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지식

까도남에게서 배우는 고객 유혹의 비결

권영구 2011. 7. 4. 08:52

까도남에게서 배우는 고객 유혹의 비결
기사입력: 11-06-28 10:07   

 

 

김용성 IGM 교수
까도남이 인기를 끄는 비결

요사이 젊은 여성들의 애간장을 녹인 남자가 있다. 그 이름은 독고진. 얼마전 종영한 드라마 속에 나오는 주인공인데 까도남(까칠한 도시남자)의 전형이다. 한 포털 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나쁜 남자 독고진(차승원 분), 착한 남자 윤필주(윤계상 분) 중 연애상대로 누가 더 나은가?’라는 설문에 89%의 응답자가 독고진을 꼽았다. 여자들이 까도남에게 끌린다는 건 이제 전혀 새삼스럽지 않은 사실이다. 그러면 그 이유가 정확히 뭘까? 독고진이 더 좋은 이유를 묻자, ‘까칠하고 강한 남자다운 매력’(12%)을 느낀다거나, ’착한 남자로 바꾸겠다는 도전정신’(13%)때문이란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 주된 이유는, ‘다른 여자한테는 나빠도 나한테는 다를 거라는 기대심리’(41%), ‘열 번 나빠도 한번 잘해주면 그 효과는 배가 되기 때문’(29%)으로 조사되었다. 즉, 까칠한 남자들이 나에게만 가끔 보여주는 착한 모습에 매력을 느낀다는 말이다.

상냥하고 친절한 남자보다 까도남이 인기를 끌듯이, 기업도 모든 고객에게 친절하기 보다는 다소 까칠해 질 때 더 확실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모든 경쟁사들이 ‘고객님~’을 외칠 때, 퉁명스럽게 고객을 대하지만 오히려 사업이 성장하는 기업들을 통해 고객을 유혹하는 비결을 알아보자.

 

역발상으로 고객을 사로잡은 기업들

대부분의 호텔들이 최고의 서비스를 지향할 때, 일본 호텔체인 토요코인은 역발상을 시도했다. 이 호텔은, 주차공간이 협소하고 문을 열어주는 도어맨도 없다. 짐은 스스로 방까지 들고 올라가며, 세면도구는 모두 1층 자판기를 통해 구입해야 한다. 단지 싸다는 이유만으로 찾기에는 너무도 까칠한 토요코인 호텔. 그런데, 이 호텔을 사용하는 고객들의 만족도는 비즈니스 호텔 평균을 넘는 95%에 이른다. 즉, 다른 호텔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별도의 서비스가 있다는 말이다.

토요코인은 호텔 전체에 무선 랜을 설치하여, 비즈니스 여행객들이 쉽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객실이 크지는 않지만, 업무공간과 수면공간을 분리하여 여행객들의 편리함을 더한다. 또한, 비록 외지이지만 집에서 먹는 듯한 정통 가정식을 제공하거나, 개인적 세탁 및 다림질 기구를 구비해 둔 것도 저렴한 출장을 기획하는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서비스다. 첫인상이 퉁명스러운 이 호텔은 알고 보면 ‘나에게만 보여주는 착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하디스 버거도 까칠함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맥도날드, 버거킹에 밀려 그저 그런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던 하디스. 웰빙바람이 한창이던 2004년, 하디스는 파격적인 햄버거로 시장에 도전한다는 선전포고를 했다. 쇠고기 패티 2개, 베이컨 4개, 치즈 3장, 케첩과 마요네즈로 맛을 낸 몬스터버거가 그들의 무기. 성인남자 1일 권장 섭취열량의 절반을 가뿐이 넘는 고칼로리 몬스터버거는 늘어나는 허리라인을 걱정하는 소비자들을 소심하다며 비웃기라도 하는 듯 했다. 경쟁사들이 앞다투어 내놓는, 그 흔한 유기농 샐러드도 내놓지 않는 하디스 버거의 거만함은 하늘을 찔렀다. 그런데 오히려 시장은 뜨거운 반응으로 환대했다. 밋밋한 맛의 저지방 샐러드와 얄팍한 햄버거에 허기를 느꼈던 대식가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기름진 햄버거의 등장에 열광했고, 몬스터버거 출시 후 하디스의 매출은 전년도 대비 4% 증가했다.

소비자에게 불친절하기로는 캐주얼 브랜드 게스(Guess)도 뒤지지 않았다. 게스는 사업 초기에 일부러 청바지 사이즈를 24인치로 제한했다. 그러자, 게스 청바지는 날씬한 여성들만 입을 수 있는 옷으로 인식되어 확실한 인기를 끌었다. 게스 청바지를 입을 수 없는 다수의 눈총을 받는 것이 바로 게스 청바지를 입는 이유가 되어버린 상황에서, 게스는 섹시 컨셉의 대표적 젊은 의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평균적인 미국 여성 소비자는 꿈도 못 꿀 날씬한 청바지가 진열된 쇼 윈도 앞에서 대부분의 고객들은 부러움과 좌절감을 느꼈다. 반면, 해당 체형을 가진 소비자들은 특별 대우를 받는 것 같은 만족감을 느끼며 쇼핑을 즐길 수 있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훗날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소비자들의 요구에 대응하느라 친절하게 청바지 사이즈를 다변화하자, 게스가 평범한 캐주얼 브랜드로 전락한 점이다. 까칠함을 포기한 대가로 매출은 늘어났지만, 게스는 더 이상 고객들이 열광하는 인기 브랜드가 되지 못했다.
 
이른바 까도남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경영자라면, 과감하고 도발적인 결정을 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 스스로 고객층을 제한하는 대신, 해당 고객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반영한 상품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퉁명스럽지만 오히려 선망의 대상이 되어버린 까도남은 까칠하기 때문에 인기를 끄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만은 친절하다’는 믿음을 준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