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 이야기

똑바로 가자 2

권영구 2011. 3. 26. 13:41

 

□ 똑바로 가자 2

 

구절초로 유명한 양평사라는 절이 가까운 곳에 있어서 해마다 '어머니 닮은 꽃' 구절초 향기를 맡으러 주변 사람들과 함께 갑니다. '절 체험 템플스테이(templestay)'라는 프로그램을 하더라구요. 절에서는 식사를 '공양'이라 하는데 반드시 주어진 양을 다 먹어야 합니다. 국한모금, 밥 한 톨, 김치 한 조각이라도 남기면 안됩니다. 마지막에 바루에 물을 부어 헹구어서 그 물까지 다 마셔야 합니다.(웁! 설거지물을?) 아마도 이런 체험을 하고 나면  좋은 식습관을 갖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목사님은 그걸 본따서 '기도원 체험 템플스테이'도 하자고 하던데, 과연 기도원에서 기억에 남을 만큼 무엇을 체험 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목이 쉬도록 소리만 치다 내려온 기억밖에 없어서...
많은 종교들이 인간의 생로병사와 무사화복을 빌고 자기 종교 유지 발전을 위해 건물을 크게 짓고 기수련, 단전호흡, 요가 같은 건강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기독교가 절에서 가르치는 식습관 개선이나, 예절교육, 도덕, 또는 윤리, 의식개혁 같은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가르치고 있다면 그것은 지금 딴 길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기독교인들은 지금 큰 교회 건물을 지어 놓으면, 십자가탑을 높이 세워놓으면, 사회 봉사같은 것을 많이 하면, 안 믿는 사람들이 그걸 보고 감동해서 예수를 믿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아요. 아닙니다. 그런 것이 오히려 지금 조롱거리가 되고 있지 않습니까?

 

 

아랫돌 빼서 윗돌 괴고 윗돌 빼서 아랫돌 괴기

우리 옛 마을의 아름다운 정취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돌담일 것이다. 야트막한 높이의 돌담이 집과 집 사이 골목길을 따라 휘어진 모습을 보면 절로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지극히 허술해보여도 서로 다른 크기와 서로 다른 형태의 돌들이 모여 서로를 붙잡아줌으로 비바람을 견디며 이끼를 키우는 모습을 보면 정말로 강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실을 바늘허리에 묶어서 쓸 수가 없듯이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급한 마음만으로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는데, 그 중에는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괴거나, 윗돌을 빼서 아랫돌을 괴는 일이 있다. 담을 쌓다가 마무리가 덜 되었다고 아랫돌을 빼서 윗돌에 괼 수가 없다. 그러면 잠시 모양이 좋을지는 모르지만 이내 무너지고 말 것이다. 아랫부분이 허술하다고 윗돌을 빼서 아랫부분에 괴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분주하기만 할 뿐 실은 허약하기 그지없는 것이 아랫돌 빼서 윗돌 괴고 윗돌 빼서 아랫돌 괴기이다. 그 때 그 때 통하는 임시변통보다는 폭풍을 견딜 수 있는 차분함과 견고함이 그립다.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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