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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베군이 누구기에… “전쟁책임” 트위터 글에 일본 ‘발칵’

권영구 2011. 8. 16. 23:33

만베군이 누구기에… “전쟁책임” 트위터 글에 일본 ‘발칵’

한겨레 | 입력 2011.08.16 22:10 | 수정 2011.08.16 23:00

[한겨레] 홋카이도 기초단체 캐릭터…관리직원이 글


"아시아 희생 2천만명, 일 침략전쟁이 시작"

"일본의 희생자 310만명, 일본이 아시아 여러 국가들에서 피해를 입힌 사람은 2000만명. 어느 모로 봐도 일본의 침략전쟁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지난 14일 일본 홋카이도 오샤만베초(초는 기초자치단체)의 공식 캐릭터 '만베군'이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만베군은 "내일은 종전기념일이니 전쟁 공부를 하자"면서 이렇게 쓴 뒤, "병사들은 나쁘지 않다. 나쁜 것은 국가였다. 따르지 않으면 죽였으니, 병사들은 피해자다"라고 덧붙였다.

이 글이 올라오자 인터넷에서 논쟁이 일어나고, 오샤만베초 사무소에 "초의 공식 견해냐"고 묻는 전화와 메일이 쏟아졌다고 < 지지통신 > 은 전했다. 실제 일본의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만베군 이름으로 글을 올린 사람을 '국가의 적' 등으로 비판하거나, '재일 한국인'이 아니냐는 비난의 글이 쏟아졌다.

초 사무소가 글을 내리지 않고 있다며 항의 전화를 하자는 주장도 적지 않다. < 야후 재팬 > 게시판에 오른 글을 보면, "일본이 전쟁에 대해 제대로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글은 극히 일부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만베군의 발언이나 초 사무소의 행태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 지지통신 > 은 "만베군이 오샤만베초의 공식 캐릭터 이미지와는 동떨어진 독설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전에도 특정 연예인을 비판했다가 사과한 적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만베군 트위터 팔로워는 15일 8만8000명에서 16일 정오께 9만2600명으로 불어났다.

만베군은 지난해 10월부터 트위터를 시작했다. 초는 트위터 등을 웹사이트 제작회사에 맡겨 위탁관리하고 있으며, 해당 글은 오사만베초 출신의 이 회사 남자 직원이 썼다고 < 지지통신 > 은 전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