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3' 대학부 파격 '창귀'에 극찬...시청률 최고 15.6% 전체 1위
마스터예심 진 손빈아, 선 박지후, 미 최재명
지금까지 이런 무대는 없었다. 9일 방송된 TV조선 ‘미스터트롯3’ 본선 1차 팀데스매치에서 대학부가 선보인 ‘창귀’(원곡자 안예은) 무대는 트로트 오디션의 통념을 넘어 예술성 넘치는 전통 가무극을 보는 듯했다. 한국적 가락과 안무를 바탕으로, 한국 무용과 국악뮤지컬을 한 무대에 완성해 내며 우리네 한(恨)과 흥(興)을 담은 트로트의 개념을 확장했다. 안방 극장이 아닌, 유명 아트 센터 무대 한 가운데 있는 느낌마저 들었다. 무대를 마친 뒤 결과를 듣기 위해 모인 이들은 마치 커튼콜을 위해 관객에게 인사드리러 모인 것처럼 보였고, 앵콜을 외쳐야 할 것 같았다.
팀 미션부터 1대1 데스매치로 긴장감을 높인 미스터트롯3는 시청률 13.6%(닐슨 전국 기준)로 이날 방송된 공중파, 종편, 케이블 등 모든 프로그램 전 채널 1위를 이어갔다. 최고 시청률은 15.6%까지 치솟으며 지난 2회 최고 시청률 16%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본선 1차 팀데스매치에 돌입하기 전에 발표한 예심 진선미에선 현역부X 손빈아가 진(眞)에 올랐다. ‘미스터트롯’ 시즌 1, 2에 이어 세 번째 도전만에 트롯 미생에서 완생을 이룬 그가 앞으로 펼칠 활약에도 기대가 모아지기도 한다. 선(善)에는 직장부로 출전한 에어컨 설치 기사 박지후. 대학부 최재명은 미(美)를 차지했다.
마스터 예심 101팀 가운데 본선에 진출한 54팀에게 주어진 본선 1차 미션은 장르별 팀 데스매치. 두 팀이 대결을 펼쳐 이긴 팀은 전원 본선 2차 진출를 확정하고, 진 팀은 전원 탈락 후보가 된다. 본선 1차부터 국민대표단 200명이 현장에 함께했으며, 마스터는 총 14표, 국민 대표단에게 1명이라도 점수를 더 받는 팀은 3표를 획득해 총 17표 가운데 더 우세한 팀이 승리한다.
마스터예심 미 최재명이 리더십을 발휘한 대학부는 국민 손자 남승민, 판소리과 수석 출신의 원정인, 트롯 오일남 윤동진을 비롯해, 이수호, 나현진, 강성규 등 7명으로 구성된 팀. 이에 맞선 OB부는 지난 마스터 예심에서 마성의 미성으로 인기몰이한 ‘46세 막내’ 박경덕을 필두로 트롯 만학도 최진국, 들고양이들 보컬 김지민, 박성온 삼촌 박승현이 팀을 이뤘다. 두 팀이 도전한 장르는 국악 트로트.
대학부가 선택한 ‘창귀’는 조선시대 설화에 등장하는 존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곡이다. 호랑이에 해를 입어 죽은 영혼을 뜻한다. 창귀는 호랑이의 수발을 들거나 가사 속에서도 반복되는 ‘나무아비타불’처럼 성불하기 위해선 자신을 대신할 희생양을 찾아 끌어들인다. 무대는 검고 붉은 LED 배경을 바탕으로,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나선 도전자들이 붉은 천 퍼포먼스를 통해 이승과 저승, 포획자와 먹잇감, 잡으려는 자와 살아내려 하는 의지를 강렬하게 대비하며 잠시도 눈을 돌릴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길어야 3주 정도만에 완성한 무대인데도, 마치 몇 년 간 팀원으로 동고동락하며 몇 달 동안 연습 끝에 무대에 오른 이들 같았다.
창귀는 자신을 대신해 호랑이에 제물로 바칠 이들을 홀린다지만, 데스매치 상대를 제물삼을 필요도 없었다. 이미 시청자들이 그들의 무대에 홀려버렸으니까. 무엇보다 중저음부터 구음까지 팀원들의 장기를 살릴 수 있는 구절 배분이 돋보였다. 단 몇 소절이라도, 마스터 예심에서 끝까지 무대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이들의 숨은 실력까지 가늠할 수 있게 했다. 가사 내용처럼 ‘범 잡는다고 거들먹 대던 스물하나 청년이 범에 오히려 잡혀먹혔으니 길가는 나그네, 나를 좀 도와달라’며 ‘어깨춤을 덩실 더덩실 하찮은 네 놈 재주를 보자’ 하는 등의 장면은 패기 만만한 대학부가 각종 현역들의 기세에 눌린 듯 하다가도 이내 살아나 자신들만의 목소리를 내는 듯 강렬한 울림을 자아내기도 했다.
무거운 듯 하면서도 해학을 놓치지 않고, 묵직한 선율을 구음과 리듬으로 버무리며 드라마를 연출했다. 바닥을 다지듯 다층적인 소리층을 만들어주는 이수호의 중저음과 소리꾼 같은 전공자들의 목소리를 뚫고 나오는 남승민의 구음, 기름지면서도 단단한 음색으로 소리를 제각각 퍼지지 않게 가운데로 몰아주는 원정인, 윤동진 활약 역시 돋보였다.
무엇보다 리더 최재명이 팀원들의 탄탄한 화음을 뚫고 “수군대는 영산에 호랑이님 행차하옵신다”며 한가운데로 치고 나와 모두의 소리를 제압할 때의 무대 장악력은 이미 프로였다. 자신의 존재감을 강조하기 보단 전체를 조율하는 장막 뒤 지휘자 같이 각자의 능력치를 극대화했던 그의 동료애와 리더십은, 이 구절에선 자신을 숨기지 않았다. 몰입감 높이는 눈매 하나 만으로도 드라마 전체를 이야기하는 듯 했다. 마냥 선해 보이는 인상이기에 강렬함은 배가 됐다.
방송 뒤 TV조선 공식 유튜브 댓글 등을 통해 팬들은 “경연이 아닌 공연이다. 전 세계에 선보여야 한다.” “웅장한 뮤지컬을 보는 듯한 레전드 무대” “돈을 내고 봐야할, 전 시즌 최고의 무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날 거의 경탄의 얼굴로 무대를 보던 마스터 영탁은 “이런 편곡에서 소리를 뚫고 나오기 쉽지 않은데, 재명 씨가 리드를 잘해줬다”고 강조했다. 장윤정은 “이대로 작품으로 올려도 될 만큼 허점 하나 없는 완벽한 무대”라고 밝혔다. 주영훈 역시 “(해외 오디션 마스터인 사이먼 코월이 일어나 박수치는 것처럼) 세계적인 무대였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월드클래스급 무대’였다는 것.
오비부는 ‘박경덕 장가보내기 프로젝트’라는 콘셉트로 ‘심봤다 심봤어’를 열창했다. 특히, 박경덕의 깜찍한 우산 플러팅이 안방에 웃음을 선사했다. 마스터로 등장한 미주는 “미성은 물론 노란 우산에 윙크까지 곁들이는 모습에 입덕”했다며 ‘경덕에 입덕’이란 자막을 완성했다.
하지만 결과는 대학부의 승리. 대학부는 합격 발표 후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특히 리더 최재명은 “(오비부) 선생님들이 합숙때부터 너무 열심히 하셨고. 국악에 대해서도 물어보시면서 좋은 관계였어서 ‘동점 나와서 다 같이 올라갑시다’고 했는데…”라면서 말을 잇지 못해 뭉클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전직 유도선수 두각, 신바람 보이스 강훈, 천년 보이스 임찬이 뭉친 현역부 4조는 어린왕자 유지우, 마성의 남자 박정민, 리틀 이찬원 고은준, 폭풍 성량 이승률이 모인 유소년부 2조와 맞붙었다. 실력파 현역 세 사람이 모인 현역부 4부는 송대관의 ‘차표 한장’ 무대를 선보이며 관록있는 화음으로 극찬을 받기도 했다.
이날 초반엔 ‘부캐 끝판왕’ 다나카 소속사 대표 김홍남이 자신의 노래 ‘개구리다’를 들고 나와 올하트를 이끌어냈다. 현역부X에선 ‘광주 진성’ 손빈이 자신의 히트곡 ‘그물’로, ‘사천 배호’ 최윤하는 귀를 사로잡는 저음으로 현역의 저력을 선사했고, ‘울산 나훈아’ 고정우는 ‘반쪽’이 된 모습으로 등장해 ‘어매’ 무대로 역시 올하트를 받았다. ‘한류부’에선 일본 오리콘 데일리 차트 3위까지 오른 강민수가 하트 15개로 선전했고, 일본 전설적 록밴드 안전지대와 함께 무대에 오른 이력이 있는 남궁진은 임영웅 느낌의 목소리로 마스터에 다가서며 하트 17개를 받았다.
‘어매’를 선곡한 천록담(이정)은 하트 17개를 받으며 트로트 가수로서 가능성을 선보였다. 그는 “앞으론 천록담으로 살겠다”면서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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