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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노란빛' 김연아의 쇼트 의상이 더 주목받은 이유

권영구 2013. 12. 7. 11:06

'은은한 노란빛' 김연아의 쇼트 의상이 더 주목받은 이유

일간스포츠 | 김지한 | 입력 2013.12.07 07:01

 

[일간스포츠 김지한]

이번엔 노란색이다. '피겨 여왕' 김연아(23)가 은은한 노란빛의 현역 마지막 시즌 쇼트 프로그램 의상을 선보였다.

김연아는 6일 오후(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돔 스포르토바 빙상장에서 열린 제46회 골든스핀 오브 자그레브 대회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드레스 리허설을 통해 새 시즌 의상을 선보였다. 노란색 바탕에 은은한 연둣빛도 감도는 의상에는 어깨부터 허리까지 반짝거리는 보석이 촘촘히 박혀 화려하면서도 우아함을 동시에 드러냈다.

 

 

김연아가 올리브그린으로 불리는 색의 의상을 고른 것은 따뜻하고 서정적인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김연아의 2013~2014 시즌 쇼트 프로그램인 뮤지컬 곡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는 중년의 여성 주인공이 사랑을 고백했다가 거절당한 뒤 회한섞인 감정을 담아 부르는 노래다. 엇갈린 사랑에 대한 아픔, 그리움을 표현하기 위해 파격적인 느낌보다는 차분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 측은 "곡의 느낌에 맞게 올리브그린 색의 원단을 사용해 하늘거리는 소매와 치맛단으로 여성스러운 느낌을 주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2012~2013 시즌에 이어 디자이너 안규미 씨가 새 의상 제작에 참여했고, 김연아의 의견도 디자인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새 시즌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디자이너와 충분히 상의한 끝에 제작했다"고 밝혔다.

차분한 느낌이 강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김연아의 이번 의상이 다소 파격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김연아의 의상이 더욱 주목을 받았고, 디자이너인 안 씨가 운영하는 회사 홈페이지가 한때 다운되기도 했다.

김연아는 그동안 절제된 느낌의 채도가 낮은 어두운 단색의 드레스를 선호했다. 2008~2009 시즌 프리 프로그램 '죽음의 무도' 이후 어두운 회색, 강한 느낌의 어두운 단색 의상으로 보는 사람들이 의상보다는 안무에만 더 집중하도록 했다.

그러나 프로그램에 따라 세련된 느낌을 살리기 위해 과감한 원색의 드레스를 소화하기도 했다.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 때는 진한 파란색 드레스를 입고 프리 스케이팅에 나서 '조지 거쉰의 피아노협주곡 바장조'에 맞춰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07~2008 시즌 프리 프로그램 '세헤라자데' 때는 붉은색 바탕에 금빛으로 포인트를 준 화려한 드레스로 지혜롭고 사랑스런 여인을 표현했다.

물론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노란 의상을 입었던 선수는 많지 않았다. 미국 피겨 스타 샤샤 코헨(29)은 2003-2004 시즌 쇼트 프로그램 '말라게나' 때 짙은 노란 드레스를 입은 적이 있다. 당시 코헨은 쇼트 프로그램에서 6차례 나서 그랑프리 파이널을 제외하고는 모두 1위에 올랐다.

일단 김연아는 본인의 쇼트 프로그램 의상에 대해 추후 보완 가능성도 시사했다. 김연아는 경기 후 중계방송사 인터뷰에서 "나와 디자이너 선생님과 같이 의논해서 만들었다"면서 "의상 자체가 프로그램과 잘 어울려야 한다. 불편한 점이 있으면 수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사진=SBS 뉴스 중계화면 캡처