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 끝장토론으로 모두 해결? 현장에선 '대략 난감'

끝장토론으로 모두 해결?..현장에선 '대략난감'

['끝장토론' 대표 규제 5가지...논란 이유는]서울반도체 사례...지자체 "세부문제는 아직 그대로"

 

머니투데이 | 김도윤 기자 | 입력 2014.03.21 15:17 | 수정 2014.03.21 15:45

 

[머니투데이 김도윤기자][['끝장토론' 대표 규제 5가지...논란 이유는]서울반도체 사례...지자체 "세부문제는 아직 그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주재한 '규제개혁 끝장토론'을 통해 규제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커졌지만, 지자체 등 일선 현장에서는 일방적인 규제개혁 드라이브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난마처럼 얽혀있는 규제 문제가 '칼로 무베듯' 일거에 해결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자칫 면밀한 검토없이 추진될 경우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민관합동규제개선추진단은 이날 '제 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겸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에서 101건의 규제를 개선키로 했다고 보고했다. 이중 산업단지내 공장간 연결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는 이날 회의에서 발표된 경기 안산 소재 LED(발광다이오드) 전문업체 서울반도체 사례와 연관이 있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는 "100여미터 거리에 있는 1공장과 2공장 사이에는 도시공원이 있는데, 두 공장을 연결하는 지하통로를 개설하기 위해 공원부지도 매입하고 관련기관에 수없이 문의했지만 해결되지 않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두 공장 간 물류와 사람의 이동이 있을 때마다 1.2킬로미터(km)를 돌아서 다니는 바람에 비용과 속도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추진단의 규제개선 발표로 서울반도체는 일단 한 시름을 덜게 된 반면, 지자체 등 관련기관들은 여전히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안산시와 국토해양부는 그동안 서울반도체 문제를 놓고 지속적인 협의를 해왔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도시공원법)을 개정하거나 혹은 법률은 그대로 두면서 해석을 달리해서 점용허가를 내주는 방안 등을 놓고 고민을 거듭해왔다.

법률 개정방안에 대해서는 안산시와 국토부는 어느정도 의견접근을 했지만, 한시가 바쁜 서울반도체 입장에서는 시간이 오래걸리는 법률개정 보다는 법조항에 대한 유연한 해석을 통한 점용허가를 요청해왔다.

사실 관련기관들은 도시공원법을 개정하지 않고 지하통로 허가를 내줄 경우 다른 문제점들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난색을 표해왔다. '민간기업에 도시공원의 사적인 점용을 허용해도 되는가'라는 본질적 문제를 넘어 동일한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관련공무원의 자의적 해석이 개입되는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어서다.

현재로선 법령 개정이 힘들 경우 도시공원 이용에 제한이 없는 범위 안에서 지하대피소와 같은 공공시설로 점용허가를 내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지하대피소로 허가를 내주고 서울반도체는 이를 통로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 민간기업이 공익시설인 재난대피소를 설치하고 운영하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문제는 여전히 남게 된다.

안산시 관계자는 "오히려 법률 개정을 통해 지하통로를 설치하라는 명확한 결론이 나왔으면 문제가 쉽게 진행됐을 텐데 세부적인 사항은 그대로 남겨둔 상태에서 정부가 규제 개선 성공사례로 서울반도체 이야기를 거론해 난감한 면이 있다"며 "지자체에서도 점용 허가를 내주려면 산업부, 국토부, 감사원 등을 거쳐야 하는데 서둘러 발표한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김도윤기자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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