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 이야기

밭 한가운데 전신주

권영구 2007. 5. 7. 09:58

 

 

         

□ 밭 한가운데 전신주

밭 한가운데 전신주는 늘 밭주인에게 싫은 소리를 들었습니다.
밭을 갈 때마다 걸리적거렸고 전신주의 그림자가 곡식들을 자라지 못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전신주는 자신은 참으로 쓸모 없는 존재라는 생각으로 시무룩해졌습니다.
그때 한 사람이 찾아와 전신주에게 말했습니다.
"자네는 쓸모 없는 존재가 아니네. 밭주인에게는 자네가 필요 없는 존재일지 몰라도 다른 수많은 사람들은 자네 때문에 밝은 빛을 내는 전등을 켜고 공장의 기계를 돌릴 수 있지. 자넨 참 중요한 존재라네.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들의 불평에만 귀를 기울이지 말고, 먼 곳에 있는 사람들의 감사에도 귀를 기울이게나."
비로소 전신주는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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