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 이야기

바구니와 새

권영구 2007. 5. 14. 13:41

                                            ⓒ최용우/모내기를 하기 위해 갈아놓은 무논

 □ 바구니와 새

사람들이 어찌할 수 없는 높은 하늘을 마음껏 훨훨 날아다니는 새들을 보면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자유롭고 속이 다 시원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새가 바구니 속에 갇혀 있다면 얼마나 답답한 일입니까?
제가 어렸을 때는 바구니로 새를 잡아서 키우기도 했습니다.
바구니 아래 볍씨를 뿌려놓고 막대기로 괸 다음 실로 묶어 길게 늘어뜨려 그 끝을 잡고 절구통 뒤에 숨어있습니다. 볍씨를 발견한 새들이 처음에는 경계를 하면서 두리번거리지만 이내 바구니 아래까지 들어오고 맙니다. 실을 잡아당겨 괴어놓은 막대기가 빠지면서 새는 그만 바구니 안에 잡히고 맙니다. 전에는 그렇게 해서 새를 많이 잡았습니다.
우리에게도 하늘을 날 수 있는 두 날개가 있습니다.
그것은 기도와 말씀이라는 날개입니다.
하지만 날개를 접은 지 오래 되어서 날 수 나 있을지 모르겠네요.
아니면 닭처럼 날개가 퇴화하여 소용없는 날개를 달고 있던가.
하늘을 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아주 사소한 것들입니다.
바구니 아래 놓인 볍씨 같은 것들 말입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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