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지식

존경받는 보스, 매뉴얼 어디 없나?

권영구 2011. 7. 23. 16:08

존경받는 보스, 매뉴얼 어디 없나?
기사입력: 11-07-05 14:56   

출판사 : 모멘텀
발행일 : 2011년 06월 05일
페이지수 : 283

- 그럭저럭 괜찮은 보스가 아닌 훌륭한 보스가 되기 원하는 CEO
- 실천적인 리더십을 키워야 하는 중간관리자
- 언젠가 보스가 될 모든 예비 지도자



로버트 I. 서튼(Robert I. Sutton)은 조직 행동과 혁신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이다. 스탠퍼드 공과대학 경영과학 교수로서 스탠포드 행동과학 고등연구센터의 회원이며, ‘일, 기술, 조직 센터’의 소장이자 ‘전략실천 리더십’ 최고위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경영학회보’의 ‘최고논문상’, ‘유진 그랜트 교육상’ 등을 수상하며 ‘경영 문제의 권위자’란 칭호를 얻었다. 저서로는 <역발상의 법칙>, <또라이 제로조직>, 공저로는 <생각의 속도로 실행하라>, <증거경영> 등이 있다.



보스가 알아야 할 구체적인 행동 가이드

창의 기업의 최고봉인 애플의 천재 스티브 잡스, 세계적 기업인 펩시의 야심차고 강단 있는 CEO 인드라 누이, 현명한 갑부 투자자 워런 버핏, 스타인 동시에 비즈니스 계의 거물인 오프라 윈프리. 이들의 공통점은 누구나 한번쯤 같이 일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매력적인 보스들이라는 것이다. 반면 리먼 브라더스의 리처드 펄드, 메릴린치의 존 테인, AIG의 로버트 월럼스태드처럼 나를 조만간 실직자로 만들어 버릴 것 같은, 꿈에서라도 함께 일하기 싫은 보스도 분명히 존재한다.

물론 조직의 성패가 전적으로 보스의 손에만 달렸다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보스와 함께 일하는지가 직원들에게는 몹시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직원들은 매일 옆에서 자신을 지도하고 평가하는 보스가 뛰어난 리더십을 가진 ‘굿보스’이기를 기대한다. 또한 대부분의 보스들 역시 직원들로부터 훌륭한 보스로서 인정받기를 원한다.

‘훌륭하게 일하는 보스가 되기를 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굿보스 배드보스(Good Boss, Bad Boss)>는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실천적인 행동요령을 알려주고 있다. 굿보스가 되기 위한 마음가짐과 굿보스와 배드보스를 구분 짓는 기준을 살펴보자.

 

굿보스의 5가지 행동 원칙

훌륭한 보스의 리더십은 매우 다양한 특성을 갖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다음의 행동 원칙을 바탕에 두고 있다. 우선 굿보스는 새를 손에 쥐는 요령을 안다. “비둘기를 너무 꽉 쥐면 죽고, 너무 느슨히 쥐면 달아나버린다”고 LA다저스의 명감독이었던 토미 라소다는 말했다. 지나치게 독단적인 보스는 부하들을 쥐어짜내 고통을 안기고, 우유부단한 보스는 무능하다. ‘얼마만큼 개입해야 하는지’를 적절히 판단하는 것이 굿보스가 가져야 할 첫 번째 행동원칙이다.

두 번째로 굿보스는 매사를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을 뛰는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 장기적인 목표를 향한 끈기와 열정을 갖고 있는 근성 있는 CEO는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며, 순간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발전을 향해 나아갈 뿐 아니라 부하들에게도 근성의 에너지를 나눠준다.

세 번째로 굿보스는 큰 목표를 향해가는 멀고 험한 길에 한단계 한단계 밟고 올라갈 계단을 만드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 성공은 한 순간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작은 성취들이 모여 이루어지는 것임을 알고 모든 구성원이 각 단계를 차근차근 수행해 낼 수 있도록 업무를 명확히 구분 지어주어야 한다.

네 번째 원칙은 보스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기억된다는 것이다. 부하들은 보스를 주목하고 있다. 보스의 말투나 옷차림, 무의식적인 습관과 같은 사소한 것들에서도 부하들은 쉽게 영향을 받는다. 보스는 ‘나보다 나를 더 많이 아는 직원들’ 사이에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보스는 부하를 위해 존재한다. 부하들은 불필요한 외압으로부터 자신들을 지켜주고,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감싸주며, 성과를 공정하게 인정해주는 보스를 신임한다.

 

 

배드보스와는 다른 굿보스는 어떻게 행동하는가 

 

1. 통제하라

리더들은 부하, 보스, 외부인들로부터 자신들이 해낸 실제적인 업적보다 훨씬 크게 공을 인정받거나 혹은 비난을 받는다. ‘리더십의 로맨스(Romance of Leadership)’는 리더십을 너무 믿는 나머지 모든 것을 리더십 탓으로 돌리는 이러한 현상을 설명한다. 성공과 실패의 요인은 셀 수 없이 많지만 골치 아픈 분석을 하는 대신 모든 영광과 비난의 몫을 보스에게 돌리는 것이 쉽기 때문이다. 이것이 보스의 숙명이기에 보스는 이러한 현상을 활용하고 통제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인텔의 전 회장이었던 앤디 그로브는 ‘성공할 때까지 속여넘기기’라는 전략을 활용했다. 그는 이에 대해 “투자나 인사, 주력 사업 같은 것은 큰 그림이 그려질 때까지 기다렸다가는 결정을 내릴 수 없습니다. 결정을 내릴 수 있을 때 내려야 합니다. 책임을 지고 결정을 내린 후, 잘못 내린 결정은 뒤처리하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 불확실성에 덮여있는 순간에도 자신감과 결단력을 갖고 행동을 하는 리더들이 목표를 현실로 만드는 것이다. 리더들의 명확한 선택과 행동이 상황의 주도권을 리더에게 가져다 주고 부하들을 통제할 수 있게 한다.

 

2.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굿보스의 자신감이 중요하긴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듯이 건전한 자기 반성과 겸손함으로 아집에 빠지지 않도록 항상 경계해야 한다. 질문을 할 줄도 모르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듣지 않으며, 도움을 청할 줄 모르는 독불장군이 보스가 된다면 부하들은 일할 의욕을 잃어 버릴 것이다. 현명한 보스는 확고한 자기 견해를 가지되 이것이 언제든 틀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한다. 현재의 상황에 관해 부하들에게 질문을 하고, 도움을 주고 받으며 자신감과 겸손함 사이의 균형을 추구한다.

2008년 AIG에 45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입힌 금융상품 사업부의 조 카사노 사장은 독단적이고 폐쇄적인 리더십으로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적 의견 제시를 금지시켰다. 그는 부하들이 “사장님 말씀이 옳은 말씀입니다”라는 말 밖에 할 수 없게 만듦으로써 현실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고, 위기 상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질 수 밖에 없었다.

 

3. 팀워크를 해치는 슈퍼스타를 경계하라

2010년 <포춘>이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 직장’ 리스트에서 11위로 꼽힌 자산 운용업체 베어드(Baird)는 ‘또라이(asshole) 금지 규칙’을 기준으로 직원을 채용한다. 자기를 고객보다 우선시 하거나 자기를 회사나 동료보다 우선시하는 또라이들을 채용하지 않기 위해 수 차례의 면접과 평판 조회 등을 진행한다. 베어드의 CEO 폴 퍼셀은 금융 서비스, 인사, 세일즈 분야에 정통한 ‘업무 수행 능력’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의 성과나 긍지와 자부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소통 능력’을 갖춘 직원을 원하는 것이다.

자신만 잘났다고 믿는 슈퍼스타는 개인의 업무는 성공적으로 해낼지 모르지만, 팀워크를 해쳐 결과적으로 조직 전체의 생산성을 해치기 쉽다. 개인이 이루어 내는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팀 전체의 동반상승을 추구하는 것이 굿보스가 해야 할 일이다. 보스는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며, 주위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동료의 아이디어를 존중하고 함께 발전시키며,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누어주는 에너자이저를 찾아내고 육성해야 한다. 또한 한편으로는 조직의 ‘암적 존재’가 될 수 있는 노력하지 않는 ‘식충이’, 비판적 태도와 불안, 초조, 짜증만을 내는 ‘투덜이’, 상호 존중이라는 대인관계 규범을 무시하는 ‘또라이’를 조직에서 몰아내야 한다.

 

4. 악역도 보스답게 행동하라

때로는 보스로서 불가피하게 부하에게 상처를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올 때가 있다. 성과에 적절한 보상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부하 직원을 징계하거나 해고하고, 지출 요청을 거절하거나, 인수 합병, 대량 해고, 직장 폐쇄 등의 불가피한, 고통스러운 결정 역시 보스의 역할이다. 이러한 악역을 피할 수 없다면 보스는 부하들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나쁜 소식을 전할 때는 우선 나쁜 소식에 대처할 여유를 만들어주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며,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선택권을 주고, 또 그의 입장이 되어 설명해야 한다. 이런 방법을 통해 부하들이 받을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사 스튜어트 리빙 옴니미디어(Martha Stewart Living Omnimedia)가 카탈로그 통신판매 사업을 접을 때, 부사장인 론 토머스는 “당신이 그들 입장이 되는 날을 머릿속에 그려보세요. 그리고 당신이 그 상황에서 받았으면 하는 대우를 그들에게 베푸세요.”라고 관리자들에게 강조했다. 또한 론 토머스는 동종업계 관계자들에게 해고자들의 일자리를 주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보스의 행동은 떠나야 하는 사람에게는 물론 남아있는 사람들에게도 힘을 줄 수 있다. 훌륭한 인재들은 이메일이나 문자 메세지로 비정하게 해고를 통보하는 회사보다는 마지막 순간에서도 직원을 존중하는 회사를 선택할 것이다. 보스가 부하들에게 영향을 주는 나쁜 상황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는 없을 지라도,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 예정인지, 왜 그럴 수 밖에 없는지를 신중히 설명하면 부하들의 심리적 불안감과 반발, 실재적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훌륭한 보스를 판별하는 두 개의 시금석을 제안한다. “당신은 당신 밑에서 일하는 부하들이 느끼는 감정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가?”, “그 보스 밑에서 다시 일하고 싶은가?” 이 책을 읽지 않아도 훌륭한 보스라면 어떤 답을 들어야 하는지는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그 답을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 이 책이 제안하는 굿보스가 되기 위한 다양한 행동지침에 귀를 기울여보자. 

 

이명주 IGM 객원연구원
rhmj98@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