 속도가 빨라지게 된 것이다. 사진, 그림, 문예 작품 등에서 단순히 머릿속으로만 연상하거나 생각만 거듭하는 것보다는 손을 움직이는 행위가 성공과 실패의 결과를 빠르게 나타낸다는 반증이다.
다만 여기에 덧붙일 것은 단순히 같은 작업을 반복한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지적인 축적이 이우러지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사진이라면 촬영의 대상이나 조건을 계속 바꿔서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고, 그림이라면 비슷한 그림을 여러장 그리거나 다양한 소재를 반복해서 그리면서 작품의 폭을 넓히는 일도 필요하다.
반대로 일정한 자리에서 하나의 목표를 관측하는 '정점 관측'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경우도 있다. 같은 장소에서 계속 관찰하는 것이야말로 차이를 살필 수 있는 통찰력을 축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가적으로 큰 행사가 있을 경우, 거기에 따른 작업 과정을 매일 일정한 곳에서 촬영한다면 일의 진척에 따른 변화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렇더라도 양은 반드시 어떤 가치를 생산하지만, 어떤 가치가 생겨날지는 확실하지 않다는 점을 항상 잊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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