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종 인생을 터널에 비유한다.
삶에는 긴 터널도 있을 것이고, 짧은 터널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긴 터널보다는 짧은 터널을 통과하면서 느끼는 ‘감정의 농도’가 더 큰 문제다.
긴 터널을 지날 때는 희망이라는 한 줄기 빛을 떠올리며 그나마 따라가게 되지만,
짧은 터널은 그 한 줄기 빛이 손에 잡힐 듯하니
오히려 상심의 정도가 비교될 바가 아닌 셈이다.
내 삶은 어떠했는가? 무엇이 나의 가치관일까?
길고 긴 터널 속에 길을 잃지 않고 나를 지탱하도록 만든 이는 누구였는가?
어처구니없는 물음이지만 그래도 생각해 본다.
내 마음속에 반딧불을 키우고 의지하면서
지금까지 걸어왔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내가 최면처럼 읊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채찍으로
나를 꾸짖음으로써 허무가 물러나니 감사할 일이다.
- 이근후 저, <인생에 더 기대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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