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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MC몽과 한 배를 탈 셈인가

권영구 2010. 9. 20. 09:27

'1박2일', MC몽과 한 배를 탈 셈인가

OSEN | 입력 2010.09.20 08:13 | 수정 2010.09.20 08:42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TV 예능 프로 가운데 최고 인기와 시청률을 자랑하는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이 고정 멤버 MC몽 딜레마를 풀지못한 채 난항을 계속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꼴이다.

'1박2일' 제작진의 MC몽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건 이미 수 주전이다. MC몽이 일부러 어금니 생니를 뽑아 병역을 기피했다는 의혹이 생기면서부터다. 그러나 '1박2일'측은 "아직 아무 것도 증명된 사실이 없다"며 MC몽의 출연을 밀어붙였고 방송도 그대로 내보냈다.

 
'1박2일'과 MC몽의 굳은 의리에 균열이 생긴 건 2주전부터. 시청자 비난 여론에 직면한 제작진은 방송 직전에 서둘러 상당부분 MC몽 출연 장면을 덜어냈다. 지난 주말 300회 특집 장면에서도 제작진은 '어쩔수 없는 상황의 풀샷 장면을 제외하고는 출연 분량을 다 뺐다"고 편집 방향을 설명했다.

그러나 '1박2일' 방송내내 MC몽은 숨은 그림 찾기의 토막들마냥 들쑥날쑥 자주 등장했다. 특히 복불복 윷놀이 게임에서서는 음성만 편집됐을 뿐, 이리저리 움직이며 멤버들과 어울리는 장면들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1박2일'이 인터넷 댓글과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 등에서 온갖 비난을 사게된 배경이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시청자를 우습게 아는 1박2일'처럼 대놓고 제작진을 비난하는 글부터 'MC몽을 동정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돋보인다'는 의심 글까지 시청자들의 분노가 이어졌다.

문제는 제작진이 오랜 출연자이자 '1박2일' 2차 전성기의 일등공신인 MC몽과의 의리를 지키는 척하느라 정작 중요한 진실을 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MC몽 사태는 경찰이나 검찰의 수사 발표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공무원과 자격증 시험에 응시하거나 외국에 나간다는 핑계로 여러 차례 입영을 연기했고, 1998년 1급 현역 판정을 받았다가 무려 10년 뒤인 2007년 2월 징병검사 때는 치아저작기능 평가점수 미달로 5급 면제 판정을 받은 전력은 공인으로서의 자세에 도덕적 결함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

그래서 서울경찰청 범죄수사대가 지난 17일 일부러 생니를 뽑아 병역을 면제받은 혐의로 MC몽을 불구속 입건하기도 전에 인터넷 여론은 그를 단죄했던 것이고 '1박2일' 제작진만 의리란 허명을 앞세워 나몰라라 했던 셈이다.

'1박2일'의 오만은 MC몽이 불구속 입건된 다음인 19일 방송에서 꽃을 피웠다. MC몽 등장 부분을 모두 편집한다면서 '어쩔수없는 부분'이란 핑계로 그를 등장시켰고, 방송전 자막을 통해 사과나 해명 한마디 조차 없었다. 고정MC의 병역기피가 마치 출연자 본인만의 잘못이고 문제라는 태도로 비친다.

지금까지 '1박2일'이 오랫동안 예능 정상의 자리에 설수 있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로 시청자와의 원활한 소통을 들수있다. 다른 경쟁 예능들이 시청자 논란에 휩싸일 때마다 부정과 반박으로 뻗대다가 무덤을 팠던 것과 달리 '1박2일'은 먼저 자성하는 모습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그런 '1박2일'이 이제는 오만의 늪에 완전히 빠져든 걸일까. 사과 보다는 '우리는 잘못 없다' 'MC몽과는 의리를 지켜야된다'는 식으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중이다. 오만할 때 바로 몰락했던 인기 예능들의 방송사를 '1박2일' 제작진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엔터테인먼트팀 이사]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