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지식

성공률 불과 4%인 혁신, 리더가 나서라

권영구 2011. 11. 4. 10:35

성공률 불과 4%인 혁신, 리더가 나서라
아이디어 보다 실행이 성공 좌우

GS 허창수 회장은 계열사 CEO를 비롯한 경영진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연례모임에서 ‘혁신은 이제 의무이자 필수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종전보다 몇 배 빠른 템포로 혁신하고 또 혁신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혁신은 왜 하는 것일까? 이유는 단 하나, 최고 기업으로 가는 지름길을 찾기 위해서이다. 기업을 새로 시작하거나 신규 사업을 하게 되면 수 많은 어려움을 만나게 되고 이를 잘 극복해내면 어느 정도 성공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하지만 여기까지이다. 어느 수준까지는 남들과 같은 패턴으로 일을 해도 도달할 수 있지만 최고 기업으로 가는 길은 그리 녹녹하지가 않다. 바로 이 최고의 기업으로 가기 위해 우리는 혁신을 하는 것이다.

혁신의 완성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곧 실행이다!
하지만 우리는 혁신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보다는 실패했다는 말을 훨씬 더 많이 듣는다. 모두가 혁신 때문에 본 업무를 못할 정도로 혁신에 매달리는데 말이다.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 가령, 성장가도를 달리던 M사가 시장 변화로 어려운 위기를 맞는다고 하자. 이 때 뛰어난 혁신 아이디어를 들고 나타난 전략팀 박과장. 그의 뛰어난 아이디어가 회사를 위기에서 구해내고 결국 ‘잘 먹고 잘 살았다’로 끝날 수 있을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뛰어난 혁신 아이디어만 있으면 이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단박에 회사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혁신은 곧 아이디어’라는 생각, 이것이 바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다.

“전구 안에서 불타지 않는 필라멘트를 개발하는데 거듭 실패했지만, 한 번도 실패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잘못된 방법을 또 하나 알아냈을 뿐이다.” 20세기 최고의 발명가인 에디슨이 한 이야기만 봐도 알 수 있다. 혁신의 진정한 완성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이 아이디어를 실행으로 이끌어내는 데 있다.

 

변화에 대한 저항은 당연한 일
삼성 경제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혁신을 결심한 100개 기업 중 단 20개만이 실행에 옮기고, 그리고 이들 20개 기업 중 단 4개 기업만이 혁신에 성공한다고 한다. 이는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긴다 할지라도 제대로 하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음을 보여준다. 왜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를 하나 꼽으라면 그것은 바로 혁신할 때 동반되는 변화에 대한 저항 때문이다. 사람이란 원래 변화를 싫어한다. 기존 것이 더 편하고 익숙한데 굳이 변화를 좋아할 사람이 있겠는가? 따라서 사람들은 저항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저항은 잘못 된 것이고 뿌리 뽑아야 할 악의 근원일까? 답부터 말하자면 ‘아니다’이다. 변화관리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존 코터(John Kotter) 교수는 ‘저항은 변화에서 오는 매우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성공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오히려 생각이 없는 사람들일수록 변화에 대한 저항도 없다’고 했다. 정리해보면 변화에 대한 저항은 혁신의 과정에서는 너무 당연한 현상이며, 이를 리더가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혁신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리더여, 저항을 관리하라
그럼 어떻게 변화에 대한 저항을 관리할 것인가? 혁신을 완성하기 위한 리더의 가장 큰 역할은 변화에 대한 조직원들의 공감대 형성이다. 예를 한번 들어보자. 필름 카메라의 대명사인 코닥(Kodak)을 기억하는가? 1885년부터 100년 넘게 필름카메라 시장에서 최고를 달려온 코닥이 하루 아침에 역사에서 사라졌다. 많은 사람들은 코닥이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을 예측하지 못한 결과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진실은 그렇지 않다. 코닥은 1980년대부터 디지털 카메라 개발에 천문학적 연구비를 쏟아 부었고 그 결과로 디지털 카메라에서 화상을 이끌어내는 CCD의 원천기술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직원들의 생각이 문제였다. 코닥은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여러 요소를 이미 확보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직원이 기존 필름 시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경영진들은 변화에 대한 직원들의 공감을 얻는 데 실패했고 결국 큰 시대의 물결을 거스르지 못 하고 스러져갔다.
 
이에 반해 미국 최고의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 회사였던 EDS의 경우는 달랐다. 90년대 중반까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EDS에 위기가 찾아 왔다. 폐쇄적인 기업문화로 인해 급변하는 IT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는 데 실패했고 이에 매출과 수익이 급락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변화하지 않았다. ‘난 월급쟁이인데 시킨 일만 하면 되는 거 아니야? 회사 망하면 딴 데 가지 뭐…’ 이에 새로 취임한 CEO 딕 브라운은 자신 업무 시간의 대부분을 경직된 직원들의 생각을 바꾸고 혁신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쏟아 부었다. 끊임없이 중간 리더들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자신의 비전을 공유했고, 많은 직원들이 정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열린 모임을 주도했다. 이를 통해 EDS 직원들 내에서 혁신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결국 이것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열정적인 리더가 혁신을 완성한다
혁신 성공의 대부분은 리더의 몫이다. 직원들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끊임없는 열정이야말로 혁신을 완성하는 모든 것인 셈이다. 교보생명의 혁신을 이끈 열정의 승부사 신창재 회장은 이런 말을 했다. ‘리더가 혁신에 대한 말을 하루만 안 하면 직원들의 20%가 혁신을 중단하고, 이틀을 안 하면 50%가 중단하고, 1주일을 안 하면 직원 모두가 혁신을 중단한다’고… 이와 같이 혁신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그래서 리더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지시만 잘 내리면 혁신의 실행은 아래 사람들이 알아서 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아니 원천적으로 인간의 변화에 대한 저항 심리를 모르고 한 이야기이다. 혁신의 완성은 실행이고, 이 실행을 위한 가장 큰 밑거름은 리더의 끊임없는 관심과 열정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맞춰 최고의 기업으로 가는 지름길을 찾는 혁신, 그런데 그 혁신의 가장 큰 실패 이유가 결국 리더의 무관심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마음 속에 새겨 볼 때이다.

 

 

<신철균 IGM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