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심에 불타는 고객을 열성팬으로 바꿔라 | |
사과와 당근 둘 다를 적절하게 잘 써야 | |
고객을 화나게 하는 기업에 대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몇 가지 사례를 통해 행동경제학의 교훈을 정리해 보기로 한다.
나의 독자들에게 너의 만행을 알리마! ‘상식 밖의 경제학’을 쓴 댄 애리얼리는 아우디 자동차를 운전하다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차가 멈추어 서는 바람에 큰 고초를 겪은 적이 있다. 사고 다음 날 고객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었을 때, 여직원이 마치 대본을 읽듯 의례적인 말투로 대하는 것에서부터 화가 치밀었다. 더욱이 회사에서는 차의 상태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고 최소한의 책임만을 지려는 태도를 보였다. 댄 에리얼리는 복수할 방법을 찾다가, 이 사례를 자신의 두 번째 책인 ‘경제심리학’에 그대로 게재하는 소심한 복수를 실행했다.
‘아이팟의 더러운 비밀’을 보았는가 위의 두 사례는 기업 스스로의 잘못이 고객의 분노를 키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기업의 잘못이 없어도 직원의 대응에 고객이 불만을 품게 되면 어이없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천재지변이라도 보상받고야 만다 급기야 폴은 자신의 불만을 세상에 알리기로 했다. 인터넷에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보험회사로부터 뒤통수 맞은(Screwed by the Insurance Company)’이라고 이름 붙였으며, 그곳에 자신의 경험담을 올렸다. 웹사이트의 개설은 알민델리 브랜드에게 악몽의 시작이었다. 사람들은 폴의 경험에 공감하였고, 웹사이트에 대한 소문은 불길처럼 번져갔다. 웹사이트 방문자 수가 25,000명을 넘어서자, 폴은 성공을 자축하는 이벤트를 열고 알민델리 브랜드의 CEO를 초대했다. 말할 필요도 없이 알민델리 브랜드에서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 파티는 언론의 주목을 끌었고 전국에 뉴스로 보도되었다. 그제서야 알민델리 브랜드는 허둥대기 시작했다. 사이트를 방문한 사람들이 8만 명이 넘어설 즈음에 폴은 마침내 보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사과는 떠난 고객도 돌아오게 한다 어쨌든 여기에서 힌트를 얻은 댄 애리얼리는 화가 난 고객이 사과를 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실험을 해 보았다.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게는 실험을 진행하는 조교가 실험에 참가하는 사람에게 전달사항을 말해주다가 갑자기 10분 정도 전화통화를 하게 만들었다. 물론 다른 그룹은 전화통화를 하지 않았다. 그 후 바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이 끝나고 나서 수고비를 줄 때에 영수증에 써 있는 돈보다 많은 돈을 넘겨주었다. 이때 참가자들이 초과된 돈을 돌려줄 것인지를 살펴보는 것이 진짜 실험이었다. 조교가 무례하게 전화통화를 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전화통화를 한 그룹의 참가자들은 돈을 돌려주지 않는 것으로 복수를 선택하였다. 한 단계 더 나가서, 이번에는 두 그룹 모두 무례한 전화통화를 하였다. 그리고 수고비를 줄 때에 한 그룹은 그냥 영수증에 쓴 금액보다 많은 돈을 주었다. 다른 그룹은 무례한 통화에 대해 사과를 하면서 돈을 주었다. 역시 사과를 한 그룹에서 돈을 돌려주는 참가자들이 더 많이 나왔다.
공연을 망쳐서 죄송합니다 … 쿠팡의 사과와 환불은 댄 애리얼리가 말한 것처럼 성난 관중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풀어주었다. 발 빠른 조치 덕분에 다른 영역에서 있었던 불명예가 더 이상 확산되지는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토라질 수도 있었던 고객의 마음을 풀어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충성고객으로 만들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과연 그렇게 만드는 방법이 가능할까?
록밴드 오아시스, 공연사고로 팬들을 사로잡다 2009년 6월 4일, 자신들의 출신지인 맨체스터에서 공연하던 오아시스는 기술적인 문제가 생겨 공연을 약 40분간 중단시켜야만 했다. 그 후에 밴드가 다시 공연을 재개하였다. 그 때 리드 싱어인 리암 갤러거는 7만 관중에게 이렇게 선언했다. “정말 죄송하게 됐습니다. 지금부터 이 공연은 무료입니다. 모두 다 환불해 드리겠습니다.” 다음날 관객 중 20,000명이 환불을 요청했다. 오아시스는 약속대로 환불을 해 주었다. 맨체스터 지역의 버니지은행의 로고가 찍힌 환불수표를 관객들에게 보내주었다. 이 수표는 핵심멤버들인 리암 갤러거와 노엘 갤러거가 직접 서명한 것이었다. 그런데 손해금액을 계산하던 매니저에게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현금으로 바꾸어진 환불수표가 얼마 안 된다는 것이었다. 어째서 고객들은 현금으로 바꾸지 않았을까? 바로 그들의 우상인 두 갤러거 형제의 서명이 동시에 들어간, 희귀한 수표가 자신의 손에 쥐어진 것이다. 진정한 오아시스의 팬들에게는 돈보다 이 수표가 더 가치가 있었다. 어쨌든 공연은 끝까지 즐겼으니까! 물론 얼마 후 그 환불수표를 이베이에 내놓는 약삭빠른 일부 팬들도 있었다.
사과 뿐 아니라 당근도 필요하다 고객의 입장에서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당근이다. 예기치 못한 불상사로 불만을 가지게 되었지만, 나만을 위한 당근을 제공하는 기업이라면 어떤 고객이 떠나가겠는가? 충성 고객, 기업 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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