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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1차전 승리는 단순한 1승 이상 값어치

권영구 2013. 10. 17. 09:29

[PO] 두산, 1차전 승리는 단순한 1승 이상 값어치

OSEN | 입력 2013.10.17 06:12

 

[OSEN=이상학 기자] 단순한 1승 그 이상이다. 두산이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로 주도권을 잡았다.

두산은 지난 16일 LG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2로 승리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역대 29번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 진출한 건 모두 22번. 75.9% 확률이다. 하지만 단순한 수치상 의미가 아닌 1승 이상의 값어치가 있는 승리였다는 점이 두산을 더욱 들뜨게 한다.

 

▲ '5차전 혈전' 두산, 투수 2명만 썼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과 5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치렀다. 2차전 10회, 3차전 14회, 4차전 13회로 연장 승부만 무려 3경기. 투수들은 무려 54이닝을 던지며 실질적으로 6경기를 소화한 것과 다름 없었다. 선발 더스틴 니퍼트가 4~5차전 구원등판으로 힘을 소모, 전체적인 마운드 힘이 떨어지고 형태가 흐트러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두산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투수 2명으로 경기를 끝냈다. 선발 노경은이 6이닝 2실점으로 막은 뒤 홍상삼이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경기를 끝냈다. 나머지 투수들은 이틀 이상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마운드의 힘을 비축한 것은 1승 이상의 큰 의미를 갖는다. 두산의 마운드 운용 정상화가 가능해진 것이다.

▲ LG 불펜 상대로 결승점-쐐기점
LG가 두산에 비해 확실한 우위를 갖고 있는건 역시 불펜이었다. LG는 페넌트레이스에서 불펜 평균자책점 3.40으로 이 부문 1위였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리그 최고 불펜을 자랑한다. 경기 종반까지 접전 양상이라면 LG가 유리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6회까지 2-2 동점이었던 경기에서 두산이 LG를 이겼다는 점은 두산에 큰 자신감을 준다.

두산은 7회초 LG 3루수 정성훈의 실책을 발판 삼아 결승점을 올렸다. 결정타는 9회초였다. 김재호가 유원상을 상대로 좌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정수빈이 LG 마무리 봉중근을 상대로 쐐기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LG는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무리 봉중근을 내세우며 승리에 의욕을 비쳤지만 오히려 추가점을 줬다. 두산의 자신감만 배가 됐다.

▲ 과감하고 확실해진 두산 벤치 운용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동안 두산 벤치는 우왕좌왕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주자를 2명 이상 쌓아둔 상황에서 한 박자 늦은 투수교체로 자멸했다. 준플레이오프 승계주자 실점률이 37.5%(6/16)였다. 타순도 1~2차전에서 김현수를 4번으로 쓰다 3~5차전에서 최준석과 오재일을 번갈아쓰는 등 중심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확 달라졌다. 선발 노경은이 6회까지 2실점으로 막으며 투구수가 88개밖에 되지 않았지만, 홍상삼을 7회부터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결과적으로 완벽하게 잘 맞아떨어졌다. 공격에서도 강공과 번트를 적절하게 썼다. 특히 6회 1사 1·3루에서 9번타자 김재호에게 런앤히트 사인을 걸었을 뿐 번트는 대지 않았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2회 1사 1·3루 같은 상황에서 두산 벤치는 김재호에게 스퀴즈 번트를 지시했으나 실패로 돌아간 바 있다. 김재호는 6회 타석에서 2루 직선타가 더블아웃으로 연결돼 아쉬움을 삼켰지만 9회 선두타자로 나와 좌중간 2루타로 쐐기점의 포문을 열었다. 7회 무사 1루에서는 정석대로 정수빈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하며 결승점의 디딤돌을 놓았다. 끊고 맺음이 확실해진 벤치의 안정화도 1승 이상의 자신감을 안겼다.

waw@osen.co.kr

< 사진 > 잠실=지형준 기자 jonews@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