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비밀회동까지 공개...靑 ‘발칵’
헤럴드경제 | 입력 2011.04.09 10:54
권력의 레임덕(권력누수현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리트머스는 크게 3가지.
대통령의 인사권과 국가정책에 대한 내부 반발, 각종 비리와 기강 해이, 그리고 정보 통제 불능이 그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연초 정동기 인사 파동 과정에서 여당의 인사권 반발을 겪었다. 2월에는 장수만 방위사업청장과 최영 강원랜드 사장 등 측근들이 비리 의혹으로 옷을 벗었다.
대통령의 비공식 일정과 민감한 현안들이 아무런 재가없이 청와대 밖으로 새나오는 정보 유출은 최근 현상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신공항 백지화의 불가피성을 설득하기 위해 청와대에서 대구시장과 경북지사를 면담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신공항 유치에 실패한 지역민심을 위로하고 해당지역의 발전방안을 촘촘히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비공식으로 잡힌 이 일정이 불과 이틀만에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이 문제였다.
7일로 예정됐던 부산시장, 경남지사와의 비공식 면담 일정까지 덤으로 알려졌다.
때마침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와 관련, 여론이 들끓은 상황이어서 대화 내용을 둘러싼 온갖 억측들이 난무했고, 청와대 측은 부랴부랴 "과학벨트와 관련된 대화는 없었다"고 진화에 나서야 했다.
'비밀의 집(청와대)'을 빠져나온 정보는 이 뿐 아니다.
신공항 백지화로 인한 지역민심 악화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객관적이고 신중하게 진행되야 할 과학벨트 입지 선정과 관련해 또 말이 새나왔다.
'정부 고위관계자' 또는 '대통령 측근'이란 이름으로 과학벨트 분산설이 언급됐고, 대구, 광주 등지에 기초과학연구원 분원이 들어설 것이란 내용도 전해졌다.
과학벨트 설립 방식과 입지 등을 결정할 과학벨트위원회가 문을 연 지 하룻만에 이뤄진 일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다 정해놓고 위원회를 들러리로 세우려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은 시종일관 "레임덕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최근 일련의 사태 흐름은 레임덕을 부인하기 어려운 쪽으로 물길이 흘러가고 있다.
< 양춘병기자@madamr123 >
ya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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