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을 맞고 나오는 길에 엄마가 꽃을 유심히 들여다보시면서 그러셨지요.
"나이를 100살 가차이 먹었는디도 내가 모르는 꽃이 있응께
세상천지에 꽃이 얼마나 많을 겨."
오늘 동의보감 한의원 앞을 지나오면서 봄이 오고 개나리보다 앞서 영춘화도 피었는데,
이 정도 화창한 날씨면 휠체어를 타고 동의보감 한의원에도 가고
강둑에 가서 백마강 강물도 구경하고 들꽃을 꺾어서 집에 오곤 했는데,
엄마는 누워 계시고 휠체어도 못 타신다는 게 꿈인가 싶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식사도 잘하시고 의식도 총명하셨는데 어쩌다 느닷없이 뇌경색이 왔을까요?
영춘화가 필 때는 매화가 같이 피고, 개나리가 필 때는 벚꽃이 같이 피어난대요.
생긴 게 비슷해서인지 영춘화와 개나리가 꽃말도 같아요.
꽃말이 '희망'과 ‘깊은 정'이라고 해요.
엄마! 영춘화랑 매화는 이미 피었으니까,
개나리가 피고 벚꽃이 필 때는 꼭 휠체어에 앉아서 탈 수 있도록
식사 잘하시고 체력을 길러보십시다요.
영춘화 꽃말이 희망이고 깊은 정이라잖아요.
봄에 벚꽃이 피면 음력 3월 7일 엄마 생신도 오잖아요.
달력을 보지 않아도 벚꽃이 봉오리가 생기기 시작하면
엄마의 생일이 다가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이제 벚나무에 꽃눈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올해도 엄마 생일날엔 벚꽃이 만발하겠지요.
올봄 엄마의 96번째 벚꽃이 피어나면
만개한 벚꽃 길을 누비며 휠체어 드라이브를 해 보아요.
- 김진태 저, <엄마는 고맙다 했고 나는 안녕이라 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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