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스스로를 설명할 때 ‘예민하다’는 말을 자주 쓰게 되었습니다. 작은 소리에도 쉽게 놀라고 누군가의 표정 하나에 마음이 하루 종일 흔들리기도 하다보니, 사람들 사이에서는 “좀 둔해질 필요가 있다”는 말을 듣기도 했지요. 그럴 때마다 내면에서는 알 수 없는 미안함과 억울함이 동시에 피어났습니다. ‘정말 나는 고쳐야 할 사람일까, 아니면 그저 다른 방식으로 느끼는 사람일 뿐일까...’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요즘은 예민한 사람을 뜻하는 ‘HSP(Highly Sensitive Person)’라는 개념이 매체에서 자주 다뤄집니다. 감각과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 ‘초예민자’라고도 일컫는 말이지요. 이러한 사람들은 빛, 소리, 분위기, 타인의 감정까지 깊이 받아들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접했을 때 마치 내 이야기를 누군가 대신 풀어낸 것처럼 느껴졌다면, 한번쯤 집중해봐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설명하기 어려웠던 마음의 결이 조금은 이해되는 기분이 들기도 하니까요.
간단한 HSP 관련 체크를 보면 이런 문항들이 있습니다.
작은 소리에도 쉽게 집중이 깨지거나 놀라는지,
타인의 감정에 깊이 공감해 쉽게 지치는지,
혼자만의 시간이 꼭 필요한지,
강한 자극보다는 잔잔한 환경을 선호하는지.
이 질문들 중 여러 항목에 ‘그렇다’고 답하게 된다면,
어쩌면 당신도 저처럼 세상을 조금 더 깊고 섬세하게 느끼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HSP인가 아닌가’라는 이름표가 아닙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예민함은이 곧 틀린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저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일 뿐입니다. 어떤 사람은 소리를 배경처럼 흘려보내지만, 어떤 사람은 그 소리 속에서 감정을 읽어냅니다. 어떤 사람은 스쳐 지나가는 장면을 잊어버리지만, 어떤 사람은 그 장면을 오래도록 마음에 담아둡니다. 그 차이는 우열이 아니라 방향의 차이일 뿐입니다.
예민함은 때로는 삶을 힘들게 만들기도 합니다. 쉽게 지치고, 쉽게 상처받고, 쉽게 과부하가 걸리기도 하지요. 하지만 동시에 예민함은 깊이 느끼는 능력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빠르게 알아차리고, 작은 변화에도 따뜻하게 반응하며, 사소한 것에서도 의미를 발견하는 힘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결코 사라져야 할 결함이 아니라, 잘 다루어야 할 하나의 재능일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자신의 예민함을 알아차렸다고 해도 이를 없애려고 애쓰기보다는,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로 택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너무 시끄러운 곳에서는 잠시 벗어나고, 감정이 과하게 밀려올 때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그렇게 조금씩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죠.
혹시 지금 이 글을 읽으며 ‘나도 그런 것 같아’라고 느끼셨다면, 부디 스스로를 이상하게 여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당신은 고쳐야 할 사람이 아니라, 이해받아야 할 사람입니다. 세상을 더 깊이 느끼는 당신의 방식은 충분히 의미 있고, 충분히 가치가 있으니까요.
오늘만큼은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보셔도 좋겠습니다.
“나는 틀린 것이 아니라, 조금 다르게 느끼는 사람이야.”라고요.
그 한 문장이, 당신의 마음을 조금 더 가볍게 만들어주기를 바랍니다.
(위 글의 저작권은 행복한가에 있으며 모든 페이지 내용의 소유권은 행복한가에서 가지고 있습니다. 내용을 공유하실 때에는 글 하단 또는 제목에 '행복한가'를 반드시 표기 바랍니다.)
'사랑밭 새벽편지(행복한 家)'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일상스토리]자존감 향상을 위해 오늘 할 일 (0) | 2026.07.13 |
|---|---|
| [일상스토리]성공이라는 좋은 사건을 경험했을 뿐 (0) | 2026.07.10 |
| [문화생활정보]아이들에게 든든한 이모와 삼촌이 되어주자 (0) | 2026.07.09 |
| [일상스토리]삶이라는 길고 긴 터널 속에서 (0) | 2026.07.08 |
| [문화생활정보]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타올라보자 (0) | 2026.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