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 이야기

개를 밟지 마세요

권영구 2011. 4. 9. 11:07

□ 개를 밟지 마세요

어느 길가에 있는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잠시 화장실에 가려고 아주머니에게 화장실을 물었더니 밖으로 나가 오른쪽으로 돌아가라 합니다.
밖으로 나와 오른쪽으로 돌아갔더니 작은 문이 하나 있고 거기에는 대문짝만한 페인트 글씨로 "싸나운 개 조심" 하고 쓰여 있었습니다.
저는 잔뜩 긴장을 한 채 살짝 문을 밀었더니 주먹만한 발바리가 꼬리를 치며 달려와 되게 심심했다는 듯 바닥에 뒤집어져 누운 채 뒹굴어댑니다. 저는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일을 본 다음 돌아왔습니다.
"아주머니, 저 작은 강아지가 집을 지켜요?" 그랬더니 아주머니 왈
"강아지가 아니고 '싸나운 개 조심' 글씨가 집도 지키고 강아지도 지켜줍니다. 전에 어떤 손님이 잠자는 강아지를 밟아서 죽을 뻔 했잖유"
아 ----- 그래서 알았지요. '개조심' 이라는 글씨는 사람이 개에게 물릴까 조심하라는 뜻도 되지만, 개가 너무 작아 사람이 밟아버릴 수도 있으니까 개를 밟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개를 위한 주의표시'도 된다는 것을 ^^
ⓒ최용우

 

□ 훈장 똥은 개도 안 먹는다

혹시 요즘 아이들은 훈장이라 하면 무슨 공을 세워 가슴에 다는 메달로 생각할지 몰라도, 여기서 말하는 훈장은 서당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선생님을 의미한다.
그런데 왜 훈장 똥은 개도 안 먹는다고 했을까? 똥개라는 말이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에서 보듯 사람 먹을 것도 턱없이 부족했던 옛날에야 사람 똥은 개에게 좋은 먹을거리, 그런데 어찌 배고픈 개가 똥을 가렸을까?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선생님은 늘상 애가 타고 속이 썩는다. 애가 타고 속이 썩는 사람이 눈 똥이 여느 똥과 같을 수가 없다. 아무리 먹을 게 궁한 개에게도 선생님이 눈 똥은 쓰디써서 먹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오죽하면 개도 그랬을까, 선생님 노릇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역설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먹을 게 흔해지고 사는 게 좋아진 지금은 사람 똥도 찾아보기가 힘든 구조가 됐고, 사람 똥을 먹고 사는 개를 찾아보기도 힘들다. 때론 사람이 먹는 것보다 더 고급스러운 것을 먹는 애완견들도 적지가 않은 세상이니 말이다.
똥이 그 사람이 누군지를, 어떤 삶을 사는지를 말해주는 세상이 다시 온다면, 그리고 개들이 그 똥을 먹는 세상이 다시 온다면 오늘날엔 어떨까? 여전히 개가 피할 똥이 있지 않을까? 근심과 걱정으로 애가 타고 속이 썩어서가 아니라, 정말로 마음과 양심이 썩을 대로 썩어 개도 안 먹을 똥, 그 똥을 누고 있는 자들은 오늘 누구일까? ⓒ한희철 목사

 

 

 

 

 

 


 

 

 

 

 

 

 

 

 

□ 마음부자가 진짜 부자

가까이 아는 형님은 얼마나 부지런하고 억척같은 지 자수성가하여 40이 되기 전에 분당에 50평짜리 아파트를 사고 대형 슈퍼마켓을 운영할 정도로 돈을 벌었습니다. 그 정도 되면 마음의 여유를 좀 가져도 되겠고만... 과거에 하도 어렵게 살아서 그런지 아주 작은 돈이 나가는 것도 벌벌벌 합니다. 늘 일에 치여서 바쁘다 바뻐... 그래서 바쁜 사람에게 찾아가는 것도 미안하다니까요. 열심히 돈을 모아서 부자가 된 분은, 돈은 많지만 풍요롭게 산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실제로는 부자이지만 마음은 가난한 가짜부자입니다.
또 가까이 아는 어떤 분도 얼마나 부지런하고 근검절략을 하는지 모릅니다. 그분도 어렵게 살았던 과거를 돌이켜보면 위의 형님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분도 돈을 쫌 벌었습니다. 그런데 이분은 돈을 잘 씁니다. 아무데나 막 쓴다는 말이 아니라 꼭 써야될 때 잘 쓴다는 말입니다. 늘 여유가 있고 한번씩 만나면 사역에 보태쓰라고 꼭 봉투를 주십니다. 열심히 돈을 나누어서 곧 가난해져버릴 것 같지만 그러나 나누어준 것보다 더 많이 들어옵니다. 그것이 선순환구조이며 돈도 많고 삶도 풍요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도 부자이고 마음도 부자인 진짜부자입니다. ⓒ최용우 20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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