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밭 새벽편지(행복한 家)

[일상스토리]네잎클로버보다 세잎클로버

권영구 2026. 8. 24. 10:15

길을 걷다보면 클로버가 무수히 가득찬 곳들을 보게 된다. 우리가 한번씩 가다 멈춰서서 클로버를 자세히 살펴볼 때는 모두 네잎클로버를 찾을 때다. 세잎클로버가 가득한 그 속에서 네잎클로버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보니 발견하면 굉장히 기뻐하게 된다.

요즘엔 소품샵에서도 네잎클로버를 박제한 키링을 팔기도 한다. 네잎클로버는 그 정도의 가치가 되었다. 네잎클로버의 꽃말은 행운. 모두가 행운을 원하기 때문에. 행운을 바라보기 때문에.

몇 년 전, 계기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세잎클로버의 꽃말을 알게 되었다. 세잎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행운을 바라보다, 행복을 놓치고 사는 건 아닐까.

 

나는 늘 특별하고 커다란 행운을 꿈꿨다. 그 꿈은 날이 갈수록 내 어깨를 짓눌러왔다. 현실은 기대와 달랐기에 마치 로또 당첨에 번번이 실패하는 사람처럼 시들어갔다. 나는 항상 미래 또는 과거에 머물러있었다. 현재에는 내가 없었다. 저 먼 미래 어딘가에 행운이 찾아와서 잘되어 있겠지라는 생각으로만 살았다. 그러다보니 점점 지금을 제대로 살지 못하게 되었다.

 

기대가 어긋날 때마다 나는 누워서 우울함을 곱씹었다. 지금을 느낄 수가 없으니 지금을 견뎌낼 힘이 없었다. 그럴 때마다 잠으로 도피했다. 잠을 자고 있으면 현실에서 벗어나는 기분을 느꼈다. 항상 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고 싶어했다. 돌이켜보면 그때의 나는 행복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받고 부터 하나씩 나를 위해서 고쳐가기 시작했다. 자기계발 영상도 무수히 많이 봤다. 모두가 비슷한 말을 했다. 현재를 살아야 한다, 현재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소확행이란 말이 유행했을 때는 그런 사소한 행복이 뭐가 중요한가 하는 시니컬한 태도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사소한 것에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행복의 총량이 커진다. 그때는 몰랐다. 아주 커다란 행운을 맞이해야만 사람은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내겐 네잎클로버보다는 세잎클로버가 더 값지다. 길가에 가득한 세잎클로버만큼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네잎클로버의 값어치도 알아볼 수 있는 법이니까. 행운은 행복을 느낄 수 없을 때 찾아와봐야 그것을 모르기에 행운이 될 수 없다. 행복을 제대로 느끼고 지금을 잘 살아갈 수 있을 때 맞이해야 제대로 작동하는 법이다. 그리고 그런 일상을 보내다 보면 행운을 쳐다보고 있지 않아도 그가 나를 찾아온다.

 

지금을 온전히 느끼는 것. 현재의 소소한 행복들을 쌓아가 보는 것. 그러다보면 나만의 행복들로 가득한 일상이 만들어질 것이란 걸.

 

 

by 다미 https://brunch.co.kr/@sheun919/20
(위 글은 작가님께서 행복한가에 기부해주신 소중한 글입니다. 행복한가 이외의 공간에 무단 복제 및 도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며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됨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