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 이야기

개나리는 개나리답게

권영구 2008. 12. 11. 08:44

 

□ 개나리는 개나리답게

 

외출했다가 집에 오다보니 어느 집 울타리에 개나리꽃 몇 송이가 피어 있었습니다. "아니, 저거 좀 봐. 세상에. 대설이 엊그제 였는데 이 엄동설한에 개나리가 다 피었네"
개나리꽃을 바라보면서 꽃이 예쁘다거나 아름답다는 생각보다는 "정말 큰일이군!" 하는 걱정스런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하늘에 구멍이 뚫리고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 오염이 심각하다더니 정말인가 봐. 우리도 모르게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 드디어 생태계의 교란이 시작 된 거야. 그러니 따뜻한 봄에 피어야 할 개나리가 저렇게 때를 모르고 피었지"
저 개나리는 진짜, 정말, 왜, 어째서 지금 피어야했는지 모르겠지만 자기의 시간을 앞질러 너무 일찍 핀 것은 분명합니다. 벌도 없고 나비도 없는데 뭐가 급해서 저렇게 꽃 봉우리를 벌써 터트려 버렸을까요?
아니나 다를까 다음 날 아침에 봤더니 성급한 개나리는 밤새 내린 찬서리에 꽁꽁 얼어붙어 있었습니다. 2008.12.9  ⓒ최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