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라리 죽여라 죽여
계산을 잘 하는 수학의 천재가 있었습니다. 이제 겨우 12살인 이 소년은 아인쉬타인이 40세에 계산을 못해 골머리를 앓았던 문제를 망설임 없이 척척 계산해 낼 정도로 대단한 두뇌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 천재는 너무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에 부응하고자 더 열심히 계산을 하고 머리를 쓴 결과 점점 정신분열증 증세를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가족들은 그의 관심을 잠시나마 다른 곳으로 돌려 머리를 쉬게 해주어야한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온 가족들이 모두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영화가 시작되자 천재는 어느새 영화에 몰입해 들어갔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사람들은 영화의 감동에 푹 빠져 흥분을 감추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천재는 전혀 감동도 없이 싸늘하게 말했습니다. "주인공은 모두 23,841마디의 대사를 했고, 상대역은 12,130마디의 대사를 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두뇌들이 모인 천재 학교의 학생들이 엄청난 공부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막 꽃잎처럼 떨어지네요. 어쩌면 좋습니까. 그 학교는 성적순으로 줄을 쭉 세운 다음 뒤쪽에 있는 학생들에게는 수백만원씩의 학비를 더 받는 식으로 압박을 한다고 합니다. 그만큼의 돈을 부담 없이 더 낼만큼 여유가 있는 학생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러니 쉼과, 침묵과, 시와, 노래와, 리듬에 몸을 흔드는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오직 기호를 외우고 계산만 하는 괴물이 되어갈 수 밖에요. 그렇게 사람을 괴물을 만들어서 뭐 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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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견하다 대견해
그냥 딱딱한 밭처럼 보였는데 날씨가 풀리면서 여기저기 땅이 들썩거립니다. 땅이 갈라지고 새의 부리 같은 연한 싹이 올라옵니다. 어디를 밟아야 새싹들을 밟지 않을까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집니다. 아무것도 없다고 여겨지는 그 자리에 보면 무엇인가 올라와 있습니다.
지난 겨울 그 많은 눈과 추위를 견디고 용케도 살아남았구나!
생명의 신비를 다시 한번 느끼는 봄 볕 따뜻한 어느 날! ⓒ최용우 2011.4.10
□ 단솥에 물 붓기
‘단솥’이라 함은 불에 달아 뜨거워진 솥을 말한다. 달아오른 솥에 물을 부으면 물은 금방 말라버리고 만다. 뜨거운 수증기가 되어 이내 사라진다. 먹이를 주는 대로 덥석 덥석 삼켜버리는 굶주린 짐승처럼 단솥은 이내 물과 물기를 말려버리고 만다.
결국 단솥에 물을 붓는 것은 아무런 여유도 없이 금방 금방 없어지는 것, 혹은 아무리 도와주어도 소용이 없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깨진 독에 물 붓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유사한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생각해볼 만한 것이 있다. 아무리 단솥이 물을 이내 말려버린다 하여도 물을 계속 부으면 당할 수가 없다. 아무리 뜨거워도 단솥은 식고 만다.
해외선교가 붐을 일으킨 것에 비해 국내의 농촌선교는 외면당하고 있다. 아무리 해도 티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돈도 많이 들고 수고도 많이 하지만, 성과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농촌교회에 들이는 예산이면 얼마든지 외국에 그럴듯한 교회를 지을 수가 있고, 훨씬 적은 예산으로도 얼마든지 많은 이들을 불러 모아 큰 행사를 치를 수도 있다. 드는 것은 많지만 티도 안 나는 농촌에 관심을 갖는 일은 지극히 비효율적인 일이 되고 만다.
단솥에 물 붓기는 분명 아무 소용이 없는 헛수고일 수 있지만, 정말로 물을 채우기를 원한다면 계속 물을 부으면 된다. 계속 물을 붓는다면, 그 앞에 계속 단솥일 것은 세상에 따로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희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