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지식

단골은 덤서비스로 결코 늘지 않는다?

권영구 2011. 11. 23. 09:20

단골은 덤서비스로 결코 늘지 않는다?
부정적 경험을 없애야 고객충성도 확대


무료배송, 가격할인, 포인트 지급, 다양한 이벤트와 경품 등 기업들은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온갖 서비스 활동을 펼친다. 돈과 노력을 들인 만큼 고객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을까? 그러나 뜻밖에도 이러한 노력들이 고객충성도를 높이는 데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고객충성도를 높일 수 있을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2010년 7월호 ’고객을 기쁘게 하는 활동을 그만두어라(Stop Trying to Delight Your Customers)’에서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 (편집자주)

기쁨렌터카의 김 사장. 고객을 위해 각종 이벤트를 펼친다. 기념일마다 발송하는 할인 쿠폰부터 렌터카를 고객에게 직접 배달하는 서비스까지 고객만족을 위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하지만 쓰는 비용과 노력에 비해 매출은 늘어나지 않고, 심지어 기존 고객마저 다른 경쟁사로 떠나는 상황이다. 고객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왜 그만큼 효과를 얻지 못하는 걸까?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고객들의 욕구가 점점 다양하고 까다로워진다. 기업들은 이러한 고객들의 욕구를 채우고 높은 고객충성도를 얻기 위해 고객들을 ‘기쁘게’ 하려고 한다. 통계에 의하면 고객서비스 담당자의 89%가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고객을 ‘기쁘게’ 하는 서비스를 주요 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고객서비스 담당자들의 이 믿음이 과연 통할 것인가? 고객을 기쁘게 하는 서비스가 고객충성도를 높여주는가? 서비스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 고객충성도를 높일 수는 없는 것인가?

3년간 7만 5000여 명의 고객들과 전세계 기업 고객서비스 부문의 리더들 수백명을 인터뷰한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고객서비스 활동과 고객충성도의 연관성이 적다는 것. 20%의 고객들은 회사의 서비스에 만족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회사를 버리고 다른 회사 제품을 이용하겠다고 했다. 반면에 28%의 고객들은 불만족을 표했지만 뜻밖에도 쓰던 제품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고객을 기쁘게 할 것이라 예상해 제공하는 무료 배송, 환불, 덤 같은 서비스가 고객충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과할 경우에는 고객의 기대수준을 높여 충성도를 낮출 수도 있다는 것.

그렇다면 무엇이 고객충성도를 높여주는 걸까? 바로 고객들이 겪게 되는 불편함을 없애주는 것이다. 즉 고객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야 하고, 만약 문제가 생기면 고객이 문제해결에 골머리를 썩지 않도록 신속하고 쉽게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이 없다’ 라고 응답한 고객의 94%가 ‘계속 서비스를 유지하겠다’ 라고 한 반면,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불편했다’ 라고 응답한 고객의 81%가 ‘회사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를 한다’ 라고 응답했다. 이처럼 고객들은 이용하기 쉽고 문제 해결에 수고가 덜 들어가는 제품과 서비스에 충성심을 보낸다. 그렇다면 고객의 불편함을 줄여 고객충성도를 높이는 효과적인 고객서비스 전략은 과연 무엇일까?


첫 번째, 현재 문제뿐만 아니라 미래의 문제까지 해결하라.
고객들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마다 여러 번 고객센터에 전화하는 것을 매우 불편하게 여긴다. 따라서 똑똑한 서비스 담당자라면 고객이 콜센터로 문의했을 때 현재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주면서 추후에 벌어질 수 있는 문제상황까지 한발 앞서 예측해 능동적으로 고객에게 설명해줘야 한다.

이동통신사 ‘벨 캐나다(Bell Canada)’는 어떤 특정 서비스를 신청한 고객들이 사용방법에 대해 콜센터에 수 차례 문의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벨 캐나다는 현재의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동시에 서비스의 핵심 내용과 그 밖의 유용한 사용법에 대해 먼저 알려주었다. 또한 시간이 많이 걸리는 복잡한 설명이 필요한 경우에는 고객의 이메일로 해결방법과 유용한 팁을 전송해 주었다. 이러한 노력 결과, 재 문의가 16% 감소했고, 고객 이탈도 같이 줄었다.


두 번째, 고객과 감성적으로 상호작용하라.
일반적으로 고객들은 서비스 직원과 소통이 잘 되지 않을 때 스트레스를 받고 다시 문의하게 된다. 매뉴얼대로 읽는 상투적인 응대가 아니라 처음부터 고객을 감성적으로 응대한다면 어떨까? 고객과 신뢰관계를 구축할 수 있고 의사소통도 부드러워질 것이다.

영국의 어느 금융회사는 고객들의 성향을 분석해서 고객유형에 따른 응대방법을 서비스직원들에게 가르쳤다. 예를 들어 신중한 고객이라면 화려한 말 보다는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데이터를 사용하고, 날카로운 고객이라면 밝고 친근한 분위기로 대화를 이끌어 나가게 했다. 이처럼 고객 성향에 맞춰 이야기 했더니 고객들의 불평 불만이 40%나 줄었다.


세 번째, 고객 스스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구축하라.
대부분의 기업들은 자사의 웹사이트에 고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FAQ, Q&A와 같은 셀프서비스 채널을 만들어 놓고 있다. 그러나 무려 57%의 고객들은 웹사이트의 셀프서비스 채널에 접속했지만 별 도움을 얻지 못하고 결국 전화를 걸어야 했다. 웹사이트가 복잡하고 어려웠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시스코(Cisco)는 맞춤형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문제를 풀었다. IT 활용이 익숙한 고객은 온라인 커뮤니티로 안내하고, 기술적 지식이 부족한 고객들에겐 단계별 매뉴얼을 통해 기초부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한 고객들이 직접 이메일 쓰는 것을 불편해 하는 것을 알고 이메일 문의를 아예 없애 버렸다. 그 결과 예전에는 30%의 고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면 현재는 84%의 고객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인터넷 여행사 트래블러시티(Travelocity)는 웹사이트 내의 고객서비스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고객이 보기 쉽게 시각적으로 단순화시키고, 고객들이 어려워하는 용어를 쉽게 바꿔 고객의 이해를 도왔다. 그랬더니 고객서비스 채널의 사용량이 배로 늘어나고 문의 전화도 줄었다.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긍정적인 경험은 고객들에게는 잠시일 뿐 부정적인 경험이 더 많이 기억되고 전파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먼저 고객의 불편함을 없애고 고객의 문제를 쉽고 신속하게 해결하는 데 노력을 집중해보자. 이것이 고객서비스의 본질이 아닐까?

 

 

<장한별 IGM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