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줄이는 방법 | |
한 때 ‘글로 배운 OOO’라는 말이 유행이었다. 글로 배운 요리, 글로 배운 연애, 글로 배운 애교… 직접 체험해서 얻은 경험이 아니라 책이나 간접경험을 통해 얻은 것은 어설플 수 밖에 없다. 현실과 이상의 차이 때문이다. 책에서 배운 지식, 머리로 생각한 경험은 실제 현실에서는 맞지 않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래서 학자들이, 정치인들이, 경영인들이 현장을 중요시 하는 것이다. 민주화는 누가 시켜놓아 가지고…”. 수 많은 이해관계자, 수 많은 시민단체, 수 많은 야당의 의견을 하나하나 경청하고 조율하며 일을 추진하려니 너무 힘들다는 푸념이다. 어쩔 때는 예전 독재정권 시절이 부럽기까지 하단다. 건전한 갈등, 다양한 의견의 수용, 타협과 양보가 중요한지 누가 모르랴. 막상 실천하려니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현실과 이상의 차이다. 그런데 그 현실과 이상이라는 것도 나와 남의 경우를 달리한다. 우리는 타인에게는 보통 이상의 잣대를 가져다 댄다.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옳은 일만 하기를 요구한다. 그러면 나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안 하는 것이 아닌 못하는 것이라 자위한다. 나에게는 현실의 잣대를 가져온다. 국회 인사청문회가 그렇다. 후보자의 작은 결점 하나까지 찾아내는 사람들 중 본인은 떳떳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실제로 소위 ‘저격수’로서 맹렬히 공격하던 사람이 거꾸로 후보자가 되니 자신이 과거 공격했던 내용 그대로 공격 당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인사청문회의 공격거리야 뻔하다. 오죽하면 부동산, 병역, 논문… 청문회 3종 셋트라는 말까지 있을까. 3종 셋트를 두고 공격과 방어가 돌고 돈다. 공격자의 위치에서 위장전입은 공직자로서 있을 수 없는 죄다. 그러나 방어자의 위치에서는 아이의 장래를 걱정하는 부모마음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된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인 것이다. 투표도 마찬가지다. 각자 대통령에게, 국회의원에게, 자치단체장에게 바라는 것도, 요구하는 것도 많을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그런 ‘민심’을 전달하는 방편이 투표다. 그러나 요즘은 정치가 싫다, 찍을 사람이 없다, 내가 원하는 정책이 아니다 등등. 각종 이유를 들어 투표에 기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점점 낮아지는 투표율이 그 증거다. 오죽하면 얼마 전 있었던 서울시의 한 투표는 투표율이 너무 낮아 개표조차 하지 못했다. 물론 투표 자체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어렵게 시간 내어 투표에 참여한 사람들의 수고조차 헛되게 되어 버린 건 사실이다.
지금 서울 시민은 또 한번의 투표를 눈 앞에 두고 있다. 투표일은 단지 쉬는 날이 아니다. 더 좋은 환경을 만드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 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줄이는 최선이다.
<조미나 IGM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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