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 이야기

타고난 싸움군도 싸울 상대가 없으면 싱겁게 무너진다.

권영구 2009. 9. 23. 12:01

●이현주1219 <꿈일기/샨티>중에서지난글

 

 타고난 싸움군도 싸울 상대가 없으면 싱겁게 무너진다.

 

버스 안에서 웬 사람이 몹시 괴로워하고 있었다. 60대로 보이는 허름한 차림의 마른 남자였는데 술에 취한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아주 용한 의사(?)가 그가 괴로워하자 다가가 진맥을 하더니 "당신 몸 안에 독이 가득 차 있어서 며칠 안에 죽겠는데... 그 독은 바로 미움이오. 장재환 목사를 너무 미워하는군!"
장재환이라는 이름을 듣자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던 남자가 벌떡 일어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차에서 내렸다. 누군가가, 저 사람 장재환 목사네 교회 바로 옆집에 사는 사람인데 장 목사하고 앙숙이라고 했다.
버스에서 내려 길을 걷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바쁘게 비를 피하여 이리저리 달음박질을 쳤다. 갑자기 뭐라고 말할 수 없는 향내가 풍겼다. 은은한 향기였는데도 강렬한 느낌을 주었다. 난초 향기 같기도 했고 연꽃 향기 같기도 했다. 어둠 속에서 누가 꼭지를 누르면 병 안에 있는 것이 분사되는 스프레이 같은 것을 들고 걸어갔다. 장재환이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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