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독서MBA 뉴스레터 189]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라면...유대인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한 문장을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권영구 2020. 9. 22. 12:26

 

자존감 하면 유대인이 떠오릅니다. 유대인은 국가를 잃고 2.000년도 넘게 세계 각국에 흩어져 살았지만 유대인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았습니다. 1945년에 제2차 세계대전이 종료 되자 그들은 모여서 이스라엘을 세웠습니다. 유대인의 중요한 성격은 우월감입니다. 바로 선민의식이죠. 선민의식이 작용하니까 자존감이 엄청 납니다. 유대인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한 문장을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과서에는 '철수야, 놀자' 같은 문장이 나오는데, 유대인 교과서에는 '우리는 한때 이집트의 노예였다.'라고 나옵니다. 이건 굉장한 자존감입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못난 점을 감추려 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 대비해보면, 우리가 열등감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역사에 대해서만 말하려고 하지 부끄러운 역사에 대해서는 드러내려고 하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병자호란 때 남한산성을 나와 삼전도에서 무릎 꿇고 머리를 땅바닥에 조아린 인조에게 항복을 받은 청나라 태종이 자신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세우게 한 삼전도비를 땅에 몇 번 묻었는지 모릅니다. 묻었다가 팠다가 또 묻었다가 팠다가. 이걸 파묻는 것 자체가 열등감입니다. 자존감이 낮으니까 숨기고 싶은 겁니다. 유대인 같으면, 역사적 교훈으로라도 그 자리에 그대로 두고 후세들이 다시는 그런 일을 당하지 말자는 마음을 갖게 하지 않았을까요?

 

자존감 있는 사람의 또 다른 특징은 잘난 걸 굳이 드러내려고 하지 않습니다. 요즘 유튜브 조회수에 연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광고 수입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조회수 자체에 집착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조회수가 곧 자기에 대한 인정이라고 생각해서 집착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조회수를 어떻게 늘릴까, 자신의 잘난 점을 어떻게 드러낼까를 항상 고민합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존감이 낮아서 그런 겁니다. 배운 사람들이 일상적인 대화에 한자어나 영어를 심하게 섞어서 이야기하는 것도 자존감이 낮아서 하는 행동입니다. 자신은 못 배운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드러낸다고 생각하겠지만, 자존감의 시선으로 보면 이건 도리어 우월감으로 포장된 열등감입니다. 영어의 시대가 되면서 학교 선생님이 나눠준 지도안을 보니까 이런 식이었습니다. '윈드(wind)가 들어오니까 도어(door)를 닫아라,' 의학 용어 같은 전문 용어는 우리말이 없기 때문에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예로 든 것처럼 일상적인 대화까지 영어로 말해서 자신은 다르다는 것을 드러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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