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지식

행복한 직장을 위한 3가지 긍정 패러다임

권영구 2011. 6. 22. 09:08

IGM Business Review
무슨 수로 회사가 직원 행복까지 챙기냐고?
기사입력: 10-12-08 10:58   권상술 IGM 교수 sskwon@igm.or.kr
행복한 직장을 위한 3가지 긍정 패러다임

행복한 직장인은 불가능하다? 최근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직장인 68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직장인은 18%에 불과했다. ‘보통'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54%, '행복하지 않다'는 응답은 28%였다. 과학적으로 정밀한 조사가 아니라서 일반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대한민국 직장인의 현주소를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는 결과인 것 같다. “직장생활에서 행복을 찾으려는 것은 사치”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직장은 일을 하고 그 대가를 받으러 다니는 곳이고, 행복은 개인생활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에서 전혀 행복을 찾지 못하면서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을까? 직장에 출근하면 행복을 잊고 있다가, 회사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행복을 찾는다는 것이 가능할까? 직원의 행복을 위해서 조직이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또 왜 그래야 하는지 알아보자. (편집자주)

행복이란 무엇일까?
국어사전에 행복은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상태”라고 나와 있다. 행복이라는 단어는 '운수가 좋음. 일이 좋게 됨. 뜻밖에 잘됨'이라는 뜻의 행(幸)과 '아주 좋은 운수'라는 뜻의 복(福)이 결합되어 있다. 영어 ‘happy'의 어원은 '운 또는 기회'를 나타내는 ’hap'에서 유래되었고, 옳은 일이 자신 속에서 일어난다는 뜻의 ‘happen’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이렇게 본다면, 행복이란 기회처럼 나에게 다가왔을 때 잡아야 하는 대상이기는 하지만 영원히 소유할 수는 없는 대상이며,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왜 살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 본질을 생각해볼 때 행복이란 삶의 목적으로 삼기에는 신기루 같은 것이라 볼 수 있다.《주홍글씨》를 쓴 나타니엘 호손은 “행복은 나비와 같다. 쫓아다닐 때는 붙잡을 수 없지만 조용히 앉아 있으면 당신의 어깨 위에 내려앉는다”라고 했다. 행복이란 성취하거나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찾아내고 잠시 즐길 수밖에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철학의 영역에 머물던 행복이라는 개념을 과학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것은 심리학이다. 특히 20세기 말에 탄생한 긍정심리학은 행복을 ‘과학적’으로 탐구한다. 긍정심리학자들은 행복을 ‘주관적 안녕(well-being)’이라는 용어로 개념화한다. 주관적 안녕은 정서적 측면(즐거움, 행복감 등의 긍정적 정서를 우울감, 슬픔 등의 부정적 정서보다 더 많이 경험하는가)과 인지적 측면(개인이 주관적으로 설정한 기준과 비교하여 삶의 전반적인 만족도를 어떻게 평가하는가)으로 파악된다. 긍정심리학자들은 행복이 주관적 현상이기 때문에 개인에게 “당신은 행복한가” 또는 “당신은 얼마나 행복한가”를 물어서 측정되어야 한다고 본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조직은 직원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부분적으로 ‘Yes’이다. 조직은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수 있다는 면에서는 ‘Yes’이다. 하지만 행복은 본질적으로 주관적인 것이기에, 조직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든다고 해서 모든 직원이 행복감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 대답은 ‘No’이다. 그렇게 본다면, 조직이 모든 직원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는 없을지라도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는 있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인 마틴 셀리그먼은 행복한 삶의 세 가지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첫째, 기쁨, 감사, 재미 등과 같은 긍정적 정서를 많이 경험하는 ‘즐거운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자신이 갖고 있는 대표적인 강점(signature strength)을 발휘할 수 있는 일에 ‘몰입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셋째, 자기 자신을 넘어서서 가족이나 직장 또는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공헌하는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셀리그먼이 주장하는 행복한 삶을 구성원들이 누리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자신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해주고, 하는 일에 의미감을 느낄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주면 된다. “그게 말은 쉽지만, 가능한 일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20세기를 거쳐 오면서 알게 모르게 우리의 머릿속에 자리 잡은 고정관념만 없앤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우리가 버려야 할 산업화 시대의 조직논리는 어떤 것들이 있고 이는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첫째, 채찍보다는 당근을 활용하여 즐겁게 일하게 하라
“회사가 놀이터인 줄 알아?”, “회사가 대학 동아리냐?” 사무실에서 사원들이 깔깔거리며 장난치는 모습을 보면 리더들이 던지는 말이다. 산업화 시대의 논리에 젖어 있는 사람들은 마치 ‘놀이’처럼 일하고 있는 직원들을 보면 기강이 해이해졌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바짝 긴장하고 규율이 잡힌 상태에서 직장생활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물론 옳은 말이다. 기업은 항시 ‘전쟁’을 치르고 있기 때문에 잠시 마음을 놓았다가는 언제 어떻게 경쟁업체에게 당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인텔의 CEO였던 앤디 그로브도 “오로지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경쟁업체에 당하지 않기 위해서’ 또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일할 경우 나타나는 성과는 조직에서 요구하거나 기대하는 최저선을 약간 넘어설 뿐이다. 행동과학을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해야만 하기 때문에’ 일하는 사람들의 성과는 ‘하기를 원해서’ 일하는 사람들의 성과에 훨씬 못 미친다.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아도, 상식적으로 알만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에서 구성원들에게 일을 시키는 방법은 ‘하고 싶어서’ 하도록 만들기보다는 ‘해야만 하기 때문에’ 하게끔 하는 경우가 많다.

직원이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실수를 했을 때 호통, 잔소리, 시말서 제출, 감봉, 강등, 해고 등 처벌을 가하는 리더들이 상당수 있다. 그렇게 하면 그 사람이 다음부터 성과를 더 내거나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며, 다른 사람들에게는 일벌백계 효과가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바람직하지 않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어린 시절에 성적이 떨어져서 선생님으로부터 꾸지람을 듣거나 체벌을 받았을 때 마음속으로 ‘그래. 선생님이 화내시지 않도록 더 열심히 공부해야지’라고 결심한 적이 있었는가? 아마 대부분의 경우 선생님이 야속하다고 느끼고, 기껏해야 ‘다음번에 선생님께 꾸지람을 듣지 않거나 맞지 않으려면 공부해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상사에게 혼나는 부하직원 개인의 마음도 비슷하리라. 마음속에 원한이 생기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그 광경을 지켜본 다른 직원들의 마음속에는 어떤 생각이 맴돌까? ‘나도 저렇게 당하지 않으려면...’

행동과학적으로 보면, 처벌은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줄이기 위한 수단이다. ‘바람직한 행동’을 증가시키려면 강화(reinforcement)를 제공해야 한다. 강화는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주는 적극적 강화(positive reinforcement)와 그 사람이 피하고자 하는 불유쾌한 결과를 없애주는 소극적 강화(negative reinforcement)가 있다. 예를 들어, 지각을 자주 하다가 상사로부터 호통(처벌)을 들은 직원은 다음번부터는 지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 이유는 상사로부터 호통(불유쾌한 결과)을 듣지 않기 위해서이다. 이때부터 그 직원은 소극적 강화에 의해 움직인다. 지각했다가 혼나는 모습을 목격한 다른 직원들도 ‘나도 저렇게 당하지 않으려면, 지각하지 말아야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이 또한 소극적 강화이다. 그런데 소극적 강화는 어떤 일을 ‘하고 싶어서’ 하게끔 만들기보다는 ‘해야만 하기 때문에’ 하게 만드는 데 그친다.

‘하고 싶어서’ 하게끔 만들려면 적극적 강화를 제공해야만 한다. 바람직한 행동을 할 경우 그 사람이 원하는 보상을 제공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보상이 반드시 금전적일 필요는 없다. 칭찬이나 인정 또는 조그만 선물도 좋다. 최근 들어 국내 많은 기업들이 도입한 칭찬카드 또는 칭찬포인트 제도(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때 포인트를 제공한 다음 누적되면 자신이 원하는 것과 교환하게 하는 제도) 등이 적극적 강화의 좋은 예다. 그렇다고 해서 처벌이나 소극적 강화를 활용하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비윤리적이거나 불법적인 행동은 처벌을 통해 없애야 할 것이며, 게으르거나 수동적인 사람들에게는 소극적 강화가 약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게 만들려면 가능한 한 소극적 강화나 처벌보다는 적극적 강화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리더가 직원의 행동을 바라보는 관점만 바꾼다면, 결과적으로 동일한 행동에 대해 적극적 강화를 훨씬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직원들이 지각을 많이 해서 고민하는 리더가 있다고 하자. ‘처벌’ 관점에서 접근하는 리더는 지각한 직원에게 벌점이나 벌금을 부과할 것이다. ‘소극적 강화’ 관점에서 접근하는 리더는 지각한 직원에게 잔소리를 하거나 혼낼 것이다. 직원들은 상사의 잔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 또는 혼나지 않기 위해서 지각을 하지 않으려 노력할 것이다. ‘적극적 강화’ 관점을 취하는 리더는 직원들의 지각률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고, 출근시간 이전 출근율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출근시간 30분 전에 오면 포인트를 지급하고, 일정한 포인트가 쌓이면 원하는 선물로 교환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 등을 활용할 것이다.

1990년대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비전 경영’은 바로 적극적 강화 관점의 접근법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된다. 경쟁업체에게 패배하지 않기 위해서 일하기보다는, 직원들 모두가 열망하는 모습을 실현하기 위해서 일할 때 직원들도 즐겁고 조직의 성과도 올라간다. 조직학습이론가들은 전자를 ‘회피 학습(avoidance learning: 위해나 손해를 피하기 위해 변화하는 것)’이라고 부르고, 후자를 ‘생성적 학습(generative learning: 자신이 원하는 미래상을 만들어내기 위해 변화하는 것)’이라고 부른다. 무언가를 열망한다는 것은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가치 있게 여기기 때문이다. 조직이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가치 있게 보지 않는 직원들은 즐겁게 일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행복감을 느끼지도 못한다.

 

둘째, ‘못한다’고 윽박지르지 말고 ‘잘 할 수 있는 일’에 몰입하게 하라
“주변을 한번 살펴봐!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지. 직장에서 어떻게 자기가 원하는 일만 할 수 있나?” “그 일을 해보기나 했어? 노력해서 안 되는 일이 어디 있어?” 70년대와 80년대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주도했던 분들이 리더가 되어 아랫사람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이들은 ‘하면 된다’, ‘안 되면 되게 하라’, ‘KRK(까라면 까라)’ 등의 말에 익숙하다.

‘인간의 잠재력은 무한하다’는 말은 옳다. 이러한 신념 때문에 성공한 이들도 많겠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인물이 되기 위해 학원을 전전해야 하는 아이들부터 경쟁자에게 번번이 패배하여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 운동선수에 이르기까지 골병 든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찰스 머레이는 다양한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을 낸 사람들을 연구한 《인간의 성취(Human Achievement)》라는 책에서 하나 이상의 전문분야에서 정상에 올랐던 사람들은 극히 드물었고, 어떤 분야든지 정상에 도달한 사람들은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는 결론을 내렸다. 인간의 잠재력은 무한하지만 그것은 특정 영역에만 한정되는 이야기인 것 같다.

사람은 저마다 달란트를 갖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조직에서 구성원들에게 일을 맡길 때에는 그 사실을 잊곤 한다. 흔히 일에는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해야 할 일’이 있고, 이 세 가지가 일치하는 지점에 있는 일을 찾아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성공한다고들 한다. 그럼에도, 조직에서의 업무배정의 논리는 ‘해야 할 일’ 중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약점을 보완하면 평균 이상은 할 수 있다. 하지만 1등을 하려면 강점을 더 강하게 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200만 명 이상을 인터뷰한 결과를 바탕으로 나온 ‘강점 혁명’의 골자이다. 전략이란 선택과 집중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경영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인재개발에는 선택과 집중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기업이 전개하는 HRD 전략은 구성원 각자의 강점을 키워 경쟁력을 키우기보다는 약점을 보완하여 평균 이상을 만드는 데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강점 영역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회사 초년병이나 아주 결정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는 리더들에게는 약점의 보완이 강점의 강화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이를 제외하고는 강점의 강화에 집중하여 구성원 개인의 ‘고슴도치’를 찾게 해주어야만 한다. 짐 콜린스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여우와 고슴도치가 싸우면 고슴도치가 이긴다는 우화를 들어 설명한다. ‘고슴도치 개념’은 기업의 전략적 초점을 비유한 것이다.

직원들의 ‘고슴도치’를 찾는 툴
기업이 진정으로 열정을 가질 수 있는 분야, 기업이 세계에서 최고로 잘할 수 있는 분야, 시장에서 경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한데 만나는 곳이 바로 그 기업이 가진 최고의 경쟁력, 즉 짐 콜린스가 말한 ‘고슴도치’라고 할 수 있다. 직원 개인도 마찬가지다. 직원이 좋아하여 열정을 가질 수 있는 일, 최고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일, 그리고 기업의 성과에 직결되는 일을 하게끔 할 때 최고의 인재로 양성할 수 있다. 직원들이 각자의 ‘고슴도치’를 찾게 하는 데 있어 기업의 성과에 직결되는 일은 실제로 성과를 높게 내는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인터뷰해서 파악해낼 수 있으므로, 열정을 갖는 일과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찾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자.

직원들이 열정을 갖는 일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가장 간단한 방법은 물어보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재미있는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짜릿함을 느끼는가?”, “어떤 일을 할 때 생기와 활력이 생기는가?” 등을 물어보면 된다. 직원 자신도 모른다면 스트롱 직업흥미도 검사 같은 도구를 활용해 볼 수도 있다. 이 검사는 사람들의 흥미를 현장형(Realistic), 탐구형(Investigating), 예술형(Artistic), 사회형(Social), 진취형(Enterprising), 사무형(Conventional) 등 여섯 가지로 분류하고, 어느 분야에 상대적으로 더 흥미를 갖는지를 파악한다. 이 검사는 한국어판도 나와 있으며 진로선택이나 직무선택에 많이 활용된다.

개인의 강점은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직원의 행동에 대한 관찰과 상담을 통해 알아낼 수도 있지만, 갤럽에서 개발한 스트렝스 파인더(Strength Finder)나 긍정심리학자들이 개발한 성격 강점 및 덕목(Character Strength and Virtues: CSV) 목록 등을 활용할 수도 있다. 스트렝스 파인더는 개인의 강점을 34개로 분류하고 검사를 통해 상위 5개를 알려주는 검사이다. CSV는 타고난 능력이나 재능보다는 변화와 개발이 가능하며, 성과와 직접 연결되지는 않더라도 그 자체가 긍정적으로 인정되는 특성을 파악한다. 둘 다 한국어판이 나와 있다.

강점을 파악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최상의 자기발현 사례 피드백(Reflected Best-Self Feedback)’을 활용할 수 있다. 이 방법은 간단히 활용될 수 있는데, 다음과 같은 네 단계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첫째, 직원 개인으로 하여금 자신을 잘 아는 사람 20명을 선정하게 한다. 이들은 친구, 직장 동료, 이웃, 가족 등 누구라도 좋다. 둘째, 선정된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언제 이 사람이 남다른 공헌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까? 이 사람은 어떤 남다른 강점을 보여주었습니까?” 또는 “당신은 언제 이 사람이 최상의 ‘자기 모습’을 발현하는 것을 보았습니까? 이 사람은 어떻게 해서 어떤 독특한 공헌을 하였습니까?” 등을 묻는다. 셋째, 응답자들로 하여금 이러한 질문에 대한 3개의 사례를 적게 한다. 넷째, 수집된 이야기나 일화들을 분석하여 그 사람의 핵심 강점과 독특한 재능을 규명해낸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직원들은 자신도 몰랐던 강점을 알게 되고 자기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


셋째, 헝그리 정신 강조 말고 ‘일의 의미’를 온몸으로 느끼게 하라
신입사원이 찾아와서 회사를 그만 두겠다고 한다. 이유를 물으니 회사생활에 의미를 느낄 수 없다고 한다. 요즘 신세대들은 헝그리정신이 부족하다고 혀를 차던 경영자가 마침 입사지원자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이런 소리를 듣는다면 “요즘 같은 때 일자리가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할 일이지... 일에 의미를 느낄 수 없다고? 의미가 밥 먹여 주나? 당장 그만 두게. 자네 아니고도 이 일을 할 사람은 많아!”라고 말할 가능성이 높다. 평소 그 직원을 아껴왔고 게다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라면, “신입사원 시절에는 누구나 다 그렇게 지내는 거야. 나도 온갖 허접한 일과 궂은일을 다하면서 이 자리까지 올라 왔어. 좀 더 참고 견디며 노력해보게나. 높은 자리로 올라가면 얼마든지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거야”라고 달랠 것이다.

일과 직장에 대한 세대별 의견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켈리 글로벌 인력지수(Kelly Global Workforce Index: 글로벌 인력공급업체인 켈리 서비스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신입사원들에 해당하는 소위 Y세대(19세~29세)의 51%는 ‘무언가 좀 더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에 공헌할 수 있다면 급여가 줄어들거나 역할이 축소되는 것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답했다(미국, 유럽, 아시아/태평양 34개국 10만 명 대상 조사). 이러한 현상은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주로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인 Y세대는 일과 직장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물론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도 의미를 찾고 싶어 했지만 그럴 만한 여유가 없었다.

그렇다면 의미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의미란 ‘행위나 사물의 중요성이나 가치’라고 나와 있다. 영어사전에서도 의미 있는 행동(meaningful act)이란 ‘목적이 있고 가치가 있는’ 행동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므로 일을 의미 있게 여긴다는 것은 그 일을 ‘중요하거나 가치 있게 생각’한다는 것을 말한다.

1942년부터 1945년까지 아우슈비츠와 다하우 등 독일의 여러 수용소를 전전하다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오스트리아의 정신과학자 빅터 프랭클은 자신의 수용소 경험을 바탕으로 의미 치료(Logotherapy)라는 분야를 창시했다. 그가 수용소에서 가족을 모두 잃고 지옥과도 같은 생활을 견뎌내는 데 가장 중요했던 것은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었다고 한다. 의미 추구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 동기이며, 인간으로 하여금 극심한 고통을 견디고 이겨내게 하는 동시에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준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하는 일과 삶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그것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행복의 필수조건이 된다.

사람들이 일(work)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일의 의미는 달라진다. 사람들은 일을 ‘생계 수단(job)’이나 ‘출세 수단(career)’ 또는 ’소명(calling)‘으로 여길 수 있다. 일을 생계수단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일이 주는 금전적이고 물질적인 보상에서 일의 의미를 찾는다. 일을 출세 수단으로 보는 사람들은 사회적 성공을 보장하는 수단으로써 일을 중시한다. 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명성, 권력, 인정 등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일을 소명으로 보는 사람들은 그 자체를 자신의 천직으로 여기고 일한다. 이들은 일 자체가 주는 내재적 보상(보람, 충족감, 공헌감 등)에 의미를 부여한다.

결국 개인이 일에 대해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일에 부여하는 의미가 달라진다. 조직 구성원들에게 일을 의미 있게 받아들이게 하려면 구성원 각자의 가치관에 맞는 것을 강조하거나, 조직의 가치관을 주입시키거나, 조직의 가치관에 맞는 사람을 선발해야 할 것이다.

직원들이 일에서 의미를 발견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핵크먼과 올드햄이라는 경영학자는 구성원들이 일에 의미감을 느끼게 하려는 업무설계 방법을 이미 30여년 전에 제시한 바 있다. 첫째, 단순하고 기계적인 일보다는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게 하라는 것이다. 둘째, 시작과 끝이 명확하여 범위가 명확한 일을 주라는 것이다. 셋째, 다른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강조하여 일을 중요하게 여기게 하라는 것이다.

카메론은 《긍정 리더십》이라는 책에서 일에 의미감을 느끼게 하는 방법을 네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첫째, 일이 사람들의 행복과 안녕에 중요하고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알리라는 것이다. 의료기기 회사인 메드트로닉은 자사가 생산한 의료기기에 의해 인생이 바뀐 고객들을 정기적으로 초대하여 직원들에게 강연하게 한다. 둘째, 일을 사람들이 중시하거나 중시해야 할 보편적 가치 또는 개인이 중시하는 가치와 연결시키라는 것이다. 신발 및 의류 생산업체인 팀버랜드는 노동자들이 밭에서 목화를 딸 때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면의 사용비율을 대폭 높였으며, 생활용품 회사인 톰스오브메인은 구성원들의 종교적 가치에 따라 염료와 감미료 및 방부제를 전혀 첨가하지 않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셋째, 일이 갖는 장기적 영향 또는 파급효과를 설명하라는 것이다. 구성원들이 하는 일이 오랜 기간에 걸쳐 영향을 미치거나 사회적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부분을 강조하라는 것이다. 넷째, 일이 공동체(가족, 직장, 사회, 국가 등)에 공헌하는 바를 강조하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추구하는 목표는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사리사욕이나 개인적 성취를 충족시키는 목표(자기이익 목표)이고, 또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 이익을 주거나 공헌하는 데 초점을 맞춘 목표(공헌 목표)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지만, 어느 하나가 더 강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자기이익 목표보다는 공헌 목표를 추구할 때 더 큰 의미감을 느낀다.

 

조직은 왜 직원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하는가?
조직이 직원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할 이유 세 가지만 들어보겠다. 첫째, 구성원과의 심리적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다. 둘째, 성과 향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셋째,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다.

조직과 구성원 사이에는 고용계약 이외에도 상호 권리와 의무에 대한 묵시적 계약이라 할 수 있는 심리적 계약이 존재한다. 심리적 계약에 법적인 구속력은 없으나, 조직과 구성원에게 서로에 대한 태도와 행동을 결정하게 하므로 고용계약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구성원이 조직과 맺는 심리적 계약에는 순종과 동일시 그리고 내면화가 있다.

조직에 순종하는 구성원들은 물질적•비물질적 보상을 받는 대가로 조직의 요구와 기대에 맞추어 행동한다. 이러한 계약을 ‘거래적 계약’이라고 한다. 하지만 조직과 동일시하는 직원들은 조직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구성원으로서 해야 할 일에 몰입하고, 조직을 위해 기여하고자 전력을 다한다. 이를 ‘관계적 계약’이라고 한다. 조직을 내면화하는 사람들은 조직의 사명과 목표를 완전하고 절대적으로 수용하며, 자신이 하는 일이 옳고 정당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이는 ‘영적 계약(spiritual contract)’이라고 불릴 수 있을 것이다. 거래적 계약을 맺고 있는 조직은 구성원들의 행복까지 고려할 필요는 없다. 직원들이 일한 만큼만 보상을 제공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구성원들과 관계적 계약 또는 영적 계약을 맺고 있는 조직은 직원들을 행복하게 해야 할 의무를 갖고 있다. 구성원들과 어떤 계약을 맺을 것인가는 결국 조직이 선택해야만 한다.

다음으로, 심리적 계약을 접어두더라도 구성원을 행복하게 만들면 성과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직원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한다. 행복한 구성원이 성과가 높은지 아니면 성과가 높기 때문에 행복감을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었다. 1920년대와 30년대의 경영학을 견인했던 인간관계 운동의 전제는 ‘행복한 근로자가 생산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행복과 생산성간의 인과관계는 쌍방향이며, 생산성이 높기 때문에 행복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긍정심리학이 발전함에 따라 행복감이 성과향상에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바바라 프레드릭슨 교수는 긍정적 정서의 확장 및 구축 이론을 제시했다. 그녀의 연구에 따르면, 부정적 정서는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의 목록을 좁게 만들고 대처 능력을 감소시키는 반면, 긍정적 정서의 경험은 사람들의 순간적 사고와 행동의 목록을 확장시키고 지속적으로 개인적 역량을 축적하게 한다. 이렇게 축적된 역량은 긍정적 정서가 사라진 다음에도 지속되기 때문에, 다른 상황에서 다시 활용되어 또 다른 역량으로 확장되고 축적되는 식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낸다. 이에 따라 개인의 역량이 지속적으로 향상된다는 것이다.

끝으로, 직원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기업은 고객에게 진정한 가치를 제공해야 할 뿐만 아니라 주어진 모든 자원을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할 책임을 갖고 있다. 인적 자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사람에 대해서 기업은 스튜어드십(stewardship)을 발휘해야만 한다. 피터 블록은 자원을 보전, 보호, 지속, 성장, 개발시키는 사람을 스튜어드라 칭했다. 그는 기업과 리더들은 자신에게 잠시 맡겨진 인재를 보호하고 육성하는 스튜어드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본다. 모든 인간은 행복할 권리가 있으므로, 스튜어드십을 발휘하는 회사는 직원들을 행복하게 해야만 한다. 직원들이 행복해야만 그들의 가족뿐만 아니라 고객이 행복해질 수 있고, 가족과 고객이 행복해지면 사회가 행복해질 것이다.

권상술은ㆍㆍㆍ
서강대 경영학과에서 박사과정까지 마치고 터보테크 경영지원실장, 사사연지적자본 리더십센터장, Linkage 코리아 수석 컨설턴트를 거쳐 미래경영개발연구원 부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IGM 교수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