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뉴스

완벽했던 ‘아덴만의 여명’… 한계점은?

권영구 2011. 1. 22. 18:37

 

완벽했던 ‘아덴만의 여명’… 한계점은?
[서울신문] 2011년 01월 22일(토) 오후 05:42  

 

[서울신문 M&M]

21일 오후 해군 청해부대 소속 4500t급 구축함 ‘최영함’(DDH-981)과 UDT 대원들이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해운 소속 ‘삼호 주얼리호’를 구출하는데 성공했다.

‘아덴만의 여명’이란 작전명처럼 현지시간으로 동이 틀 무렵 전격적으로 실시된 이번 작전을 통해 청해부대는 삼호 주얼리호를 납치하고 있던 해적 중 8명을 사살하고 5명을 생포하는 등 모두 13명을 제압하고 21명의 인질을 무사히 구출해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작전이 최영함과 ‘슈퍼 링스’(Super Lynx) 헬기, 소형 고속단정 등이 동시에 동원돼 입체적으로 실시됐다고 밝히고 있다.

합참에 따르면 작전개시와 함께 최영함이 함수에 장착된 5인치(127㎜) 함포로 위협사격을 가해 해적들의 주의를 끌었으며, 이어 함미에서 이륙한 링스 헬기가 기관총을 이용해 외부 갑판에 나와 있던 해적들을 향해 사격을 가하는 한편 헬기에 타고 있던 저격수가 해적을 사살했다.

고속단정을 타고 접근한 대원들은 해적들이 함포사격과 헬기에 정신이 팔린 틈을 노리고 삼호 주얼리호에 올라타 본격적인 소탕작전에 들어갈 수 있었다.

청해부대가 보유한 가용장비를 모두 동원한 완벽한 작전이었고, 인질 1명이 생명에 지장없는 총상을 당한 것을 빼면 해군이나 인질의 피해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 작전을 통해 청해부대의 한계도 드러났다. 바로 침투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이번 작전에서 UDT 대원들은 최영함에 실려있던 3척의 고속단정을 이용해 삼호 주얼리호에 접근, 사다리를 통해 침투했다.

고속단정은 다수의 대원들을 한꺼번에 옮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속 100㎞에 가까운 빠른 속도를 낼 수 있고 즉응성이 뛰어나서 많은 국가들이 애용하는 장비다.

하지만 끊임없이 파도가 치는 바다 위에서 총기와 각종 장비를 메고 갑판까지 5~10m나 되는 높이를 사다리에만 의지해 올라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파도가 높으면 임무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이나 독일, 프랑스, 러시아 등 아덴만에서 선박 구출에 성공한 바 있는 주요 국가들은 고속단정을 이용한 해상침투와 헬기를 이용한 공중강습을 병행하고 있다. 청해부대의 링스 역시 공중강습을 할 수는 있으나, 문제는 태울 수 있는 대원이 몇 명 안된다는 점이다.

미국의 경우 최대 11명의 병력을 태울 수 있는 ‘SH-60 시호크’(Sea Hawk) 헬기를 사용한다. 이에 반해 링스는 소형인 탓에 주조종사와 부조종사 두 명을 빼면 최대 4명밖에 태울 수 없어 다수의 인원이 팀 단위로 움직이는 UDT 대원들을 실어나르는데 무리가 있다.

또 청해부대에는 1대의 헬기만이 파견돼 있어 이를 수송용으로 쓸 경우 엄호해줄 헬기가 없어진다는 것도 문제다. 이번처럼 엄호를 위해 기관총을 장착하거나 저격수가 탑승하면 침투 대원을 태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 해군도 중형 헬기인 ‘UH-60 블랙호크’(Black Hawk)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 헬기는 ‘육상용’ 헬기로 링스나 시호크 같은 해상용 헬기와 구조적으로 차이가 있다.

해상용 헬기는 최영함과 같은 구축함의 비좁은 격납고에도 들어갈 수 있도록 로터와 동체가 접히도록 설계되지만, UH-60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청해부대에서 사용이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청해부대가 시호크같은 중형헬기를 갖춘다면 앞으로 있을지 모를 선박 납치 사건에서 좀 더 융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사진 = 훈련 중인 청해부대(자료화면)

서울신문 M&M 최영진 군사전문기자 zerojin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