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지식

애써 떠올린 아이디어 묵혀두지 않으려면?

권영구 2011. 11. 18. 09:24

애써 떠올린 아이디어 묵혀두지 않으려면?
아이디어 실행력을 높이는 3단계 해법

출판사 : 중앙북스
발행일 : 2011년 02월 25일
페이지수 : 322

-생각을 성과로 만드는 법이 궁금한 경영진
-창의적인 팀을 효과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중간 관리자
-아이디어는 있지만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모르는 모든 사람들



스콧 벨스키(Scott Belsky)는 아이디어 조직화에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회사 ‘비핸스(Behance)’의 창립자이자 CEO이다. 코넬 대학교에서 디자인과 환경, 경제, 경영을 전공하고,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과정을 마쳤다. 골드만삭스에서 리더십 향상과 조직 개선을 추구하는 모임인 ‘파인 스트리트’의 일원으로 활약한 경험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경영지도자들의 잠재력을 계발하는데 관심을 쏟았다. 현재는 그래픽 디자인의 허브로 유명한 ‘비핸스 네트워크’와 온라인 두뇌집단인 ‘99%’를 운영하고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머리 아파하며 속상해 한 적이 누구나 있다. 또 최신의 유행 아이템을 보며 ‘아 저거 내가 생각했던 것과 똑같네’하며 아쉬워한 경험도 있을 것이다. 사실 후자의 경험이 우리를 더 안타깝게 한다. ‘내 생각’이 ‘나의 손’을 거쳐 시장에 ‘내 상품’으로 나왔다면, 지금 누군가에게 돌아가고 있는 성공의 이름이 내 것이 되었을 텐데, 나의 생각은 그저 스쳐 지나간 아이디어일 뿐이고, 누군가의 생각은 상품이 되어 부와 성공을 가져다 주고 있으니 말이다.

모두들 성공을 위해선 창의적이고 기발한 생각이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성공과 실패를 결정 짓는 것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결과물이다. 누구나 훌륭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소수의 사람만이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어떻게 하면 우리는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그들의 생각은 어떻게 실현됐을까 (Making Ideas Happen)’에서 답을 찾아보려고 한다.  

 

Step1: 생각을 직조하라
왜 아이디어는 아이디어에 머무를 뿐 100가지 아이디어를 가지고 한가지 결과물도 손에 쥐지 못하는 것일까? 생산성 향상과 아이디어 실행에 필요한 요소들이 아이디어의 원천인 창의성과 자주 충돌하기 때문이다. 흔히 생각하듯이 창의적인 사람들은 조직에 속하기를 꺼려하고 자신만의 세계에서 두서없이 일하는 것을 즐긴다. 하지만 창의적인 성향과 조직적인 성향이 공존할 수 있을 때 뛰어난 아이디어는 실현될 기회를 갖게 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속담은 아이디어 조직화의 중요성을 잘 설명한다.

아이디어 조직화란 머릿속에 막연하게 떠다니는 아이디어를 붙잡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생각하기 앞서, 내가 하는 모든 일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모든 일을 프로젝트라 명명해 보자. 오늘 오후의 업체 미팅에서 내년 하반기 시장에 신상품을 출시하려는 장기 계획에 이르기까지, 사실 우리의 모든 활동은 크고 작은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

이런 프로젝트들을 중심으로 아이디어를 붙여나가는 것이 아이디어 조직화의 첫걸음이다. 프레젠테이션에 어떤 도구를 이용할 것인지를 떠올리는 것에서 신상품에 어떤 기능을 추가해야 할지 색다르고 효과적인 아이디어를 덧붙일 수 있다. 아이디어가 관련 프로젝트에 적절히 녹아 들어갈 때 그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다. 프로젝트 안에 있는 많은 요소들에 질서를 주고 체계를 세울 때, 아이디어들을 포착하고, 서로 연관성을 찾고 실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상의 모든 일을 프로젝트라 명했지만 경중은 있다. 세 가지 항목으로 나눌 수 있는데 ‘행동항목’, ‘참조항목’, ‘후순위항목’이다. 첫 번째 ‘행동항목’은 조금씩 나아가기 위해 수행해야 하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과제이다. 담당자에게 전화하기, 샘플 만들기, 컴퓨터 수리하기 등 모든 동작 등을 행동 항목으로 정리 할 수 있다. 두 번째 ‘참조항목’은 프로젝트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말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검토했던 자료들로 관련 인쇄물, 스케치, 메모, 회의록, 안내서, 웹사이트, 참고문헌 등이 포함된다. 시간의 흐름이나 중요도 등에 따라 잘 정리해두면 효과적으로 자료를 활용하는데 도움이 된다. 세 번째 ‘후순위항목’은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것들이다. A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 당장은 별 상관이 없지만 언젠간 쓸 만 할지도 모를 B상품과 관련된 아이디어가 불쑥 떠오를 수도 있다. 지금의 프로젝트와 직접 관련이 없더라도 언젠가 다시 고려해 볼 만한 아이디어들도 후순위항목에 붙잡아 둘 수 있다.

 

Step2: 함께 움직일 사람을 찾아라
 다른 사람의 손길이 닿았을 때 아이디어가 새로운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아이디어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구체화를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추가될 수 있다. 또 다른 사람과 같이 작업을 할 때 일을 끝까지 추진하겠다는 책임의식도 높아지게 마련이다.

 

1. 주변의 힘을 끌어내라
2009년 2월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공동체와 생산성의 상호작용에 관련한 MIT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온라인 인맥이 상당히 넓은 사원들이 동료들보다 7% 더 높은 생산성을 과시했고, 오프라인 인맥을 집중적으로 쌓은 사원들은 무려 30%나 높은 생산성을 기록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개인이 속한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동체가 아이디어를 다듬고 집중력을 유지시켜 실행과 결과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을 증명한다.

창의적 인재들을 창의적 아이디어와 실행력이라는 측면에서 몽상가, 행동가, 점진주의자로 나눠 볼 수 있다. 몽상가는 끝없이 샘솟는 창의력과 빛나는 재능이 있지만 행동을 조직해서 효과적으로 실행시키는 능력은 부족하다. 반면 행동가들은 실행에 치중하기 때문에 상상력은 그다지 풍부하지 않다. 점진주의자들은 꿈꾸는 단계와 행동하는 단계를 거침 없이 넘나드는 사람들이다. 몽상가는 행동력이 부족해서, 행동가는 창의성이 부족해서, 점진주의자들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각자의 힘만으로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한다. 누구나 자신의 장점을 돋보이게 해주고 약점을 보완해 줄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2. 나를 홍보하라
아이디어는 함께하는 사람들의 힘이 없으면 어느새 사라져버린다. 자기 업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수의 잠재협력자들을 찾아 자신의 아이디어를 알리고 그들을 끌어들이는 일이 중요하다.

2007년 1월 ‘워싱턴 포스트’는 이상한 실험을 진행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이 3,500만 달러짜리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으로 워싱턴 D.C.의 한 지하철 역에서 연주를 했다. 불과 며칠 전에도 그의 연주를 듣기 위해선 수 백 달러의 표를 사야 했지만, 그날 벨은 43분의 연주 끝에 단 32달러 17센트를 모금했다. 만약 이 공연이 홍보 되었더라면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홍보는 매우 중요하다. 순수하게 자신의 능력을 홍보하려 해도 단순한 자기자랑으로 몰릴까 두려워 홍보를 꺼리는 경우가 많지만 홍보의 힘은 결과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다. 내가 갖고 있는 장점이 무엇인지 아무도 모르는데 그것을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누가 이용해 주겠는가?

훌륭한 자기 홍보 전략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진실되게 나타낼 수 있는 본질적인 관심사를 알리는 것에서 시작된다. 우선 자신만이 갖고 있는 남다른 능력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한다. 그 다음 그 능력이 왜 장점이 되는 지 설명한다. 이러한 분석이 끝나고 나면 나의 남다른 능력과 장점을 공유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블로그나 트위터와 같은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고, 관련 모임에 가입하거나,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봉사활동 같은 경험을 통해 자신을 노출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다.   

 

Step3: 리드하라
아이디어가 성숙하고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주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주위의 도움을 받고 팀을 꾸렸다면 누군가 리더가 되어야 하고, 훌륭한 리더십이 있어야 그 팀이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이다.

 

1. 팀을 리드하라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신과 자신의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보상체계에만 의지해서는 부족하다. 끝을 알 수 없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록 연봉협상과 승진과 같은 단기적인 보상을 뛰어 넘어 팀의 의욕을 끊임 없이 고취시킬 수 있는 자극이 중요하다.

‘자포스’는 닷컴 전성기에 설립된 가장 규모가 큰 온라인 신발매장으로, 2009년 ‘포천’에서 선정한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에 23위를 차지한 회사이다. ‘자포스’는 단순히 신발이라는 상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 서비스에 중점을 주는 회사로, 직원들의 헌신과 만족감을 중요하게 여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직원의 주인의식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주식 보상제도와 수익분배 보너스 제도 대신 ‘자포스’ 만의 행복감을 중시하는 독특한 사내 문화로 직원의 만족감을 높인다. 훌륭한 관리자, 적절한 휴가제도, 회사의 사명이나 전망에 대한 믿음들이 봉급보다 효과적으로 직원의 근무 의욕을 고취시키는 보상의 대체 수단이 될 수 있다.   

 

2. 셀프 리더십을 키워라
 창의적인 지도자들 대부분은 개인적인 불안이나 공포, 또는 자기가 스스로 정한 한계가 아이디어 실현에 장애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외부의 요인보다 자기 자신의 내면에 있는 무언가가 아이디어 실현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셀프 리더십이란 스스로 각성하고 인내하면서 자신의 잠재력을 제한하고 있는 무언가를 억제하는 힘이다. 리더는 순간에 몰두하고 다른 사람의 말에 진심으로 귀 기울일 수 있는 깨어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깨어있다면 뛰어난 판단력으로 모호한 상황을 잘 파악하고 견뎌내는 인내심을 키울 수 있다. 쓸데없는 불안과 공포를 극복하고 차분하게 상황에 대처하는 힘을 갖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실패의 경험을 피할 길은 없다. 실패를 경험했다면 실패에서 이득을 챙기면 된다. 실패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 일은 창의적 과정 가운데 중요한 부분이다. 우선 실패 원인이라고 할만한 외적 상황이 무엇인지 파악한다. 시기가 좋지 못했는지 고객의 욕구를 제대로 파악했는지 등을 살핀다. 그렇다면 그런 판단을 내리게 된 판단력을 흩뜨리는 내적 요인이 무엇이었는지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뜻하지 않은 결과에서 건질만한 것이 있는지 물어본다.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되려면 실패를 잘못된 것으로만 단정지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생각은 어떻게 실현됐을까’의 저자는 “아이디어 실현=(아이디어)+조직화와 실행력+함께하는 사람들의 힘+리더십“ 이라는 공식을 제안한다. 몰론 이 공식을 이용해 정답을 얻기 위해서는 복잡한 풀이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아이디어를 실행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복잡한 풀이과정에 약간의 팁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명주 IGM객원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