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독서MBA 뉴스레터 254] 기적을 이룬 꿈...미국 교민들 중에서 그 분 신세를 지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권영구 2023. 4. 18. 09:45

 

2001년 회기 중 의원 한 사람이 미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모든 사람이 종교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성문화된 미국 헌법상 상원의회 개회 시마다 기독교식으로 기도를 하는 것은 옳지 않으니, 기도 대신 음악을 연주하고 시 낭송을 하도록 하자는 입법안을 제출했다. 종교의 자유라는 이유로 제출된 그 법안이 제출되고, 여러 날이 지나 다음 날 오후 4시면 투표를 하는데 반대 입법이 없었다. 반대 입법이 없으면 그대로 통과된다. 그는 밤 늦도록 반대 법안을 작성하여 아침 일찍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사인을 받아 법안을 제출했다. 투표 시간이 되어 그는 입법안에 대한 제안 설명을 했다. “미국은 이민자들이 만들어 낸 나라입니다. 세계 각국에서 이 나라에 왔습니다. 우리가 기도하면 세계의 이민자들을 대표할 뿐만 아니라 이는 세계만민을 대표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먼저 기도하고 음악과 시 낭송도 하기를 제안한 나의 법안을 통과시켜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결과는 2표 차이로 그의 법안이 승리했다.

 

그 일이 있은 3주 후 부의장 선거가 있었다. 반대당인 공화당의 막강한 정치적 역량을 가진 의원이 “나는 부의장으로 폴 신 의원을 추천합니다”라며 신의원을 추천했다. 그는 귀를 의심했다. 상원의원 49명 중 추천 제의자를 제외한 모두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일제히 그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 것을 느끼며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어쨌든 반대당에서의 추천이니 민주당에서는 환영할 수밖에 없었다. 만장일치로 당선되었다. 나중에 그 의원을 만나 "왜 나를 추천했지요?" “당신은 미국의 역사를 알고 신앙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훌륭한 지도자가 될 것으로 믿어 추천한 것입니다” 이렇듯 전혀 예상치 못한 부의장이 되고, 재신임으로 재선이 된 후 국제 무역경제 발전 위원장으로 선출된 것은 정치 경력도 일천하고, 더욱이 백인 정치 현장에서 동양인인 그에게는 꿈도 꿔 본 적이 없는 중책이었다.

 

신호범은 미국에 입양되어 대학교수가 되자 한국으로 돌아와 백방으로 수소문하여 아버지를 찾았다. 그는 아버지와 계모 가족을 미국으로 이주시킨 후 부양했다. 또한, 이복형제 5남매를 모두 미국으로 초청하여 공부를 시켰고, 이들에게 사업자금을 주어 사업을 하게 하였으며, 특히 계모를 지극 정성 모셨다. 이것은 가식 없는 그의 착한 천성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한국 교민들은 신호범 의원의 신세를 지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다. 사소한 교통위반으로 경찰서에 연행되면, 새벽 1시라도 신호범 의원을 찾으면 반드시 나타나 그를 대변하고 구해 주었으며, 크고 작은 사건은 물론 ‘N0'라고 말하지 못하는 그는 자신보다 타인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 높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불우한 한인이 있다면 세계 어디라도 그들을 찾아가는 신 의원은 정직하고 겸손하고 정의로우며 타고 난 봉사자이자 착한 사람의 표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