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뉴스

정홍원 총리 유임에 관한 기사

권영구 2014. 6. 26. 14:49

 

與 "유임 이해된다" 두둔속 '멘붕' 허탈감

인사청문 시스템 개선 착수…"어이없어" 반발기류 확산 비주류, '김기춘 책임론' 다시 거론

 

연합뉴스 | 입력 2014.06.26 11:59 | 수정 2014.06.26 12:02

 

 

인사청문 시스템 개선 착수…"어이없어" 반발기류 확산

비주류, '김기춘 책임론' 다시 거론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김연정 류미나 기자 = 새누리당은 26일 정홍원 국무총리 유임 결정에 일단 "고뇌에 찬 결정"이라는 '대외용' 코멘트 말고는 공식반응을 삼갔다.

그러나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도 두 달 동안 손도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총리 후보자 두 명의 낙마를 목도하고, 결국 세월호 참사에 책임지고 물러나기로 한 정 총리가 유임된 결과를 받아들고는 참담한 표정이었다. 일종의 '멘붕' 분위기다.

대부분의 의원들은 "어이가 없다"며 아예 언급을 피했고, "장고 끝 악수", "부적절한 결정"이라는 자조섞인 비판도 나왔다. 대통령의 직접 해명을 요구하고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진퇴까지 다시 입길에 오를 정도였다.

당직자들은 일제히 어려운 선택을 이해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도 공백이 길었는데, 절차를 또 밟으려면 한 달 이상 걸릴테니 상당한 공백이 있을 것"이라며 "국정이 마비되는 일은 없어야 하니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대통령께서 어렵지만 해야 할 선택을 신속히 하신 것"이라며 "정 총리는 크고 작은 국가적 어려움을 많이 겪었고 어느 누구보다 치열한 사명감으로 재무장해 국정을 통합해 나갈 수 있는 분"이라고 평했다.

민현주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고 산적한 국정 현안의 추진을 위한 대통령의 고뇌에 찬 결단으로 이해한다"며 "새누리당은 정부의 중단없는 국정 추진을 위해 적극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당 내부에서는 현재와 같은 인사청문 시스템으로는 누구도 검증대를 통과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한 당직자는 "이런 식이면 누가 청문회를 통과하겠으며, 누가 일을 하겠다고 자리를 맡겠느냐"면서 "마녀사냥식 인사청문제도가 존재하는 한 비슷한 상황이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해하지 못할 결정은 아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새누리당은 사적인 부분은 비공개 검증하는 등 인사 청문회를 이원화하는 제도 보완에 조만간 착수할 방침이다.

소장파를 비롯한 초재선 의원들과 비주류 진영에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야당 못지않게 반발했다. 친박(친박근혜) 주류에서도 이해는 하지만 허탈하다는 한숨이 새어나왔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한 퇴진 요구도 다시 제기됐다.

비주류 당권주자인 김영우 의원은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장고 끝에 악수를 뒀다"며 "세월호 피해자 가족과 국민에게 이런 결정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여당 국회의원으로서 난감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이런 깜짝 발표로는 국민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기 어렵고 정 총리 유임 결정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밝혀야 한다"면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책임지는 정부의 마지막 모습을 보여야한다'며 사실상 퇴진을 요구했다.

김상민 의원도 "세월호 참사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정 총리가 국가 대개조를 할 수 있는 총리가 될 수 있을지 국민은 매우 의심스러워 한다"면서 "적절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한 초선 의원은 "만나는 의원들마다 '어이없다'는 분위기고, 아예 허탈하게 웃고 아무 말도 못하는 사람도 많다"면서 "어쩔 수 없다는 경우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답답해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초선도 "말이 안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며 "말 그대로 코메디 같은 일"이라고 혀를 찼다.

kyunghee@yna.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