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울대학교에서 학부 석사 박사를 공부했고,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교수가 될 수 있었다. 한국에서 교수라는 직업은 사회적으로 괜찮은 평판을 얻는다. 소위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스펙이다. 많은 사람이 부러워하는 직업이다. 그런데 명문대를 나와서 이런 직업을 가진 나는 경제적으로 잘 살아야 하지 않을까? 경험자로서 분명히 말하는데 명문대를 나오는 것과 사회적으로 좋은 직장을 가지는 것은 경제적으로 잘사는 것과 아무런 상관없다. 내 연봉은 4000만 원대의 연봉이다. 세금을 떼고 나면 월급 200만 원대를 받는 셀러리맨이다. 벤츠와 같은 외제 자동차를 사는 일은 꿈도 꿀 수 없다. 서울에서 아파트를 사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냥 평범한 지방대를 나온 사람들과 연봉은 크게 다르지 않다. 내가 똘똘하지 못해서 벤츠를 살 만한 능력이 없었던 걸까? 내 대학 동기들을 보면 모두 명문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들이다.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도 있고, 변호사, 회계사 같은 전문직들도 많다. 하지만 벤츠 같은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친구는 거의 없다. 몇 년 전, 교수로 생활하는 중,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었다. 교수들은 자기계발서를 제대로 된 책이라고 보지 않는다. 자기계발서의 내용이 아주 좋고 배울 게 많아서 읽었던 것은 아니다. 교수라는 직업 때문에 주로 전공과 관련된 학술 서적과 논문을 읽는다. 집중해서 읽어야 하고 많이 읽으면 머리가 아프다. 그럴 때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 읽는 책이 자기계발서다. 그렇게 자기계발서를 100여 권 읽다 보니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자기계발서가 하는 말들이 거의 다 비슷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자기계발서들이 다 비슷한 말을 하네. 자기계발서가 하라는 대로 해볼까?"
제일 먼저 한 일은 ‘인생의 비전과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기’, ‘인생의 시간표를 작성하기’, ‘바라는 것을 종이에 적기’였다. 그때 막연히 원하는 것들 중 6가지를 골라 적었다. 그중에 하나가 ‘벤츠 구매하기’였다. 이렇게 종이에 쓰면 정말로 벤츠를 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건 아니다. 당시 내가 타던 차는 SM3였다. ‘벤츠 구매하기’라고 적었더니 갑자기 논문 쓸 기회가 늘어나고 강연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통장에 돈이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3년 만에 벤츠를 구입했다. 그다음의 꿈은 ‘타워팰리스에서 살아보기’를 적었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주거 단지 중 하나인 강남 도곡동 타워팰리스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었다. 그 이전에는 23평짜리 오피스텔에서 살았다. 타워팰리스에서 살길 바라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벤츠를 산지 1년도 안 되어 타워팰리스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벤츠를 몰며 타워팰리스에서 사는 현실이 실제로 이루어지자 ‘자기계발서가 하는 말들이 맞구나. 자기계발서에서 시키는대로 했더니 정말로 되는구나’ 내 삶을 변화시킨 건 바로 자기계발서다. 정말 우스운 일이다. 소위 명문대를 나왔지만 내게 좋은 차와 좋은 집을 가져다주지 못했다. 전공 서적, 학술 논문들을 많이 읽고 많이 썼지만, 내게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다주지는 못했다. 엉뚱하게도 자기계발서가 나의 삶을 변화시켰다. 벤츠를 사려면 공부를 열심히 할 게 아니라 자기계발서를 읽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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