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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감독의 ‘공격적인 수비’ 축구팬 시름 덜어줬다

권영구 2011. 6. 4. 10:26

 

[김대길의 리플레이]조광래 감독의 ‘공격적인 수비’ 축구팬 시름 덜어줬다

스포츠경향 | 입력 2011.06.04 06:03

 


축구계의 큰 악재 속에서 상심한 팬들을 위로하는 기분좋은 승리였다. 조광래 감독은 이번 평가전에 걸린 축구계 안팎의 큰 기대 때문에 심적인 부담이 컸을텐데 유럽의 강호를 상대로 우세한 경기를 펼치는 수확을 거뒀다. 이는 7일 열리는 가나와의 평가전과 9월 예정된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으로 가는 대표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4-1-4-1 전형을 들고 나온 대표팀의 공수 간격 유지가 좋았다. 이정수와 홍정호로 구성된 중앙수비가 안정되자 좌우 풀백인 김영권, 차두리의 공격가담이 좋아졌다.

↑ 대표팀의 수비수 김영권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8분 추가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상암|이석우기자 photop1@kyunghyang.com

 

특히 김영권의 선전이 돋보였다. 김영권을 시험한 조 감독의 작전은 현대축구에서 윙백이 가지는 가치가 얼마나 큰 지 보여주는 것이었다. 김영권의 역할은 수비력만 있어야 하는 게 아니라 윙백으로서의 공격가담도 좋아야 한다. 김영권은 이영표의 공백을 충분히 메울 정도의 움직임을 보였고, 후반에는 추가골도 터뜨려 조 감독의 어깨를 더욱 가볍게 했다.

조 감독이 의도한 공격적인 수비는 전반에 전체적으로 대형이 하프라인으로 내려와 있어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부터는 2-0 리드 속에 좀 더 공격적인 수비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는 양쪽 풀백의 적극적인 공격가담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현대축구에서의 수비력은 더 이상 4선의 수비들만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이는 얼마나 팀 전체적으로 유기성을 가지고 상대를 압박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런 의미에서 대표팀이 보여준 수비력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조직력을 어느 정도 보여줬다는 면에서 성공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박주영, 이청용 등 해외파들도 예상대로 좋았다. 하지만 중원에서 펼쳐지는 패스의 속도변화에서 빠른 패스가 이뤄지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또한 이근호, 김정우 등의 2선 침투가 날카롭지 못했던 점도 향후 보완해야할 과제다. 특히 이근호의 경우에는 열의는 돋보였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 모습이었다.

세르비아는 비록 유럽리그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FIFA 랭킹 16위를 지키고 있는 강팀이다. 우리의 수비를 가혹하게 시험하는 스파링 파트너는 되주지 못했지만 본선 경쟁력을 점검하는데는 좋은 상대였다.

7일 전주에서 가나와 맞붙는 조광래호가 또 어떤 전술과 경기력으로 축구팬들을 위로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 본지 해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