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면 열 인사제도가 안부러운 멘토링제 | |
구체적 제도 장치 있어야 멘토-멘티관계 효과 발휘 | |
20명으로 시작한 후보들이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이는 과정을 관찰하면 존경할만한 선생님을 그리워하는 현대인의 갈증이 느껴진다. 특히 김태원이 보여준 멘토링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다. 손진영, 이태권, 백청강 등 김태원의 제자들은 나름대로 뛰어난 가창력에 비해, 비주얼 스펙은 다른 출연자에 비해 떨어져서 초반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도, 이들이 4강까지 진출한 데에는 김태원식 멘토링의 힘이 절대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는 참가자들의 강점을 북돋는 방식의 격려 멘토링으로 일관했다. 예컨대 제자들을 ‘그대’라고 호칭하면서 “그대는 이미 아름답다” “그대는 이미 많은 것을 성취했다”며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독설 멘토링’으로 일관한 다른 멘토의 제자들이 4강 진출에 모두 실패한 것을 보면, 현대인들이 김태원의 멘토링을 갈구했다는 사실을 엿보게 한다.
기업에도 직원을 육성하는 멘토가 필요하다 이러한 필요를 발견한 기업들은 일찍부터 조직 내에 멘토링 제도를 도입했고, 지난 수 년간 질적 변화를 일으켰다. 초기에는 신입사원의 적응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멘토링이 가볍게 시작되었다가, 최근에는 본격적인 인재개발의 툴(Tool)로 발전했다. 그 중에서도 멘토링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조직을 빠르게 키운 국내 기업 사례가 있다. 이 기업은 2002년도부터 전사차원에서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대한 후임자를 상시적으로 키우는 멘토링제도를 사용하고 있다. 기업이 워낙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기에 능력있는 직원들은 언제라도 신사업 부서로 발령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상황이 이러하니, 직원들이 새로운 업무를 맡아 옮겨갈 때에도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멘토링이 그에 대한 해법으로 떠올랐다. 이 기업에서 멘토가 되는 선배 직원은 가능성이 있는 후배 직원과 짝을 이루어, 업무 지식을 전달할 뿐 아니라 개인적 인생 상담까지 지원한다. 이 기업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매 달 사업부별로 ‘숨은 진주 찾기’라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프로 스포츠 에이전트가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를 발탁하듯이, 각 사업부장들이 자신의 조직 또는 다른 조직에서 가능성있는 직원을 발굴해서 발표하며, 마치 프로 스포츠 선수들처럼 인재를 트레이딩(trading)하는 프로그램이다. 트레이딩이 늘 그렇듯이 우수한 직원들을 잃는 부서장은 이를 안타까워하겠지만, 전사적으로는 이익이 더 크다. 예를 들어, A 사업부장이 B 사업부에서 가능성 있는 직원을 발견하였으면, B 사업부장이 이 직원을 대신할 대체인력을 구하는 등의 대안을 찾지 못하더라도 회사는 전사적 인재개발 차원에서 해당 직원을 B 사업부에서 A 사업부로 옮기는 발령을 내린다. 기업이 이렇게까지 직원육성에 신경을 쓰는 것은 결코 윤리적인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것은 철저하게 기업이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한 노력이다. 21세기 지식사회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제1의 원동력은 사람이다. 그래서, 우수한 인력을 발굴, 육성, 활용하는 능력은 기업의 핵심적인 경쟁우위가 된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의 멘토링 노력은 아직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안타깝게도 많은 직장인들은 기업이 직원을 육성하기 보다는 이윤창출을 위해 자신을 이용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직장에서 접하는 멘토링 또한 격려보다는 꾸중과 질책이 많다고 푸념한다. 멘토링은 직원에 대한 애정과 효과적인 제도의 결합이 가능할 때 성공한다. 김태원이라는 멘토에 열광하는 현대인의 정서를 파악하는 기업이라면 다시 한 번 조직 내에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멘토링을 정착시킬 궁리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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