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 이야기

멍청이

권영구 2009. 6. 20. 16:20

□ 멍청이

1.
한 사냥꾼이 새 그림자를 움켜잡고서 새를 잡았다며 희희락락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나뭇가지 위에서 새가 내려다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중얼거렸습니다.
"저 멍청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거야?"
- 눈 크게 뜨고 잘 보라. 지금 내 손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2.
한 사냥꾼이 몸통이 큰 뱀의 몸통을 덥썩 잡고서 뱀을 잡았다며 낄낄대고 있었습니다. 뱀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가 머리를 홱 돌려 사냥꾼을 물어버렸습니다.
"멍청이. 대가리를 잡아야 힘을 못 쓰지"
-눈 크게 뜨고 잘 보세요. 지금 내가 어디를 잡고 있는지.    ⓒ최용우 2009.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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