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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이 감기와 다른 점 다섯 가지

권영구 2005. 10. 27. 09:09
독감이 감기와 다른 점 다섯 가지
 

독감을 독한 감기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감기와 독감은 의학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감기 때문에 죽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독감 때문에는 수 없이 많은 사람이 희생될 수 있다.

현재 조류독감 때문에 전 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는 이유도 3500만~4000 만 명이 독감 때문에

사망했던 1917년의 사례가 재현될 가능성을 100%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인의 눈에 물론 감기와 독감은 매우 유사하다. 무엇보다 증상이 비슷하다. 감기와 독감은

모두 기침이나 콧물이 나오고 피로감을 느낀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전염경로도 큰 차이가 없다.

감기는 대부분 손과 코(호흡기)를 통해 옮는다. 또 놀이방이나 교실 등 밀집된 공간에선

호흡기를 통해 공기 중의 바이러스가 침투하며 말할 때 침이 튀겨 전염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놀이방, 유치원 등의 밀집도가 높은 곳일수록 감기에 걸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독감 바이러스 역시 환자가 하는 기침이나 말할 때 나오는 조그만 입자에 포함돼 전염된다.

잠복기는 18∼72시간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매우 빠르게 전파되며 처음엔 아동에게 그후엔 성인에게 전파되는 게 보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기와 독감은 다음의 다섯 가지 점에서 분명하게 차이가 있다.

 

첫째, 감기와 독감은 증상이 다소 차이가 있다. 감기는 콧물, 재채기, 기침, 인후통 등 주로

호흡기계 증상을 일으키지만 독감은 38도 이상의 고열과 심한 근육통, 피로감 등 전신

증상을 일으킨다. 그러나 요즘은 감기 중에도 전신증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둘째, 감기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저절로 낫지만, 독감은 심하면 죽음까지 부르는 치명적

질환이다. 감기의 경우 합병증을 일으키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독감은 폐렴, 중이염, 뇌염,

이하선염, 심근염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고 영유아 돌연사의 원인이 된다. 노인이나 당뇨병환자, 심장질환자 등은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 때문에 사망하는 일이 비교적 흔하다.

 

셋째,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가 다르다. 일반적인 감기는 아데노 바이러스 등이 원인이지만,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한다.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인체 내에서 복제를 거듭하면서 세포를 파괴하며, 손상된 세포는 2차적으로 세균에 감염되기 쉽다.

 

넷째, 감기는 사시사철 걸리지만 인플루엔자라 불리는 유행성 독감은 특정한 유행시기가 따로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 독감은 주로 10월부터 이듬해 4월 사이에 유행한다.

 

다섯째, 감기는 개인 위생 관리 외에 특별한 예방법이 없지만, 독감은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독감백신은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 전에 미리 접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올해는 특히 전세계적으로 조류독감의 대유행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반드시 독감 예방접종을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9월부터 독감 예방접종을 받도록 권장하고 있으며, 이 시기를 놓치더라도

노약자 등은 꼭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독감 예방접종 권장 대상자는 6개월 이상의 저연령층, 50세 이상의 성인 및 65세 이상의 노인, 만성 질환자, 임산부, 집단시설 수용자, 의료인 등이다.

 

감기 예방에는 개인적인 위생관리가 중요하다. 손으로 눈·코·입을 비비거나 만지지 말고, 외출

뒤엔 특히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감기가 유행할 경우엔 외출 뒤 생리식염수 등으로 코 안을 씻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GSK ‘플루아릭스’ 백신 1000명 무료 접종

국내 수입 백신 중 유일하게 미 FDA 승인 제품

매년 초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독감시즌에 유행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예측해 백신 제조회사들에게 통지한다. 제약회사들은 이를 토대로 새로운 성분의 백신을 제조한다. 올해 WHO가 유행할 것으로 예상한 독감은 뉴칼레도니아 A형, 캘리포니아 A형, 상하이 B형 등이다.

아직 우리나라 제약회사 중에는 독감백신을 생산하는 곳이 없다. 독감 백신은 전세계적으로 9개 회사만 생산능력이 있으며,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나머지 국가들은 이 9개 제약사들로부터 백신 원액을 수입해 쓸 수 밖에 없다.

편의상 ‘국산’이라고 부르는 것은 수입한 백신 원액을 국내 제약회사에서 적절한 용량으로 주사약병(바이알)에 나눠 담아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수입 백신은 한 사람에게만 주사하도록 만들어진 1회용 완제품이다. 성인 2~6명에게 주사할 수 있는 국산 백신은 ‘치메로살’이란 보존제가 들어 있는데, 치메로살로 인한 특별한 부작용이 발생한 적은 없지만 90년대 후반부터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헬스조선과 GSK-대한소아과개원의협의회가 보육원-저소득 어린이 1000명에게 접종하는 독감 백신은 치메로살이 들어 있지 않은 GSK의 ‘플루아릭스’ 백신이다. 플루아릭스는 현재까지 국내에 출시된 독감 백신들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최초의 제품이다. 1992년에 처음 출시된 이래 전세계에서 1억5000만 명분 이상 사용됐으며, 국내에서는 2003년에 출시됐다.


최현묵기자 seanch@chosun.com

입력 : 2005.10.25 17:25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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