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10.19 04:07
[朝鮮 인터뷰] 축구마법사 히딩크 감독 "난 여전히 배가 고프다"
"브라질戰서 너무 거칠었다고? 적극적인 모습 보여준 것
'오대영'서 월드컵 4강 갔듯 홍명보 감독 옳은 길 가고 있다
한국 축구인재·지도자 키울 스포츠 아카데미 만들 예정"
지난 16일 저녁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만난 거스 히딩크(67·네덜란드) 감독은 기분 좋게 지쳐 있었다. 지난 일주일 한국에 머물면서 그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브라질의 평가전 관전, 제주대 ‘거스 히딩크 드림필드 풋살 구장’ 개장식 참석, 덕성여대 특강, 2002월드컵 멤버들과 만남 등 하루 세 차례 이상 크고 작은 일정을 소화했다. 2002월드컵이 끝난 지 11년이 지났어도 히딩크는 여전히 한국인에게 만나면 기분 좋고 반가운 얼굴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대표팀 감독을 경질한 호주 축구협회와 2022년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 축구협회로부터 대표팀을 맡아달라는 전화가 이어졌다. 이날 우연히 만난 에후드 올메르트 전 이스라엘 총리까지 “우리 대표팀을 맡아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유럽 프로 클럽팀과 한국, 호주, 러시아 대표팀에서 세계 축구사에 남을 ‘히딩크 매직’을 선사했던 그는 지난 7월 연봉 1000만유로(약 144억원)를 받던 러시아 프로축구 안지 감독직을 계약 기간을 남기고 스스로 그만뒀다. 그는 “나도 나이를 먹어간다. 러시아에서 1주일에 네 차례 비행기 타는 일정에 지쳤다”며 “쉬고 싶어 이런저런 감독 제의를 거절하고 있다”고 했다.
이제 인심 좋아 보이는 할아버지 표정이 자주 보이는 67세의 히딩크 감독은 그런데 “아직 더 이룰 꿈이 남아있고, 특히 한국에서 할 일이 많다”고 했다. 그러고는 웃으며 11년 전 한국인의 마음을 들었다 놨던 대사를 꺼냈다. “난 여전히 배가 고프다(I’m still hungry).”
―아직도 이루고 싶은 꿈이 뭔가.
"내가 이번에 한국에 온 것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축구장 '드림필드' 개장 행사와 스포츠 아카데미 설립에 필요한 준비를 위해서였다. 2002년 한국을 떠나면서 한국의 월드컵 개최 도시 10곳에 드림필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미 11개를 개장했다. 이제 목표를 대한민국 전역에 드림필드를 짓는 것으로 바꿨다. 그리고 한국의 축구 인재를 키울 수 있는 스포츠 아카데미를 만들 예정이다."
유럽 프로 클럽팀과 한국, 호주, 러시아 대표팀에서 세계 축구사에 남을 ‘히딩크 매직’을 선사했던 그는 지난 7월 연봉 1000만유로(약 144억원)를 받던 러시아 프로축구 안지 감독직을 계약 기간을 남기고 스스로 그만뒀다. 그는 “나도 나이를 먹어간다. 러시아에서 1주일에 네 차례 비행기 타는 일정에 지쳤다”며 “쉬고 싶어 이런저런 감독 제의를 거절하고 있다”고 했다.
이제 인심 좋아 보이는 할아버지 표정이 자주 보이는 67세의 히딩크 감독은 그런데 “아직 더 이룰 꿈이 남아있고, 특히 한국에서 할 일이 많다”고 했다. 그러고는 웃으며 11년 전 한국인의 마음을 들었다 놨던 대사를 꺼냈다. “난 여전히 배가 고프다(I’m still hungry).”
―아직도 이루고 싶은 꿈이 뭔가.
"내가 이번에 한국에 온 것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축구장 '드림필드' 개장 행사와 스포츠 아카데미 설립에 필요한 준비를 위해서였다. 2002년 한국을 떠나면서 한국의 월드컵 개최 도시 10곳에 드림필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미 11개를 개장했다. 이제 목표를 대한민국 전역에 드림필드를 짓는 것으로 바꿨다. 그리고 한국의 축구 인재를 키울 수 있는 스포츠 아카데미를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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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만난 히딩크 감독은“제2의 고향인 한국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구장 드림필드 건립과 함께 축구 인재를 키우는 스포츠 아카데미 건립 등 여러 가지 일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2002 월드컵 때 주장이었던 홍명보 감독이 당시 경험을 살려 한국 대표팀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며“내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이 또 한 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채승우 기자
"2001년과 2002년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있으면서 많은 걸 느꼈다. 한국은 역동적이고 장점이 많은 나라다. 솔직하고 다정다감한 한국 사람들이지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그중에서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축구장을 지으면 사람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국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시각을 바꿀 수 있는 임팩트를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개인적인 인연도 있나.
"어렸을 때부터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특수학교 교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사회에는 자신의 힘만으로 설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당연히 사회가 이들을 다른 이들과 함께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에 짓겠다는 스포츠 아카데미는 어떤 것인가.
"유럽 축구가 계속 발전하는 것은 각 국가와 구단들이 뛰어난 유소년 육성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에도 이제는 인프라와 경제력에 걸맞은 소프트웨어를 갖출 때가 됐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는 오전엔 축구를 하고 오후에는 공부를 하는 체계적인 유소년 육성 시스템이 있다. 축구에는 300개가 넘는 전술이 있다. 공부도 잘해야 전술을 제대로 이해하면서 고급 축구를 할 수 있다. 또 선수 지도 능력과 외국어 능력, 기본적인 의료 지식을 골고루 갖춘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도 이 아카데미를 통해서 할 수 있다."
지금도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영험한 '축구 마법사' 히딩크에게 내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이 얼마나 잘할 수 있을지, 잘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전직 대표팀 감독으로 한국과 브라질전을 본 소감은.
"2002년 대표팀 주장이었고, 지난해 6개월간 안지에서 코칭 수업을 받은 홍명보 감독이 어떻게 할지 관심이 많았다. 한국이 네이마르를 거칠게 다루고 터프한 경기를 했다고 하는 이도 적지 않은 것 같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이 브라질에 대한 존경심에 사로잡히지 않고 자신들이 할 일을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을 봤다. 내가 좋아하는 팀은 적극적이고 모험을 즐기는 팀이다. 이청용 같은 선수는 브라질을 상대로도 자기 것을 해보려고 하더라. 한국 축구는 지금 진화 단계에 있다. 내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다."
―그래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팬이 많다.
"월드컵 4강 같은 과거의 큰 성취는 오히려 부담도 된다. 냉정하게 현실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 한국 축구는 12년 전 내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그때 외국 클럽에서 꾸준히 뛰는 선수는 안정환과 설기현밖에 없었다. 지금은 잉글랜드와 독일의 빅리그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가 많다. 개개인 경험의 수준이 달라진 것이다. 이제 팀으로서 발전하는 게 중요하다. 한국은 옳은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강팀을 상대하면서 생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내가 오대영이란 별명을 얻었던 2001년과 2002년 한국 대표팀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기억해보라. 홍명보는 그 경험을 주장으로서 했다. 남은 기간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국이 다시 4강에 오를 수 있을까.
"한국의 국내 리그가 4강이나 8강에 꾸준히 오르는 나라들처럼 성장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한국 선수들의 재능은 박지성이나 이영표 같은 선수들이 이미 입증했다. 한국에서 프로축구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월드컵 때만 축구를 잘하라고 바라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가."
―좋은 지도자가 되는 비결이 있나.
"그건 영업 비밀인데…(웃음). 팀원 누구나 공평하게 대우받는다는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 외부 입김이나 전에 잘했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선수가 그라운드에 나선다면 나머지 선수들은 노력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게 된다. 재능은 뛰어난데 팀워크를 해칠 수도 있는 선수를 잘 컨트롤하는 것도 중요하다. 브라질의 호마리우를 팀에 데리고 있을 때 훈련에 불성실하게 임하기에 경기에 내보내지 않았다. 다음엔 눈빛이 달라졌고, 그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
―영국·스페인·한국·호주·터키·러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그 나라의 문화적 특징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세계 어디나 절박함과 강한 의지를 지닌 선수들은 결국 성공한다. 한국에서는 겸손하고 헌신적이고 지도자의 이야기에 순응하는 선수들을 만났다. 축구에서는 장점도 되고 단점도 된다. 한국 감독일 때 가장 바꿔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수직적 선후배 문화였다. 그라운드에 나서는 11명과 나머지 벤치 멤버는 모두 승리를 향해 함께 달리는 동등한 존재다. 한국 사회는 좀 더 수평적인 의사소통 문화를 갖춰야 한다."
히딩크와 인터뷰한 날은 그의 오랜 연인 엘리자베스(46)의 생일이었다. 그는 "나의 사랑스러운 엘리자베스에게 빨리 가봐야 한다"며 눈을 찡긋하고는 자리를 떴다. 할아버지가 아니라 꿈 많은 소년 같았다. 히딩크는 18일 한국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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