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의 저주를 역이용하라 | |
합리적 판단을 가로막는 ‘불확실성 효과’ | |
<이계평 IGM 교수>
백화점 상품권을 내가 제시하는 할인가에 살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치자. 먼저 5만원짜리 상품권에 대해 얼마의 가격에 구입할 것인지 메모지에다 적어보자. 다음으로 10만원짜리 상품권은 얼마에 살 것인지 첫 번째 답 아래에 적어보자. 마지막으로 5만원짜리 상품권을 받을 가능성이 50%, 10만원짜리 상품권을 받을 가능성이 50%인 ‘복권’은 얼마에 사겠는지 가장 밑에 적어보자. 자, 당신의 3가지 답 중 마지막 복권에 대한 값은 얼마인가? 아마도 5만원짜리 상품권에 대한 값과 10만원짜리 상품권에 대한 값 중간쯤이 아닐까? 당연히 그 기대가치가 중간쯤 될 테니까 말이다.
불확실성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 그래서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을 그니지는 불확실성 효과라는 말로 표현했다. 불확실성 효과는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시작된 금융위기의 영향이 전세계로 퍼진 배경도 일면 불확실성 효과가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불확실성을 대하게 되면 사람들의 두뇌는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부분보다 감정을 담당하는 영역이 더 활발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즉 이성이 아닌 감정이 판단을 한다는 것. 그럼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판단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UCLA의 리버먼 교수팀은 사람들이 감정이 복받칠 때에 그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찾도록 하면 감정을 관장하는 영역이 활동을 줄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니 불확실성에 부딪히게 되면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표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불확실성 효과는 기업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두 가지 측면으로 생각해 보자. 먼저 기업의 전략적 의사결정에 미치는 불확실성 효과를 줄여야 한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기업들은 내년도 사업계획을 준비할 것이다. 하지만 최근 경제상황을 생각하면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이 생각을 가로막는다. 이런 상황에 빠지다 보면 합리적인 생각이 자리를 찾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계획을 세워서 후회할 수도 있다. 만약 앞날이 막연하다면 계획을 세우기 전에 그 상황을 구체적으로 표현해 보라. 상황에 대한 표현으로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를 벗어난 다음에 내년도 계획을 세워야 합리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능해 질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도 불확실성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온라인 쇼핑몰을 예로 들어보자.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도착한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반품을 하는 절차가 까다롭다면 어떻게 할까? 아마도 구매를 망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여성 신발의 경우는 신어보지 않고 사는 경우 무려 50%가 넘는 사람이 반품을 고려한다고 한다. 자포스라는 여성신발 온라인 쇼핑몰의 365일 반품 보증 서비스가 인기를 얻는 이유다.
불확실성 효과는 사람들에게 너무 큰 영향을 미쳐 불확실성의 저주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불확실성을 제대로 알기만 해도 그 저주를 피해나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피하는 불확실성을 보증하는 상품을 만든다면 소비자들이 줄을 설 것이다. 당신의 고객들이 두려워하는 불확실성은 어떤 것이 있는지, 지금 당장 찾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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