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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총선] 이번 총선서 사라진 3가지는 무엇?

권영구 2012. 4. 11. 10:42

 

[오늘 총선] 희한하네…

이번 총선서 사라진 3가지는 무엇?

  • 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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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입력 : 2012.04.11 03:05 | 수정 : 2012.04.11 08:49

    대선주자만 보이고 정책 이슈는 실종… 인물보다 좌우진영 대결로

    이번 4·11 총선이 정당 대신 대선주자와 좌우 진영만 부각되고 정책 및 인물 대결도 실종된 '3무(無) 선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선거의 3대 요소인 정당·정책·인물이 모두 사라지고 대선주자와 좌우진영 간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됐다는 것이다.

    ①정당 대신 대선주자만 부각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이번 선거에서 정당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정당 간 대결이 아니라 좌우 진영 또는 유력 대선주자 간 경쟁구도가 됐다는 것이다.

    임성호 경희대 교수는 "총선은 원래 정당 간의 대결인데, 이번엔 정당과 총선 후보들은 뒤로 빠지고 12월 대선에 나갈 주자들과 그 친위조직 간 예비선거와 같은 모양새로 진행됐다"고 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선대위원장과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 등 대선주자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정당의 색채가 퇴색해 버린 것이다.

    4·11 총선 투표일을 하루 앞둔 10일 선관위 직원들이 서울 종로구 효제초등학교 체육관에서 투표소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leedh@chosun.com

    각 정당이 선거에서 이기려고 자기 얼굴과 정체성을 감추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이명박 대통령과 선을 긋기 위해 당명(한나라당)을 바꾸고 정강정책까지 바꿨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자기 당 이름보다는 야권단일후보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 정당의 정체성은 사라지고 보수와 진보의 대결구도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②정책 이슈는 실종

    이번 총선에선 제대로 된 정책 이슈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대신 상대방 흠집내기식 네거티브 공방만 난무했다. 지난 2~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폐기 주장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 중단 논란이 일어났지만, 정책 이슈라기보다는 이념 논쟁의 성격이 강했다. 불법 민간인 사찰 논란과 김용민 후보 막말 파문이 터지면서 정책대결은 완전히 실종됐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와 복지 정책에서 민주당을 따라가면서 대립 쟁점이 사라져 버렸다"며 "공천 과정에서 경제민주화 등 각종 정책을 주도할 인사들이 배제된 것도 정책실종의 또 다른 이유"라고 했다.

    ③인물대결 아닌 진영대결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정권심판과 야당 견제가 총선의 핵심쟁점이 되면서 인물 대결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했다. 인물을 보고 뽑는 선거가 아니라 좌우 진영이나 대선주자 중심의 '묻지 마 선거'가 됐다는 것이다.

    여야의 공천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천이 후보자 등록 직전에야 급하게 마무리됐고, 참신한 인재를 찾기보다는 특정계파나 대선주자 진영의 이해관계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인물대결에 불을 지필 참신한 인재가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아무리 심각한 하자가 드러나도 후보들은 대선주자와 당의 뒤에 숨어 버티기로 일관했다. 이에 따라 선거 후에 당선 무효 사례가 무더기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도 나온다.

    복수의 전문가들은 "대선주자나 당 지도부가 호루라기를 불면 이리저리 홍위병처럼 몰려다닐 의원들이 대거 뽑힐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