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2190

평사리 안부

평사리에도 어김없이 봄이 왔군요모진 겨울 뚫고 파릇 돗아난 청보리들이한없이 기특하고 대견스럽습니다한평생 해로하는 노송 부부도 여전하고제 계절인양 힘줄 퍼덕이는지리산 끝 줄기는 또 얼마나 듬직하던지요멀리 섬진강 너머 다압 마을에선살살살 매화 바람마저 불어오니이것 참... 봄에게 마냥 무너질 수 밖에요그리운 당신은 어디에서 무얼하고 계신지요행여 나처럼 봄앞에 무너지고 있는건 아닌지그리운 당신... 나의 봄이라 부르는 당신은사진.글 - 류 철 / 하동에서(지난 향기메일 중에서 엄선하여 다시 보내드립니다.)

좋은 글 2025.04.30

무서운 것은움직이는 것이다몰려다니는 것이다퍼트리는 것이다나를 지우는 것이다깊숙한 곳으로 뻗는 질긴 뿌리들까맣게 잊혀도 괜찮겠니,팽나무 아래서홑겹 같은 혼자를 밥상처럼 놓고 앉아그늘의 뼈를 맞추며중얼거리다가호미처럼 서러워진 적 있다- 성금숙 시 ‘풀’무리의 힘, 자신을 지워 하나로 몰려다니는 힘.질기게 뻗는 힘.비록 개개의 이름은 몰라도뿌리내려 사는 것들의 무서운 힘입니다.

좋은 글 2025.04.29

길이 가깝다고 해도

길이 가깝다고 해도가지 않으면 도달하지 못하며,일이 작다고 해도행하지 않으면 성취되지 않는다.- 순자사람과 이야기 하다보면저 사업 아이템은 내가 예전에생각해 놓았던 건데 라는말을 듣곤 합니다.하지만 그 사람이 사업을 진행하여성공시킨 사람은 아니지요.생각만으로는결코 완성과 성취를 이룰 수는 없습니다.좋은 아이디어가 있나요?먼저 행하는 사람이그 아이디어의 주인입니다.(지난 향기메일 중에서 엄선하여 다시 보내드립니다.)

좋은 글 2025.04.28

나무와 목수

콘크리트 건물의 수명이 불과 몇 십년인데 비해목재로 만든 한옥은 천년 이상을 견딘다.저 옛날 이 땅의 목수들은절대 나무를 함부로 베지 않았다고 한다.베기 전에 의복을 제대로 갖추고 큰절을 올려 예의를 표했으며베고 난 후에도 둥치에 소금과 흙을 덮고는 또다시 큰절을 올렸다.또한 집을 지을 때 네 개의 기둥목은 나이테를 보고살아 있을 때의 방향 그대로 세워서기둥이 생시적 몸의 기억을 잃지 않도록 하였다.풀 한포기, 흙 한줌의 생명도 존중하는깊은 정신세계가 근간이 되었을나무에 대한 배려와 간절한 소망이 있기에집의 일부가 된 나무도 천년을 변치 않는 견고함으로큰 목수의 꿈을 지켜 주는 것이다.(지난 향기메일 중에서 엄선하여 다시 보내드립니다.)

좋은 글 2025.04.25

거울을 닦으세요

살다보면 아주 맑고 투명하던 마음의 거울이나도 모르는 사이에 더럽혀져 있습니다.그런데도 사람들은 마음의 거울이 아닌겉모양만 비춰보는 거울만 열심히 닦습니다.겉만 깨끗하면, 그리고 화려한 치장만 하면만족해하며 사는 세상의 거울은이미 쓸모없는 거울입니다.지금 우리는 흐려진 마음의 거울을 닦고나의 마음의 행로를 비추어 보아야 합니다.예전처럼 모습 그대로인지아니면 내 모습이 많이 더럽혀지고아주 많이 헝클어진 추한 모습은 아닌지.흐려진 마음의 거울을 닦고내 마음의 행방을 찾아보아야 합니다.- 백야님 중에서겉은 형식에 불과하지요.겉보다 더 소중한 내면의 아름다움을 위하여마음의 거울을 유리처럼 맑게 닦겠습니다.(지난 향기메일 중에서 엄선하여 다시 보내드립니다.)

좋은 글 2025.04.24

나눔이란 관심을 기울이는 일이다

내가 사는 곳에는 눈이 많이 쌓이면짐승들이 먹이를 찾아서 내려온다.그래서 콩이나 빵부스러기 같은 먹을 걸 놓아준다.더러 찾아오는 박새한테는 좁쌀이 필요하니까장에서 사다가 주고 있다.밤에 잘 때는 이 아이들이 물 찾아 개울로 내려온다.그래서 이들을 위해 해질녘에 도끼로 얼음을 깨고물구멍을 만들어 준다. 물구멍을 하나만 두면그냥 얼어 버리기 때문에 숨구멍을 서너 군데 만들어 놓으면공기가 통해 잘 얼지 않는다. 그것도 굳이 말하자면내게는 나눠 갖는 큰 기쁨이다.나눔이란 누군가에게 끝없이 관심을 기울이는 일이다.- 법정의 중에서나눌 수 있다는 것은자신이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의 문제보다는얼마나 같이 느끼고 있는가의 문제인것 같습니다.물론 생각과 실제 행함에는 큰 차이가 있지만행함 이전에 생각이 반드시 선행되..

좋은 글 2025.04.22

물 속의 고기가 목말라 한다

물 속의 고기가 목말라 한다는 말을 듣고나는 웃었다.진리는 그대 집안에 있다. 그러나그대 자신은 이를 잘 모르고 있다.여기 바로 진리가 있다.- 까비르물 속에서 고기가 목말라 물을 찾는 것은진리를 옆에 두고도 찾지 못하는 것이라고할 수도 있지만물이 있음에도 목말라 하는욕심의 산물이기도 합니다.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바로 진리를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요.(지난 향기메일 중에서 엄선하여 다시 보내드립니다.)

좋은 글 2025.04.21

붓 한 자루의 힘

1971년 7월 온 국민이 흥분에 쌓이는 일대 사건이 있었습니다.충남 공주에서 1천 4백 년 전의 백제 25대 왕이었던무령왕릉이 발견된 것입니다. 입구의 벽돌을 떼어내자마치 통조림을 열듯 '퍽' 하는 소리가 나면서 오랫동안 묵혀있던 가스가 분출돼이것이 최초의 발견임을 알 수 있었다고 합니다.그 순간, 발굴팀이 느꼈을 희열은 전율과도 같은 것이었겠지요.그러나 이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발굴 현장은 취재 경쟁으로난장판이 되었습니다. 광복 이후 최대의 발견이라는 평가를 들은 지15시간 만에 졸속 발굴로 마무리되고야 말았지요. 당시 발굴 현장의 책임자는귀중한 학술적 정보를 놓치게 되었다며 자책하였다 합니다.이러한 발굴 작업을 하는데 필요한 최고의 도구는바로 평범한 붓 한 자루라고 합니다.피라미드와 같은 거대한..

좋은 글 2025.04.18

새벽 희망

문태성님(tsmoon1@hanmail.net)께서 권영구 대표님께 드리는 향기메일입니다.새벽 희망 새해 벽두라도 숯막집 사람들은너나없이 참 분주하다절망을 태우고 희망을 피워 올린다이 시린 새벽을 온전히 폐부로 삼키곤다시 거친 숨으로 발걸음을 옮긴다아직 네게로 닿는 길이 아득하기에늘 나의 터벅 걸음은 희망이다사진.글 - 류 철 / 신림에서(지난 향기메일 중에서 엄선하여 다시 보내드립니다.)

좋은 글 2025.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