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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오스카 참석하려는데… 아들이 증오범죄 때문에 걱정”

권영구 2021. 4. 13. 10:21

 

윤여정 “오스카 참석하려는데… 아들이 증오범죄 때문에 걱정”

이옥진 기자

입력 2021.04.13 06:59 | 수정 2021.04.13 06:59

 

 

 

영화 '미나리'에서 순자를 연기한 배우 윤여정./ 이진한 기자

영화 ‘미나리’로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윤여정(74)이 미국에 살고 있는 아들이 최근 미국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 때문에 자신이 아카데미 시상식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12일(현지 시각) 공개된 미 매체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내 두 아들은 한국계 미국인인데, 로스앤젤레스(LA)에 사는 아들이 길에서 다치거나 할까봐 내가 오스카 때문에 미국에 방문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이 ‘어머니는 노인 여성이다. 그들(증오범죄 가해자)은 노인 여성을 노린다’며 경호원 필요성까지 언급했다고 전하면서 “끔찍하다. 아들은 내가 공격을 받을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역사적으로 한국에서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에, (내가 후보에 오른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슬프지만, 나는 매우 감사하다”며 “인생은 나쁘지 않으며 놀라움으로 가득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여정은 “(‘미나리’에서) 한국말로 한국에서처럼 연기를 했는데 미국 사람들로부터 이렇게 큰 환영을 받을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해 놀랐다”고도 말했다.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에서 '순자'를 연기한 윤여정./판씨네마

윤여정은 인터뷰에서 결혼과 미국 이주, 이혼 등의 자신의 개인적 경험에 대해서도 말했다. 포브스는 1970년대 그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 당시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다고 전했다. 윤여정은 “과거 한국에선 결혼하면 특히 여배우의 경력이 끝이 났다”며 “그(당시 남편)는 미국에서 공부를 했고, 나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올 기회가 없었다. 그땐 돌아오는 게 쉽지 않았다. 나는 주부가 됐다. (연기를) 그만두려 하지 않았지만, 그냥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했다. 윤여정은 이혼에 대해 “당시만 해도 이혼은 주홍글씨 같은 것이었다”며 “이혼한 여성은 남편에게 순종해야 한다는 약속을 어긴 사람이었기 때문에, 나는 TV에 나오거나 일자리를 얻을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나는 싱글맘으로 일을 해야했지만 아무도 일을 주지 않았다”며 “끔찍한 시간이었다. 두 아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어떤 역할이라도 맡으려 했다. 스타였던 때의 자존심은 신경쓰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는 “그때부터 아주 성숙한 사람이 된 것 같다”고 회상했다.

 

포브스는 윤여정이 미국 배우조합(SAG) 여우조연상과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잇달아 수상한 점을 강조하며 “오스카상을 거머쥐기 위한 선두주자로서 빠르게 탄력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25일(한국 시각 26일) 열린다. ‘미나리’는 이번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등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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