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금 없는 사회, 가능할까? -
몇 년 전 스웨덴에서 벌어진 유명한 일화가 있다. 은행에 강도가 들었다. 그러나 아무것도 훔쳐가지 못했다. 훔쳐갈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덴마크는 세계 최고의 ‘현금 없는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1월부터 상점 주인이 결제수단을 카드와 스마트폰 결제로만 제한 할 수 있다. 길거리의 노점상도 카드 단말기를 갖추고 교회의 헌금 수납도 스마트폰 앱을 이용할 수 있다. 유럽의 주요국들은 2010년부터 현금 없이 상거래를 할 수 있도록 경제 시스템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중국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중국은 모바일뱅킹과 간편 송금 및 간편 결제를 이용한 지급시스템을 세계적으로 선도하고 있다. 한국도 현금 없는 사회가 될까? 택시 기사님과의 대화가 기억에 남는다. ‘요즘 3천 원짜리도 카드로 결제해서 참 어려워요. 그래도 택시 강도는 이제 없어진 것 같아요.’ 훔쳐갈 현금이 없는데 강도가 있을 리 없다. 한국도 현금 의존도가 급격히 줄고 있다. 한국은행의 ‘현금사용 행태 조사’에 따르면, 2015년 평균 현금보유액은 약 30.1만 원에서 2018년 20.3만 원으로 감소했다. 월 소득 대비 현금 보유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0.2%에서 6.0%로 하락했다. 현금 보유액이 감소하는 이유는 ‘간편 송금 서비스 개발’과 ‘현금 도난 위험 등 비용부담’ 등으로 나타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국민의 현금보유 성향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금 없는 사회로의 진입 시점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 중대한 배경에는 온라인쇼핑이 있다. 2013년에는 전체 소매 판매액에서 온라인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이 10.9%였으나 2019년 1분기에는 27.9%에 이른다. 온라인쇼핑 의존도가 상승할수록 현금을 사용은 감소한다. 온라인쇼핑 거래액도 크게 PC기반의 인터넷쇼핑과 휴대폰 기반의 모바일쇼핑으로 구분되는데, 2015년에 모바일쇼핑으로 소비자가 이동한 경향이 뚜렷하다. 2020년에 들어서는 70%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2016년 12월에 한국은행은 ‘동전 없는 사회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한국은행은 동전사용 및 휴대에 따른 국민은 불편을 완화하고 유통 및 관리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동전 없는 사회’ 사업을 추진해왔다. 동전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잘 갖추어진 전자금융 인프라를 인용하여 동전의 사용을 줄이는 방향을 추진한 것이다. 정확히 표현하면 ‘동전 줄이는 사회’인 것이다. 화폐 생산의 비용을 고려했을 때, 10원짜리 동전 하나 만드는 데 20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는 점에서 당위성을 찾을 수 있다. 제조원가 외에도 지하경제 및 조세회피 등 다양한 사회적 비용을 수반하고 있어 화폐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은 2020년까지 동전 없는 사회 진입을 위한 비전을 세우고 도입 방안을 계획해왔다. 거스름돈을 카드에 충전하거나 계좌에 입금해주는 소액 결제망을 구축하는 등 전자금융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증대할 것이다. 특히 2017년 실시했던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을 통해 편의점 등에서 현금 거래 후 남는 잔돈을 선불카드에 적립한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시범사업 운영상황을 종합평가하여 잔돈적립의 효과를 검증하고 업종 및 적립수단을 다양화하는 등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기업은 지급결제 산업에 관심을 높이고 사업 진출 가능성 등을 타진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금융사만의 사업 영역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유통사, IT 기업, 금융사를 막론하고 대부분이 지급결제 서비스 영역에 뛰어들고 있다. 생체인식 기술 등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육성하거나 벤처기업과의 기술 제휴를 시도하기도 한다. 혹은 자체 개발을 통해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단순한 사업성을 넘어서 소비 빅데이터를 확보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본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위해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패러다임의 변화에는 그 변화를 주도하는 기술과 산업이 있다. 국내 기업이 해당 영역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전문가를 양성하고, 경영 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현금이 아니면 지급결제가 이루어지지 않는 환경’을 제로화하기 위해 전자금융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2019년에는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는 등 규제 완화의 노력이 중대했지만 여전히 낡은 규제로 인해 새로운 지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사례가 상당하다. 이러한 정책적 뒷받침 없이는 동전 없는 사회로 이행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투자에 관심 있는 개인이라면, 어떤 기업이 혁신적인 지급결제 서비스를 시장에 제안하고 있는지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 어떤 사업보다 지금 결제 산업의 탈바꿈이 강하게 펼쳐질 것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이 영역을 선도하는 기업에 관심을 두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혁신적인 지급 결제 서비스를 가능케 할 혁신적인 지급 결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크라우드펀딩의 방식으로 투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